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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3 (일)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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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에 난폭운전… 인천 버스기사 불친절 도 넘었다

무정차 등도 부지기수 ‘서비스 정신’ 실종...시민 “버스만 타면 불안” 트라우마 호소
市 “매 분기 지자체 등과 합동지도단속...경영·서비스 평가 인센티브·패널티 부과”

#1. 김소희씨(25)는 최근 1주일간 버스를 탈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등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 지난주 17번 시내버스를 탈 때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버스기사가 갑자기 “전화하는 아가씨 끊어라”고 큰소리를 쳤다. 서둘러 전화를 끊고 자리에 앉은 그는 지속적으로 버스기사가 “개념이 없는 것 아니냐”고 소리치는 바람에 주변 승객들로부터 눈칫밥을 먹는 상황이 지속됐다.

많은 사람 앞에서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들은 김씨는 결국 목적지에 가지 못하고 급하게 버스에서 내렸다.

#2. 최명석씨(39)는 최근 부인이 한 시내버스기사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는 말을 듣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버스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통화를 했을 뿐인데 버스기사는 부인에게 “XXX아 전화 끊어라” 등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부어서다. 최씨는 이 버스 기사의 회사에 민원을 넣었지만, 회사 간부는 오히려 최씨를 무시한 것도 모자라 수화기 넘어 작은 소리로 욕도 했다. 최씨는 이 같은 내용을 인천시 버스정책과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담당자는 해당 버스 간부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악성민원인 취급을 받았다.

결국 최씨가 시 감사관실에 해당 민원을 제기하자, 그제서야 버스회사 간부와 버스기사 등이 사과를 했다. 최씨는 “엎드려 절 받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 일부 시내버스 기사들의 실종된 서비스 정신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정차 통과와 배차간격 미준수, 승차거부는 기본이고 난폭운전도 모자라 승객에게 막말을 하는 등 불친절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8천193건의 버스불편민원을 접수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정차 통과가 2천85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친절(1천507건) ▲승차거부(897건) ▲난폭운전(836건) ▲배차간격 미준수(525건)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는 1천475건이다. 8천193건의 민원중 과징금(37건)·과태료(649건) 처분은 686건에 불과했다. 시정경고(2천457건)와 불문(2천376건)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2천674건이 아직 처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 혈세로 운영하는 시내버스(준공영제) 서비스 질이 개선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이유로 시와 일선 군·구의 관리소홀을 꼽는 이유다. 시내버스 민원은 지난 2020년 1만3천872건에서 지난해 1만7천520건으로 26.2%(3천648건) 증가했다. 올해 9월 기준 접수한 민원만 7천514건이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박종혁 시의원(민·부평6)은 “복잡한 교통환경과 배차간격 등으로 인해 위험한 상태로 버스를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이며 이로 인해 버스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버스 노선 체계를 정비한 지 1년여 지난 시점에서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문제들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청결이나 기사불친절 관련 민원에 대해선 매 분기마다 시와 군·구, 교통안전공단과 합동지도단속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친절 민원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매년 상·하반기 업체 경영 및 서비스평가를 통해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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