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볼 때 영혼이 차오르는 느낌
꽃과 꽃사이로 시간이 흘러가고
소의 뿔처럼 초승달이 차오르고
작은 추억이 지그재그 팽창할 때
초식동물 닮은 턱이 넓적한 남자가
육식동물 닮은 날씬한 여자를 본다.
넷째 손가락의 낀 꽃반지는
사랑의 붉은 피가 약지를 통해
심장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네만
무의식의 뿌리는 유혹이라 두렵다.
네가 나를 믿고 의지하는 존재라면
이야기는 더욱 슬퍼져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질곡을 비판한
빚을 탕감하기 위하여
이성을 원해 고양이를 키우고
감성을 원해 키 작은 개를 키운다.
김어진 시인
2017년 계간 ‘리토피아’ 등단
시집 ‘달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항아리 속의 불씨’,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 ‘그러니까 너야’
아라작품상, 리토피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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