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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면서] 건강한 글로벌 음식 ‘한식’

송원경 식생활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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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 사이에서 마라맛이 유행이다. 낯선 향과 맛에 익숙해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1900년대 초 먹기 시작했던 자장면처럼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인이 최소 50~100년 즐기는 음식을 ‘한식’이라고 정의한다면 서울 사람이 지금 먹는 음식을 ‘동시대의 음식(Contemporary Food)’이라 하고 한식이면서 서울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을 ‘서울 가정식’이라 표현하겠다.

 

전통과 현대가 뒤섞여 우리가 매일 먹고 즐기고 있는 서울의 음식문화를 정리해 본다.

 

서울이 넘치는 에너지와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매력적인 도시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음식 또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한식을 접한 외국인들은 건강한 재료와 깊은 맛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은 이미 해외에서도 친숙한 음식이 됐고 이제는 한식 안에서도 향토음식, 지역음식을 구분해 관심을 갖는 외국인도 많다.

 

고려시대 사찰음식의 영향을 받아 건강한 음식을 기본으로 한 궁중음식은 신선로와 구절판, 탕평채가 보여주듯 화려함이 더해져 아름다운 음식문화를 만들었다. 양반가의 음식은 좋은 식재료와 각종 나물류 등이 깔끔한 조리법으로 제례문화와 함께 발전됐다. 의례를 존중하는 궁중과 양반문화의 영향으로 음식의 가짓수가 많고 조금씩 차려냈다. 또 설렁탕이나 꼬리곰탕 같은 서민의 음식에서 유래된 음식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국물음식이다.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수도였던 서울은 단순한 지역 요리가 아니라 역사와 전통이 응축된 한식의 중심축이다. 왕이 통치하는 곳이니 외국의 사신이 드나들어 각종 향신료와 조리법도 전해졌다. 전국 각지의 식재료와 조리법뿐만 아니라 외국의 식문화가 모여 발전해 궁중 음식과 양반가의 격식 있는 상차림이 있었고 서민 음식과 조화를 이루며 독창적인 가정식을 형성해 왔다.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 음식은 간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지나치게 맵지 않을 정도의 맛을 지닌다. 궁중 음식의 영향으로 재료를 곱게 채 썰거나 다지는 등 정성이 깃들어 있고 상에 낼 때는 깔끔한 백자에 먹을 만큼만 냈던 것도 특징이다.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지만 현대에 들어서도 글로벌 흐름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가정식은 한식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음식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현대의 웰니스 트렌드, 미니멀 라이프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자연을 고려한 식재료 사용, 절제된 양념과 현대적인 조리법은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고 김치나 비빔밥 같은 채식 기반의 한식 메뉴는 글로벌 음식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서울 가정식은 단순한 한 지역의 음식이 아니라 한식의 중심이자 글로벌 한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요소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문화와 결합하면서도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는 서울 가정식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특히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물려 건강한 음식으로 자리 잡고 글로벌 퓨전 요리로 변화하면서 한식의 세계화를 이끄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서울 가정식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는 지속가능한 음식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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