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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1 (화)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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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고령층 디지털 디바이드 교육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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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옥 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 부회장

얼마 전 급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햄버거 매장에 들렀다가 당황한 적이 있다. 평소 햄버거를 자주 먹지 않기에 무인단말기-키오스크(Kiosk)-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데 마침 점심때라 그런지 사람이 줄지어 서 있었다. 차례가 되고 키오스크 앞에 섰지만 뒷사람을 의식하다 보니 빠르게 주문한다는 생각에 전혀 원하지 않은 음식을 받아 들게 됐다. 명색이 소비자 문제 전문가인데 키오스크 정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스스로 디지털 디바이드를 체감한 것이다.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경제적, 사회적 차이에 따라 발생하는 ‘디지털 기기 활용의 정보격차’를 말한다. 요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최로 경로당을 방문해 고령층을 대상으로 ‘2022 청년소비자 역량 제고 및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강사 및 봉사자 몇 명과 함께 경로당 어르신들께 ‘디지털기기(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사용 방법, 모바일 전자상거래 이용과 주의 방법, 다단계 유사투자자문 등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법, 1372 소비자상담센터 이용 방법’ 등을 강의하고, 일대일로 설명해 주는 사업이다.

처음 경로당 어르신들의 반응은 용어조차 어려워하는 분위기였다. ‘디지털, 키오스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청약철회, 유사투자자문’ 등에 대해 갸우뚱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설명하는 청년 강사나 일대일 설명에 나선 봉사자들도 곤란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실습해보는 어르신들도 적지 않았다. 필요한 앱을 설치해보거나 직접 키오스크 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청년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배우는 것에 큰 호감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 경로당 방문교육을 마치고 나오는데 한 경로당 회장님의 배웅하는 목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오늘 고마웠어요. 앞으로 자주 좀 와요.” 짧은 시간에도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청년 봉사자들과 함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고령인구가 최초로 900만명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5명당 1명인 셈인데 이들에 대한 디지털 정보화교육은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대한노인회 등 노인 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고령층 디지털 디바이드 교육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손철옥 경기도 소비자단체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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