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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반가운 아기 울음소리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을 저출산 ‘월드 챔피언’이라고 했다. “한국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월드 챔피언’이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월드 챔피언’이 됐다”고 했다. OECD는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은 60년 뒤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전체 인구의 58%를 차지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으며 “노년부양비가 급증해 노동력 공급과 공공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했다.

 

OECD의 경고는 통계청 전망보다 부정적이다. 통계청은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60년 뒤인 2084년 인구를 3천80만명(중위추계 기준)으로 전망했다. 2022년 기준(5천167만명)의 60% 수준이다.

 

다행히, 뚝 끊겼던 아기 울음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있다. 8월 출생아가 1년 전에 비해 1천124명(5.9%) 늘어난 2만98명을 기록했다. 8월 기준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4, 5월 연속 늘어난 출생아 수가 6월 감소 뒤 7월에 이어 두 달째 증가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출생아 수가 10년 만에 상승 반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월 혼인 건수도 1만7천52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천917건(20%) 늘었다. 7월엔 1만8천81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다.

 

국가소멸 위기론까지 대두될 정도로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서 결혼과 출생아 수 반등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저출산이 바닥을 찍은 건 아닌가 하는 희망까지 품게 한다.

 

출생아 수 반등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결혼과 출산이 급감했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효과인지, 앞으로 계속 이어질 추세인지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대출·청약 등에서 불리했던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결혼 메리트’로 바꾸는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혼율·출생률 증가 흐름이 이어지게 하려면 신혼·출산 가구 대상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를 높이는 등 각종 지원책을 더 늘려야 한다. 획기적이고 과감한 정책으로 아이를 더 많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더 많은 아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이 곧 국가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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