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과도한 기대, 입시 스트레스 등으로 건강 상해 학년 올라갈수록 주관적 건강 인지율 낮아져
#1. 수원특례시에 사는 이모양(18)은 가족들의 압박에 시달리다 최근 건강 적신호를 받았다. 가수를 꿈꾸는 이양에게 부모님은 늘 “우릴 호강시켜줄 정도로 성공해야 한다” 등의 요구를 했다. 스트레스 받던 이양은 언젠가부터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밥을 제대로 못 먹어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지만 이양에게 손 뻗는 이는 없었다. 혼자 견디던 그는 최근 마비와 저림 증상까지 호소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2. 과천시에 사는 송모군(14) 또한 최근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매일 하교 후 학원에서 오후 10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와서 2~3시간씩 스마트폰을 보며 잠드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양쪽 눈 1.5였던 시력이 0.3까지 하락한 것이다. 하루 13시간씩 책상에 앉아있다 보니 거북목도 심해져 송군은 늘 목과 어깨가 아프다.
10일 교육청 등에 따르면 어린이와 청소년건강이 매년 악화하고 있다.
교육청·질병관리청의 ‘제20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를 보면 아동·청소년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주관적 건강 인지율’은 지난해 66.1%로 5년 전인 2019년에 비해 3.5% 낮아지고 목표치인 73%보다 훨씬 밑돌았다.
구체적으로 2019년 70%, 2020년 69.6%, 2021년 64.7%, 2022년 63.1%로 계속 감소하다가 2023년 64.4%, 2024년 66.1%로 약간 반등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점점 저조해지고 있다.
이 추세는 학년이 더할수록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중1 73.5% ▲중2 68.2% ▲중3 66.2% ▲고1 65.5% ▲고2 62.2% ▲고3 60.6% 등으로 입시 스트레스에 가장 많이 시달릴 것으로 평가되는 고3 학생들에게서 주관적 건강 인지율이 가장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정이 이렇지만, 입시생을 둔 가정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성남시 분당구에서 고3 아들의 입시를 돕고 있는 학부형 김모씨(49)는 “아이가 하루에 5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입시에 매달리느라 늘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면서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쉬라고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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