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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트럼프발 관세 전쟁, 어떻게 대응하나

보복관세 아닌 적절한 협상 카드 제시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산업 분야서
관세 부과 면제 끌어내는 것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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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성 경기연구원 북부자치연구본부장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으로 세상이 난리다. 이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해소하고 미국 내 제조업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각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무역흑자의 이득을 누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실상 관세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미국민이 싸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향유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만큼 이번 관세 폭탄은 패권을 쥔 미국의 지나친 횡포로 읽힌다.

 

한편 이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것과 별개로 미국에 엄청난 불이익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수 기관들은 트럼프 2기 관세 부과 정책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트럼프발 관세 정책 발표가 있고 나서 미국 시장에서는 주식·국채 투매가 속출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커지고 있고 수입물가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재임 시의 관세 부과 정책을 살펴봐도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이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미국 무역적자는 오히려 2016년 7천350억달러에서 2020년 9천억달러 이상으로 23%나 증가했다. 더 나아가 미국의 제조업 부흥이라는 목표 달성도 실패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그런 만큼 미국 입장에서 관세 정책은 지속해 갈 수 있는 사안이 못 된다. 트럼프 정부 또한 이러한 점을 모를 리 없다. 아마 적절한 시점에 관세 카드를 접을지도 모른다. 다만 미국이 대중(對中) 패권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관세 정책이 전략적으로 유효한 수단이기에 미국은 자국에 손해가 나는 한이 있더라도 관세 카드를 쉽게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트럼프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태는 앞으로도 심각한 양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자칫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되고 이 싸움이 간단히 끝날 것 같지 않다. 그도 그렇듯이 중국은 미국 관세 부과에 맞불 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맞서 1차 재보복으로 50%, 2차 재보복 조치로 2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더니 급기야 최대 245% 관세 부과를 명시하기에 이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전면 발효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고 국가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과 다른 나라를 분리해 대응하는 관세 정책 카드를 뽑아 쓰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이 중국처럼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을 대적할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으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미국의 관세 부과 면제를 끌어내는 것이 최선이다. 미국이 중국과 다른 국가를 갈리치기 하는 전술적 행보를 하고 있기에 미국과의 협상은 적절한 우리 측 카드를 제시하면 유효한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개별 기업 차원의 미국 내 투자 발표가 답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미국에 먹히는 우리 측 카드는 무엇이어야 할까.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의 산업 분야에서 무관세를 관철시킬 수 있는 카드여야만 한다. 이 분야 중국 내 제조 기업들의 입지와 저렴한 인건비 및 양질의 인력이 있는 시장을 한국, 더 나아가 한반도에 조성하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미국의 제조업 부흥은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라 할 때 이것이 미국의 불안을 해소해주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단기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미국과 힘을 합쳐 차차 이뤄가겠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추후 관세협상은 새로운 대통령이 주도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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