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천 비극 막자… ‘사학인사 공공위탁제’ 급부상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完]

이천 사립고교 교사 A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사학 재단이 독점하고 있는 인사권을 교육 당국이 일부 회수, 견제하는 ‘사학인사 공공위탁제’ 도입론이 부상하고 있다. 내부고발 이후 A씨는 직무 배제와 사무실 내 이른바 ‘책상 빼기’ 등 재단과 학교로부터 각종 보복성 인사조처를 당했지만, 사망 시점까지 교육 당국으로부터 이렇다 할 보호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계 내부에서는 교육 당국이 사학의 인사 행정, 특히 징계권을 소속 시·도교육청에 위탁해 지도·감독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소속 교원에 대한 인사권을 재단이 독점하고 교육 당국이 여기에 개입할 수 없는 ‘사립학교법’에 ‘사학인사 공공위탁제’ 근거 조항을 추가해 공공이 부당한 인사를 견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기선 가톨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학 재단에 대해 교육 당국이 감사를 진행하는 등 견제 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 행정에 대한 지도·감독권이나 전담 조직은 없는 상황”이라며 “사학법 개정을 통한 사학인사 공공위탁제 도입이 시급하며, 법령 정비 전이라도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사학 재단의)인사 전횡을 견제할 장치를 선제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 당국의 내부 고발자, 공익제보자 보호 명령에 대한 사학 재단의 불복 소송 등 무력화 시도를 방지하고 인사 전횡을 원천 차단하려면 사학 인사 행정 구조를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학 비리, 내부 고발 이후 내려지는 교육 당국의 행정 조치는 강제성이 약해 한계가 명확하다”며 “미국, 영국의 사례처럼 사학 재단 이사진 구성을 소유자, 교직원 노조, 지역사회, 공공기관 4개 영역으로 나눠 힘의 균형을 맞추는 공공위탁형 모델 적용도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소관 부처인 교육부도 A씨 사망 사건과 관련, 사학 재단의 인사 전횡 방지책이 필요하며 제도 개선 입장을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사학 재단 비위 폭로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법령 개정 전이라도 중앙 정부 차원에서 각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사학 지도·감독 및 인사 공공성 강화에 필요한 조례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비리폭로’ 교사의 비극… 눈감은 교육당국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6580606 장기 소송전에 무너지는 신고자들…제기능 못하는 보호장치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7580587 공익제보자 죽음 부른 ‘보복’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7580620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졌는데…아무일 없는 사학 카르텔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完] https://kyeonggi.com/article/20260601580651

비리 고발 교사 숨졌는데… 비위·보복 인사는 여전히 ‘건재’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完]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 完 실종된 사학재단 자정 기능 소속 사학 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이천 지역 사립고교 교사 A씨가 스스로 생을 마감(경기일보 5월22일자 7면 단독보도 등 연속보도)한 가운데, A씨가 폭로한 비위 인사 주변 인물은 물론 고인에 보복성 조치를 행했던 인사까지 학교 요직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기관의 비위 인사 단죄에도 재단 내 인적 쇄신 등 자정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1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숨진 A씨는 2023년 교내 인사 B씨의 30억원대 교비 횡령을 폭로했고, B씨는 도교육청의 감사를 거쳐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지역 교육계에서는 B씨가 현재도 재단 고위직과의 친분을 활용, 학교 운영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 B씨의 비위 행위에 연루돼 도교육청이 재단에 징계를 요구, 처분을 받은 C씨가 지금도 학내 주요 직위에 있어서다. 특히 A씨의 학내 비위 고발 대상자 중 한명이자, A씨를 상대로 한 각종 고소·고발을 주도했던 또 다른 학내 인사 D씨 역시 여전히 학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리에 연루된 인물이나 내부 고발자 ‘찍어내기’에 나섰던 인사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요직에 잔류, 재단의 자정 작용이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사학 재단이 인사 행정권을 독점하고, 교육 당국이 이를 견제할 수단이 없는 ‘사립학교법’ 구조가 사태의 주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재단 관계자는 “C씨가 B씨 횡령 사건 관련해 ‘주의’ 처분에 해당하는 징계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후 적법한 인사 절차에 따라 지금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D씨의 경우 (A씨 고발과 관련해)도교육청이 감사를 진행했지만, ‘확인 불가’로 결론내려져 징계받지 않았다. A씨의 일방적 주장일 뿐, 공식적으로 확인된 혐의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서울 광통교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 당국에 A씨 폭로 및 사망 사건에 대한 고강도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 관련기사 : ‘비리폭로’ 교사의 비극… 눈감은 교육당국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6580606 장기 소송전에 무너지는 신고자들…제기능 못하는 보호장치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7580587 공익제보자 죽음 부른 ‘보복’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7580620

장기 소송전에 무너지는 신고자들…제기능 못하는 보호장치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정부가 내부 비위 신고자, 공익신고자 보호 장치를 두고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뿐더러 신고자 보복에 나선 조직이 ‘장기전’을 택하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학 재단의 경우 정부가 신고자 보복 금지를 명령해도 조직력과 자금력, 인사권 독점을 무기로 이행강제금을 내가며 불복 소송전 및 신고자 압박을 계속하는 사례가 반복,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인다. 27일 국민권익위와 교육계에 따르면 권익위는 공익 제보자, 부패 신고자가 보복을 받고 있다고 판단할 시, 해당 기관에 ▲원상회복 조치 ▲보수 등의 차액 지급 ▲그 밖의 불이익 취소·금지 등의 보호조치 명령을 내리고 있다. 특히 기관이 권익위의 명령을 거부할 경우 최대 3천만원의 이행 강제금과 별도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 내부에서는 사학 재단이 권익위의 보호조치 명령을 받으면 이행강제금과 과태료 납부와 함께 ‘집행 정지 신청’과 행정 소송을 제기, 신고자 보복을 멈추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법원의 인용 여부를 떠나 재단이 항고와 재항고를 반복하면 확정 판결까지 평균 2~4년이 소요되고, 이 기간 신고자가 고사(枯死)하며 보호 명령은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실제 2017년 서울의 한 사립고에서는 교사 A씨가 재단의 회계 부정 의혹을 교육 당국에 고발했다가 파면 처분을 받았다. 이후 교육부가 해당 학교에 교사 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재단 측은 불복 소송을 강행했고, 제보자는 장기간 경제적·법적 압박을 견뎌야 했다. 또 2019년에 한 사립초등학교에서는 재단 이사장의 교비 횡령 계획을 공익제보한 교사들이 해고 처분을 받은 사건이 발생, 교육 당국에 제재에 나섰지만 재단이 3년 넘게 행정소송전을 펼치며 제보 교사들의 복직을 막기도 했다. 한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사학 재단이 권익위나 교육 당국의 신고자 신분 보장, 불이익 금지 명령에 장기 소송전으로 맞서면, 신고자들은 생계에 큰 위협을 받는다”며 “재단이 버티기에 들어가면 정부와 교육 당국이 즉각 신고자 신분 보장을 강제하는 등 실효성 있는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 ‘비리폭로’ 교사의 비극… 눈감은 교육당국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6580606 공익제보자 죽음 부른 ‘보복’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527580620

공익제보자 죽음 부른 ‘보복’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공익신고자 보호제도 허점 소속 재단의 비위를 폭로한 이천 지역 사립고 교사가 숨진 채 발견(경기일보 5월21일자 7면 등 연속보도)된 가운데, 내부 비위 신고자를 위한 보호 제도가 수사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숨진 교사는 재단 측의 고소·고발을 수사한 경찰로부터 불송치(혐의 없음) 판단을 받았음에도 재단 측이 이의 제기로 끝내 피의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인데, 피신고 기관의 보복성 고발전으로부터 신고자를 보호할 장치가 마련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숨진 A씨는 2023년 횡령과 인사 전횡 등 재단의 비위를 폭로하고 1인 시위를 전개했다, A씨의 1인 시위에 대해 재단 측은 2024년 업무방해, 명예훼손,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4개 혐의로 고소했으나, 같은 해 경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재단은 이의 제기를 신청, 2025년 같은 혐의로 추가 고소를 진행했다. 이에 A씨는 경제적 타격과 정신적 압박을 떠안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피신고 기관이 공익 신고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고발은 신고자 보복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재단 관계자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A씨의 1인 시위에 대한 고발건과 관련해 “A씨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았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적법한 절차에 따라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 역시 “정당하게 제기된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며 “또 한편으로는 내부 비리 폭로로 개인의 범법 행위를 덮으려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보복 목적의 고발전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내부 비위 신고 이후 발생한 피고소 건을 분석, 수사기관이 보복 의도를 선제 심사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관련기사 : ‘비리폭로’ 교사의 비극… 눈감은 교육당국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6580606 장기 소송전에 무너지는 신고자들…제기능 못하는 보호장치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27580587

‘비리폭로’ 교사의 비극… 눈감은 교육당국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수십억원의 교비 횡령 등 소속 사학 재단의 각종 비리를 폭로했던 이천시 한 사립고 교사 A씨가 재단과의 외로운 싸움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한 평생 아이들을 가르쳐온 베테랑 교사의 교단은 내부 고발 후 지옥으로 변했다. 경기일보는 A씨가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앓아야 했던 고통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 사학 카르텔의 조직적 보복을 파헤치고 제2의 참극을 막을 대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학 카르텔의 폭로자 찍어내기① 보호막 없는 사학법 사학 재단의 비리를 고발한 뒤 각종 보복성 조처에 시달리던 이천 지역 한 사립고 교사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립 학교를 ‘성역화’ 하는 사립학교법의 맹점이 도마에 올랐다. 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공익 제보나 내부 고발을 감행한 교사에게 학교가 보복성 처분을 강행해도 교육 당국이 개입할 근거가 없기 때문인데, 사립학교 교원 보호를 위한 공공의 견제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2월께 A씨의 제보를 바탕으로 B고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수십억원대 횡령 비리를 적발했다. 비리를 주도한 교내 핵심 인사 C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제보 이후 A씨는 재단으로부터 무더기 형사 고소, 직무 배제, 이른바 ‘사무실 책상 빼기’ 등 각종 보복성 조치를 당했고, 그 과정에서 교육 당국의 실질적인 보호나 구제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계와 법조계는 소속 교원에 대한 면직·징계 등 인사 행정권을 재단이 독점하고 교육 당국 등 공공이 여기에 개입할 수 없는 사립학교법을 비극의 주 요인으로 지목한다. 횡령 등 불법 행위는 교육 당국이 감사를 통해 적발할 수 있지만, 공립 학교와 달리 인사 행정에 대해서는 지도·감독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육 당국이 공익 제보자나 내부 고발자에 대한 사립 학교의 부당 징계를 인지하고 재단에 제재를 가하더라도 최고 수위가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학 재단이 매년 정부로부터 수십억원 규모의 재정 보조금을 지원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성 있는 제재가 되기 어려운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현행 사립학교법 구조상 사학 재단 이사회의 고유 권한인 인사·징계 절차에 공공이 개입하거나 처분을 강제하기는 어렵다”며 “상위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재단이 내부 고발자 등에게 부당한 처분을 내려도 이를 제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사학 재단에 재정을 지원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통해 재단의 인사 전횡이 포착될 경우 즉각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철현 법무법인 고운 대표변호사는 “사학 재단이 인사 행정권을 독점하고 견제를 받지 않는 탓에 문제가 발생해도 교육 당국의 제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학법 개정을 통해 내부 고발, 공익 제보에 대한 부당한 보복 행위를 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발 후 지위도, 책상도 뺏겼다"…비리 폭로 교사의 잔혹한 고립 2026년 5월21일 오후 2시께. 이천시 한 아파트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A 교사의 지옥은 2011년 교내 한 유력 관계자의 자녀에게 ‘원칙대로’ 성적을 부여하면서 시작됐다. 26일 지역 교육계의 전언을 종합하면 A씨가 근무하던 학교에는 한 가지 ‘암묵적 룰’이 있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은 수업에 들어오지 않아도 수행평가 만점을 준다는 것이다. 해당 학생은 이 같은 이유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자습실에 머물렀다. A씨는 학교 관행이 부조리하다고 판단, 타협 없이 해당 학생에게 최하점을 줬다. 이후 학교 중간 관리자의 거센 질타가 날아들었고, 이때부터 A씨와 학교 간 불편한 관계가 시작됐다. 교사로서 양심을 지킨 것이 보복의 서막이 된 셈이다. 보복은 수년 뒤 본격화됐다. 학교 측은 A씨의 과거 교외 활동이 ‘위치이탈 및 의무 위반’이었다며 A씨에게 감봉 처분을 내렸다. 이후에도 학교 측의 조직적 압박과 동료들의 무시, 기피가 이어졌고,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교내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결국 공무상 질병 휴직을 택하며 정든 교단을 떠났다. 3년 간의 휴직 후 돌아온 교단은 더 차가워져 있었다. 학교 관리자는 복직한 A씨에게 분리수거장 관리·지도와 같은 기초적인 업무조차 배정하지 않으며 ‘업무 전면 배제’에 나섰다. 벼랑 끝에 몰린 A씨는 2023년 12월 학교의 회계 부정, 인사 전횡, 학교 관계자 음주운전, 30억원대 운영비 횡령 등 학교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A씨의 고발은 교육당국의 감사로 이어졌고, 비리들은 사실로 드러나 핵심 관계자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러자 학교 측은 본격적인 ‘A씨 찍어내기’에 나섰다. 학교 측은 교무실에 있던 A씨의 책상을 빼 외딴 창고에 두는가 하면, 업무용 PC 인터넷과 내선 전화까지 차단했다. 또 A씨를 상대로 1인 시위 사실과 당시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형사 고소를 무더기로 진행했고, 당시엔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과거 교단에서의 일을 끄집어내 징계 압박과 소송전을 펼쳤다. 실제로, A씨는 사망 전까지 교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A씨는 교단에서 쫓겨났지만 재단은 마지막까지 숨통을 조여왔다. 학교 측이 A씨를 상대로 제기한 고소 건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집요하게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학교 관계자의 교비 횡령, 처벌 등은 사실"이라면서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A씨에 대한 보복성 괴롭힘이나 가학적 격리 조치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A씨에 대한 인사 조치는 재직 시절 별개의 사유로 인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수사기관의 보완수사로 피의자 신분으로 남던 A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15년 간 사학 권력에 외로이 싸웠던 한 교사의 마지막이었다.

수백억 예산에도 ‘녹조 몸살’… 농어촌공사 수질관리 ‘밑 빠진 독’ [속 썩는 저수지 上]

경기도 농업용 저수지가 반복되는 녹조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의 수질관리 정책이 수질개선보다는 시설 정비 중심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10년부터 경기도내 8개 지구(저수지 등)를 대상으로 단계적인 수질개선사업을 벌여왔다. 5개년 연속 수질관리기준(TOC)을 초과한 시설 등을 대상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투입된 예산만 약 419억원에 달한다. 사업은 인공습지와 침강지, 물순환장치 등 물리적 정화 기반 ‘시설 조성’에 집중됐다. 공사는 이와 함께 시설별 연간 4회 이상 수질 조사를 시행하고, 기준 미달 저수지에 대해서는 수질관리 거버넌스 운영과 소규모 수질개선장치 운영 등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에도 매년 녹조 문제가 반복되면서 현장에서는 관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경기도내 주요 저수지 수생태계 조사’ 결과에서는 의왕시 왕송저수지와 화성특례시 멱우·동방저수지가 모두 영양분이 과다한 ‘중~부영양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속 질소와 인 성분이 많아 조류가 쉽게 증식할 수 있는 상태로, 녹조 발생 가능성이 높은 환경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는 ‘저수지 수생태계 건강성 개선을 위해 영양염류 관리 강화를 통한 수질개선과 장기적인 수생태 조사 기반의 과학적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사 대상인 물왕·왕송·덕우·동방·멱우·금광저수지 등은 생물측정망 대상 저수지로 지정돼 있으며, 모두 한국농어촌공사가 수면 관리자로 지정된 농업용 저수지다. 연구원은 도내 저수지의 장기적인 수생태 변화와 오염 상태를 추적하기 위해 이들 저수지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수생태 순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저수지가 공사가 최근 5년간 멱우 1억7천700만원, 동방 1억2천600만원, 왕송 8천500만원 등 녹조 제거제 살포 등 시설 유지관리 명목으로 추가 예산을 들인 곳이라는 점이다. 수질개선시설 조성과 별개로 사후 관리 비용이 계속 투입되고 있지만, 관련 저수지 모두 올여름 녹조 우려가 높은 상태로 확인되면서 막대한 예산에도 실질적인 수질개선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설 정비 중심의 현행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예방 중심의 수질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현재 한국농어촌공사의 정책은 수질개선보다 반복적인 제방 보강 등 시설 유지 사업에 예산이 집중되는 구조”라며 “시설 관리 중심 접근으로는 예방 중심의 수질관리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품 살포 같은 단기 대응을 넘어 상류 오염원 관리와 생태형 저류지 확대 등 예방 중심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은미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기후 패턴 변화로 녹조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예측과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오염원 저감 사업을 병행하는 등 관리 기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역대급 폭염 오는데… 저수지 녹색대란 ‘벌써 불안’ [속 썩는 저수지 上] https://kyeonggi.com/article/20260513580480

역대급 폭염 오는데… 저수지 녹색대란 ‘벌써 불안’ [속 썩는 저수지 上]

안전한 농산물 생산 기반인 ‘저수지’가 반복되는 녹조와 수질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친환경 용수 관리’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수년째 녹조 방제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여름을 앞두고 도내 저수지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경기도 주요 저수지에 어김없이 ‘녹색 경고등’이 켜졌다.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곳곳에서 녹조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저수지 수면 관리자인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갖가지 대응책을 내놓고도 매년 반복되는 녹조 대란 앞에서는 번번이 뒷북 대응에 그치고 있다. 13일 찾은 용인 기흥저수지는 본격적인 무더위 전임에도 수면 가장자리에 연녹색 부유물이 띠 형태로 퍼져 있었다. 얇게 형성된 녹색 막은 수온이 오르면 언제든 확산될 기세다. 이곳은 지난해와 2024년에도 녹조 독소에 대한 우려로 전국 규모 조정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매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화성 동방저수지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농가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화성시 팔탄면에서 열대과일을 재배하는 농민 A씨는 간척지 특성상 용수 내 염류 제거를 위해 대형 정수기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A씨는 “24시간 정수를 하다 보니 필터 상태에 민감한데, 흙물 때문에 갈색이어야 할 필터가 지난해부터 눈에 띌 정도로 녹색 빛을 띈다”며 “녹조 영향으로 물 성분이 달라진 것 같아 필터를 갈 때마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수원 일월저수지 인근의 사정도 절박하다. 지난해 대대적인 녹조 제거제가 살포됐던 이곳의 하류 농가에서 포도 농사를 짓는 B씨는 최근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검사에서 ‘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는 “10년 전 농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물이 깨끗했는데 최근 GAP 검사에서 물 등급이 ‘부적합’으로 나왔다”며 “녹조나 방제 약품의 영향인지 정확한 인과관계는 알 수 없으나 수질이 나빠진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B씨는 “올여름에도 녹조가 반복돼 작물이 다칠까 봐 벌써 잠을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녹조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먹거리 안전성과 농어업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다. 상황이 이렇지만 관리 당국인 공사의 대응은 이미 발생한 오염을 뒤쫓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기상청이 오는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전망하는 등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되면서, 지난해 35℃ 안팎의 폭염 속에서 왕송저수지가 녹조로 뒤덮였던 악몽이 재현될까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연중 수질 조사와 녹조 예찰을 실시하고 있으나 상류 저감 시설이 부족하고 외부 오염물질 유입이 많은 저수지는 관리의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절기 예찰을 강화하고 녹조 발생 시 즉각적인 제거 작업에 나서는 등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견인보관소 ‘포화’… ‘백골시신 차 방치’ 이유 있었다

인천 송도의 한 공영주차장 방치차량에서 시신이 발견된 (경기일보 21일자 인터넷판 등 연속보도) 가운데 지역 차량 견인보관소 역시 장기 방치차량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인천 각 지자체들에 따르면 미추홀구 견인보관소 30면 중 24면, 서구 20면 중 15면, 연수구 38면 중 26면 등에 1개월이 지나도록 찾아가지 않은 장기 방치 차량들이 방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관소마다 사실상 5~12대만 견인이 가능한 실정이다. 현행 주차장법은 무료공영주차장에 1개월 이상 주차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이를 어기면 지자체는 차량을 견인하고, 이후 1개월이 지나도 차주가 찾아가지 않으면 매각·폐차 등 처리한다. 하지만 각 지자체가 이 차량들을 처리하려 해도 공매절차를 최대 5차례까지 밟은 뒤에야 싼 값에 수의계약 처분하거나 폐차할 수 있어 몇달씩 더 보관해야 한다. 견인보관소에도 장기 방치차량이 쌓이는 이유다. 인천 지자체들은 해마다 수십~수백건의 방치차량 민원을 접수한다. 그러나 견인보관소를 갖춘 곳은 계양·남동·미추홀·부평·서·연수구 등 6곳에 그친다. 견인보관소가 없는 강화·옹진군과 중·동구는 민간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견인보관소를 갖춘 지자체도 장기 방치 차량들이 넘쳐 추가 견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한 구 관계자는 “보관소마저 자리가 부족해 공영주차장이나 시내 방치차량을 견인하기는 어렵다”며 “견인보관소 장기 차량이 빠지면 민원 순서대로 견인해 오고 있다”고 했다. 지역 안팎에서는 장기 방치 차량에 대한 처분 절차 간소화로 견인보관소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희 시의원(국민의힘·연수2)은 “지역 곳곳에서 주차문제를 겪는 만큼 공영주차장 방치차량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견인보관소를 늘리는 데는 현실적 한계가 있으니 공매나 폐차 등 처분 절차를 간소화 해 견인보관소 회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방세징수법 등 정해진 법 안에서 방치차량 견인 및 처리에 나서 있다”며 “군·구와 협의해 보다 효율적인 처리책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 관련기사 : [단독] 인천 송도 공영주차장서 백골 시신 발견…경찰 수사 https://kyeonggi.com/article/20260421580435

"경기도 AI 말벗? 우린 몰라요... 홍보물은 구석에, 행정은 '뒷짐'" [영상]

경기도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AI 말벗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정윤희 / AI 말벗서비스 이용자] “지금 통화 가능하세요?” “네”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아주 좋아요” AI가 일주일에 한 번 전화를 걸어 1-2분간 안부를 묻는 방식인데, 경기도는 홀로 살거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안성맞춤형’ 복지라고 홍보해 왔습니다. 사업 운영 주체인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이 밝힌 이용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 생성형 AI가 단순한 안부를 넘어 대화 내용을 분석해 위기 징후까지 포착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정윤희 / AI 말벗서비스 이용자 ] “나 너무 아파서 전화 못 받아요 하고 내가 끊었어요. AI는 끊어지고 직접 사람 목소리로 전화가 (바로) 들어왔어요. 119 불러줄까요? 그래서 불러줘서...” 3회 이상 전화를 받지 않으면 사회서비스원이 확인하고, 끝내 연락이 닿지 않으면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직접 방문하는 ‘인력과 기술의 결합’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만난 현장의 반응은 온도 차가 컸습니다. [김00 (80대) / 수원시] “(AI가) 전화로 안부 물어보는 거든요? 그건 모르는데?” 경기도에서 수십 년을 거주한 어르신들도 해당 서비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입모아 말합니다. [송00 (70대)/ 수원시] “(AI 말벗 서비스) 들어보신 적 없으신 거죠? 그건 안 들어봤어. (신청할 생각은) 이상한 전화가 아까 온 것처럼 오니까 무서워서 함부로 못 해. 우리 아들에게 물어보고 하든가 해야지.” 사업 신청 창구인 일선 행정복지센터를 확인한 결과, 홍보물은 구석에 방치되어 있거나 아예 비치조차 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A] “(홍보물이) 예전에는 있었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 예산만 투입됐을 뿐, 가장 기초적인 현장 안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B] “(관내 3,700여 명 중 현재) 여덟 분, 이 정도? 지금은 관리하는거죠.” 정작 서비스를 받는 어르신들의 편의는 뒷전인 채, 새로운 대상자 발굴마저 멈춘 '생색내기용' 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C] “(대상자들이) 되게 너무 고맙다. 이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관리) 명단을 제가 보기는 했는데, (사업)처음에 이루어진 일들이라서. 너무 인기가 많았다고 하면 늘었어야 되는데, 어떻게 알음알음이라도. 근데 (제가 하는 동안에) 전혀 늘지 않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시·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공 주도 방식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경기도 관계자] “저희 쪽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운영을 하는 게 좀 더 효과적이고. 저희가 100%하는 거기 때문에 시,구 입장에서 행정적인 면이 부담이라든가, 예산에 대한 부담도 좀 감경이 될 수가 있거든요” 도는 행정적 편의를 앞세우지만, 정보에 어두운 노인들에게 이 서비스는 ‘생명줄’이 아니라 존재조차 알 수 없는 ‘그림의 떡’이 된 셈입니다. 결국 경기도 노인 243만 명 중 이 혜택을 누리는 건 단 0.3%. 나머지 어르신들은 오늘도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AI의 안부 전화 대신 고독한 하루를 견디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 : [영상] "누구를 위한 5억인가"...경기도 AI 복지의 역설 [AI말벗 서비스의 그늘 下]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23580440

정책 홍보도, 집계도 못해…위험에 방치되는 이주 아동들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中]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中 정책 홍보도 못하는 지자체 경기도가 체류 자격 없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자녀(미등록 이주 아동)에게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고자 보육비 지원 사업을 시행했지만, 제도 공백으로 공전하면서 곳곳의 미등록 이주 아동들이 사회 안전망 바깥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육비를 신청하려는 부모 신상을 출입국당국에 의무 통보해야 하는 규정 탓에 강제 추방 위협을 느낀 부모들이 어려운 형편에도 수혜를 기피하고, 출입국당국의 눈을 피해 현금을 받아가며 아동을 돌봐주는 어린이집을 찾아 헤매거나 돌봄을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1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전국에 약 3만명의 미등록 이주 아동이 있으며, 이들에게 보육비를 지원하고자 2월부터 시행한 ‘공적확인제도’ 수혜 규모는 약 1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 사업 규모와 달리 도와 각 시군은 사업 홍보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은 업무 중 미등록 외국인을 발견하면 즉시 출입국 당국에 통보해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84조가 도, 시군 미등록 이주민 지원센터 모두에게 독려를 주저케 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한 시군 지원센터 관계자는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돕고자 섣불리 나섰다가는 자칫 (우리에게)통보 의무가 생겨 부모를 추방 위기에 내몰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군 어린이집 관계자 역시 “이미 미등록 외국인 부모들은 단속이 두려워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현금으로 원비를 주며 아이를 부탁하는 실정”이라며 “그마저도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방치돼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현재 공적 확인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와 관련 제도 개선 필요성, 방안 등 다방면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받으러 갔다가 걸리면 추방?…‘덫’이 돼버린 불법체류자 자녀 보육 지원 [아이에겐 죄가 없다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2580313 사전 협의했는데, 개정은 '깜깜'…엇박자 행정에 커지는 불신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2580315 정책 홍보도, 집계도 못해…위험에 방치되는 이주 아동들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中]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4580513 국회·전문가 "통보 예외사항 법제화 시급"…공은 국회로 [아이에겐 죄가 없다 中]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4580515

‘급성장’ 염소 산업…“제도는 아직 걸음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④

빠르게 성장하는 염소 산업을 제도권으로 들이기 위해 정부가 발전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생산·유통·질병 등 단계별 개선책이 제시되면서 ‘투명한 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건 희망적이지만 소규모 농가 등 현장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갸웃하는 분위기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염소산업 발전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2029년까지 염소 산업의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30개 세부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안에는 수입산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염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재래종 흑염소와 보어종을 결합한 육량형 신품종을 개발하는 방안이 담겼다. 출하 기간도 기존의 15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농협염소’ 통합 브랜드도 오는 5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재 40% 수준인 염소 경매시장 출하 점유율을 3년 뒤까지 50%로 끌어올리고 거래가격 세분화와 전용 앱 개발로 투명한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정부는 ▲전국 권역별 염소 전용 도축장 신축에 최대 5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 ▲표준공정 매뉴얼을 개발 및 보급하는 내용 ▲원산지 단속 인력을 지난해 128명에서 올해 285명으로 늘리는 내용 등을 함께 발표했다. 이 같은 정책이 나왔다는 것은 그동안 염소 산업의 관리 체계가 그만큼 미흡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염소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시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그동안 제도 개선을 요구해 온 지역 염소 산업계에서는 ‘기대 반 걱정 반’ 반응이 나온다. 먼저 소고기는 부위별 및 육질별 등급 체계가 철저히 관리되는 반면 염소는 흑염소(재래종)·국산 교잡종·수입종별 품종과 사양방식·출하규격의 차이가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객관적인 품질 기준이 없었기에,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도축 인프라 지원 역시 반기는 모습이다. 경기도에선 합법적인 염소 도축장이 없어 장거리 원정이 불가피하고 난산으로 쓰러진 염소를 농장에서 자가 처리하는 과정이 불법 도축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염소 이력제’ 도입 여부에 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동안 염소는 소·돼지 등 다른 축종과 달리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체계가 없어 원산지 혼재와 유통 불투명 문제가 반복돼 왔다. 과학적인 원산지판별법이 없어 국내산 염소 가격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력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더해진다. 흑염소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경기도는 소규모 농가가 많고 물량도 적어 시장이 안정적으로 제도 등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유통업자 간 담합으로 가격이 낮아지는 구조와 수입산에 밀린 국내산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 축산경영과 관계자는 “염소는 기본 통계조차 추정치에 의존할 만큼 다른 축종에 비해 생산·유통·질병 관리가 미흡했던 산업”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과학적인 원산지판별법 개발을 추진하면서 염소 이력제 도입을 위한 타당성 연구를 실시해 시범 사업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염소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수입산에 대응하고 국내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산물품질평가원도 염소 이력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속도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평원 관계자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 실태를 분석하고 소비자 조사를 거쳐 이력제 도입 타당성과 정책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으로, 상반기 내 결과 도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정부 흐름에 발맞춰 경기도 농축업계에서도 염소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경기남부지역 최초의 ‘염소 정기 경매’다. 수원축산농협은 오는 15일 화성시 스마트가축경매시장에서 첫 번째 염소 정기 경매를 연다. 그간 호남·영남 지역에 쏠려 있던 염소 경매시장이 수도권까지 확대, 염소 산업의 ‘전국구 성장’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 관련기사 : “개고기 대신 염소라더니” 도축장 찾아 삼만리…염소특화거리 ‘한숨’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8 염소는 억울하다… 사육·유통·가격 ‘불투명 오명’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5 ‘1++ 등급 염소’는 왜 없을까?…단속 현장 속 드러난 ‘빈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3580506 ‘급성장’ 염소 산업…“제도는 아직 걸음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3580625

‘1++ 등급 염소’는 왜 없을까?…단속 현장 속 드러난 ‘빈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③

2인1조 단속반이 예고 없이 문을 연다. ‘특별사법경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쓰인 재킷을 입고 불시에 들이닥친 이들은 조사공무원증을 보이며 신분을 밝힌다. 어떤 목적으로 왔는지 설명한 후 곧바로 업소명, 조사종료 예정 시간 등을 적은 교부 문서를 건넨다. 경기도내 흑염소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원산지 표시 점검 현장이다. 단속반의 눈은 메뉴판과 포장재, 게시판 원산지 표시를 향한다. ‘국내산’ 문구를 뒤로, 냉장고에 보관 중인 흑염소 원료를 살피고 거래내역서 등과 대조한다. 이어 “국내산이라면서 왜 거래내역서에는 공급처가 불분명하죠?”, “같은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 흑염소탕인데 어떻게 주변보다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죠?” 등 질문이 뒤따른다. 염소고기는 소나 돼지와 다르다. 마블링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 부분육이나 반 마리 형태로 들어와서 베테랑 단속반이라도 육안으로 원산지를 가려내긴 어렵다. 결국 승부처는 ‘증빙자료’다. 서류가 미심쩍거나 훼손됐으면 매입처로 전화를 걸어 역추적에 나선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이 있다. 소·돼지 등 ‘메이저 축종’과 달리 염소는 아직 ‘비메이저’ 취급을 받고 있어서 ‘신분증’이 없다는 사실이다. 여타 축종은 도축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축산물 이력제가 적용되지만 염소는 예외다. 이력번호라도 확인해야 원산지 구분이 쉬운데 이조차 미흡한 게 현실이다. 그만큼 범람하는 게 ‘원산지 둔갑’ 문제다. 국내 염소고기 원산지 위반 적발 건수는 2021년 2건에서 지난해 62건으로 급증,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3건이 농관원 경기지원 관할(경기·인천·서울)에서 발생했다. 최근 수입 생육 대부분이 호주산이고, 속속 몽골산 가공품도 단속망에 걸리는 실정에서 타이틀은 ‘국내산’인 셈이다. 이러한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원산지 미표시는 과태료 부과 절차로 넘어가고, 거짓표시는 특사경 수사·검찰 송치까지 이어진다. 현장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업주 반발은 물론 정육점에선 흉기를 손에 든 채 위협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단속반이 위험에 노출돼도 재킷을 벗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식탁에 정체불명의 고기를 올리진 말자’는 책임감 때문이다. 15년 넘게 단속 현장을 지켜온 김철호 농관원 경기지원 수도권농식품조사팀 기획정보팀장은 “조사관들은 장부·서류 조사 과정에서 원료수불내역, 거래내역서와 이력번호를 확인하는데 염소는 타 축종에 비해 아직 이러한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우리 가족이, 그리고 우리 국민이 먹는 먹거리인 만큼 철저한 조사를 위해서라도 표준화된 품질 등급 체계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개고기 대신 염소라더니” 도축장 찾아 삼만리…염소특화거리 ‘한숨’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8 염소는 억울하다… 사육·유통·가격 ‘불투명 오명’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② https://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5 ‘1++ 등급 염소’는 왜 없을까?…단속 현장 속 드러난 ‘빈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3580506 ‘급성장’ 염소 산업…“제도는 아직 걸음마” [염소고기 전성시대 下] ④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13580625

염소는 억울하다… 사육·유통·가격 ‘불투명 오명’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②

‘개 식용 종식법’ 이후 보양식 시장의 지형이 변하며 개고기 대신 염소가 대체품으로 부상했지만 관련 제도는 수년째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 소비량은 2021년 6천600톤에서 2024년 1만3톤700톤으로 3년여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특히 2024년 2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법)’이 공포된 이후 보양식 수요가 개 중심에서 염소로 이동했고, 과거 어르신들의 ‘약용’에 머물던 염소 소비가 대중적인 ‘식용’까지 확대된 영향이 크다. 하지만 소비 규모가 커진 것에 비해 염소 산업은 부실하게 굴러간다. 사육 단계부터 지자체별 규제가 제각각인 데다가 도축·유통 기준마저도 천차만별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육 단계부터 적용되는 일관성 없는 규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자체별 사정이 다른 ‘축종별 악취 등급’이다. 안성시의 경우 조례상 염소(3등급)가 소(4등급)보다 악취 등급이 높게 책정돼 있다. 이로 인해 소를 키우던 빈 우사가 있어도 염소로 축종을 변경해 사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포천·화성·용인시 등은 이러한 악취 등급표를 두지 않고, 충남 천안·예산·서천 등은 두 축종을 동일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형평성 없는 규제는 축산 전환을 희망하는 농가나 귀농 청년들에게 거대한 진입장벽이 된다. 안성시 등 염소 농가들은 “등급이 통일되면 고가의 축사를 새로 짓지 않고도 기존의 소 농장을 염소로 전환할 수 있다”며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표준화가 시급하고, 관련 조례도 개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과 소비 단계로 넘어가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소고기는 부위별(등심, 안심 등) 육질 등급(A++, A+ 등)이 철저하게 관리되지만, 염소고기는 표준화된 부위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판매처마다 부위 명칭과 손질 형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소비자는 적정 가격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고, 이는 시장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정부 관리 체계에서도 염소는 여전히 ‘비주류’다. 통계청과 농식품부의 가축 통계에서 염소는 토끼, 지렁이, 기러기 등과 함께 ‘기타 가축’으로 묶여 관리된다. 주요 축종에 비해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자 결국 그 빈틈은 ‘수입산 염소’가 빠르게 장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염소산업 동향 분석과 과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염소고기 수입량은 2015년 1천570톤에서 2024년 8천143톤으로 10년 새 5배 이상 폭증했다. 이 무렵 정육 기준 국내산 염소고기 자급률은 2019년 77.3%에서 2023년 37.7%로 반 토막 났다. 수입 물량 공세에 국내산 산지 가격이 폭락해도 정작 소비자가 식당에서 지불하는 가격은 요지부동인 기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다. 성남시 모란흑염소특화거리에서 영업장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식당에 따라 국내산 또는 수입산 염소를 쓰는데 국내산의 경우 가격 안정이 안되다 보니 오를 때 너무 오르고 내릴 땐 확 내리는 특성이 있다”며 “소나 돼지처럼 정부 차원의 가격 관리와 유통 단계 강화, 안정화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염소 산업이 ‘반짝 특수’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소나 돼지처럼 유통 단계를 투명하게 강화하고, 가격 안정화를 위한 지원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현규 안성시 흑염소연구회 회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살아있는 국내산 염소가 ㎏당 1만8천원~2만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5~7천원 수준까지 떨어져 사룟값도 못 건지는 상황”이라며 “농가들이 사육부터 가공, 판매까지 직접 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홍보나 판로 확보는 꿈도 못 꾼다. 그 여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어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관련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개고기 대신 염소라더니” 도축장 찾아 삼만리…염소특화거리 ‘한숨’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①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8

“개고기 대신 염소라더니” 도축장 찾아 삼만리…염소특화거리 ‘한숨’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①

민속 최대 5일장이 열리는 성남시 모란시장. 13개 구획 너머 한 골목을 따라 대형 가마솥들이 길게 늘어선 채 펄펄 끓었다. 곳곳에 놓인 판매대에는 국내산·호주산 정육 고기부터 72시간 달여 완성한 진액까지 여러 상품이 손님을 기다렸다. 달큰하고 눅진한 한약 냄새가 아침을 여는 곳, ‘모란흑염소특화거리’ 모습이다. 과거 보양의 왕좌엔 ‘개’가 있었고 그 중심에 ‘모란시장’이 자리했다. 하지만 2024년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되면서 차츰차츰 시장에도, 특화거리에도 ‘염소 붐’이 불기 시작했다. 수십년째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염소 캐릭터가 그려진 액기스 포장 박스를 층층이 쌓으며 “개고기가 금지된 뒤로 ‘대신 염소 먹자’는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날(4일, 9일)이 아니더라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보양철이 되면 골목 전체가 활기차진다”며 “도축장이 가까이 있으면 더 밝게 웃었을 텐데”라고 덧붙였다. 2년 전만 해도 인근에는 닭과 염소를 처리하던 간이 도축장이 있었다. 불법 도축을 막기 위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던 ‘이동식 도축장’이지만 민원과 부지 문제 등을 이유로 2024년 3월 폐쇄된 뒤 지금은 아스팔트 주차장이 됐다. 현재 경기도 내 합법적인 염소 전용 도축장은 0곳. 이곳 상인들은 일주일에 한 번, 새벽 공기를 가르며 충남 천안이나 충북 청주까지 왕복 200㎞를 달려 ‘원정’에 나선다. 충청도에 물량이 쏟아질 때면 전라도까지 넘어가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식당과 건강원을 함께 운영하는 B씨는 “저는 천안에서 주1회 도축 작업을 하는데 왕복 이동에 작업까지 더하면 하루가 통째로 날아간다”며 “물량이 밀리면 현장에서 대기해야 하고, 요즈음 같은 상황에선 기름값과 인건비 부담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염소 전용 도축장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두커니 이 얘기를 듣고 있던 옆 가게의 업주 C씨도 “저도 충주까지 간다.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염소 한두 마리 잡으려고 먼 거리까지 가면 유류비도 안 나오기 때문에 염소 가격도 안정되기 어렵다”며 “도축장이 가까이 있어야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태어 전했다. 이러한 ‘도축 공백’은 불법 유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고, 위생의 사각지대를 만들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염소 도축장은 휴업 2개소를 포함해 총 23개소에 불과하며 경기도는 물론 인천에도 전무하다. 특히 2023년의 경우 전체 출하 물량 중 63.3%만이 이러한 전용 도축장을 거쳐, 나머지 약 40%는 암암리에 잡혀 유통되거나 수입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식탁에 오르는 보양식의 위생과 안전을 온전히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양식의 세대교체’라기엔 아직 농가도, 상인도, 소비자도 ‘글쎄’다. 모란흑염소특화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상인은 똑같이 말했다. “개 불법 도축으로 시끄러웠을 때 염소가 떠올랐잖아요. 그런데 염소와 관련된 기반도 같이 사라졌고 새로 생길 기미도 안 보여요. 이제는 그때와 상황이 다른데 많이 아쉽죠.” ●관련기사 : 염소는 억울하다… 사육·유통·가격 ‘불투명 오명’ [염소고기 전성시대 上] 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9580405

부모 거부하면 방법 없어…학대 정황 속 방치되는 위기 아동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③]

아동 학대 위기 가구에 대한 지자체의 현장 조사가 피해 예방 및 신속 대응책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담당 공무원의 미약한 권한 탓에 적극 발굴은 먼 이야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을 학대 중인 보호자가 지자체의 방문 시도나 연락을 회피해도 강제 조사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인데, 전문가들은 신속한 아동 보호를 위해 담당 공무원 권한 강화와 법적 보호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각종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구별 아동학대 징후를 수치화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활용해 학대 의심 아동을 선정, 지자체에 현장 조사를 의뢰하고 있다. 이후 지자체는 아동 학대 의심 가구를 방문해 대면 조사를 진행하고 실제 아동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전담 공무원 조사, 경찰 신고 등 후속 조처를 실시한다. 문제는 지자체 공무원의 방문 예고나 실제 방문을 보호자가 거부해도 강제조사 등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지자체들은 1분기(3개월) 내 방문 예고 3회, 실제 방문 3회 안으로 학대 의심 아동 및 보호자를 대면하지 못할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 보호자가 고의로 조사를 회피하면 최장 3개월 이상 위기 아동 구조 및 보호가 지체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내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한 대면 조사 대상자 중 70명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70명의 아동이 석달 이상 아동 학대 위험 속에 방치된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통장 등의 도움을 받아 주거침입 피고발 위험을 무릅쓰고 주거지에 찾아가도 보호자가 대면을 거부하면 사실상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분기별로 조사 대상 아동의 안전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의 신속한 학대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해 현장 조사 공무원의 권한 강화, 사후 법적 보호망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동 학대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의심 사례에 대한 즉시 개입이 필수적인데 의심 가구로 지정된 후 최장 수 개월간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은 어불성설”이라며 “방문 거부 가정은 곧바로 강제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자체 권한을 강화하거나 경찰과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정인이부터 이름 없는 죽음까지…경기도서 매년 2명이상 죽는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9580302 아동 강력범죄 전조인데…재학대 가구 현황파악 없는 시군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9580303 숨기면 모르고, 실사가도 속아…'시흥 아동 살해사건'으로 드러난 아동복지 구멍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31580667 조사는 공무원, 관리는 민간...불통 구조에 통합기구 절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31580675 신고하면 민원 폭탄…발목 잡히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2580655 부모 거부하면 방법 없어…학대 정황 속 방치되는 위기 아동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③]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402580615

숨기면 모르고, 실사가도 속아…'시흥 아동 살해사건'으로 드러난 아동복지 구멍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시흥 비극에 드러난 관리 공백 시흥에서 세 살배기 딸아이를 살해한 30대 모친이 6년 간 이를 숨긴 채 아동수당과 양육수당을 부정수급 해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행정편의주의적 아동 복지 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수당 지급 여부와 아동 상태 확인을 부모의 신고, 즉 보호자가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고 있어 아동 학대나 살해를 은폐할 경우 사실상 대응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3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지난해 아동 64만명에게 7천800억여원의 아동수당을, 보호자 2만6천844명에게 325억 규모의 양육수당을 지급했다. 이들 수당은 모두 보호자의 신청에 따라 집행됐다. 문제는 수당 지급 정지조차 보호자의 자녀 사망 신고, 출입국당국이 제공하는 90일 이상의 해외 체류 사실 등 제3자가 전달하는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다. 이같은 맹점을 이용해 시흥 사건 모친 A씨는 2020년 3월 딸을 살해한 후 사망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지난해 하반기까지 5년여간 1천만원 상당의 수당을 부정 수급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수급 아동을 직접 점검하는 유일한 수단인 ‘e아동행복지원사업’에 있다. 조사 대상 아동이 3세에 국한된 데다, 아동 지문이나 사진 등 정보가 없다시피 해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시흥시는 B양 피살 이후 점검차 A씨 거주지를 방문했지만, A씨는 다른 아이를 내세워 조사를 회피했고 그렇게 B양의 사망 사실은 6년여간 숨겨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조사 인력과 정보 부족으로 수급 대상 아동 전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시흥시가 뒤늦게 A씨에게 지급된 수당 전액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수급제와 아동 확인 제도의 허점으로 인명 피해와 혈세 누수는 피하지 못해 사후약방문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전수 조사 아동 연령 및 점검 주기 확대, 아동 지문 정보 수집 의무화 등 아동 강력범죄 감시와 부정 수급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예방접종 이력 등 보건의료서비스전담체계를 활용해 수급 아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 위기 징후를 신속히 포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점검 대상 아동 연령과 점검 주기도 강화해 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정인이부터 이름 없는 죽음까지…경기도서 매년 2명이상 죽는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9580302 아동 강력범죄 전조인데…재학대 가구 현황파악 없는 시군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9580303 숨기면 모르고, 실사가도 속아…'시흥 아동 살해사건'으로 드러난 아동복지 구멍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31580667 조사는 공무원, 관리는 민간...불통 구조에 통합기구 절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②]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31580675

정인이부터 이름 없는 죽음까지…경기도서 매년 2명이상 죽는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①]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이 ‘필요’에는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지, 혹시나 학대하지는 않는지 들여다보는 ‘관심’도 포함된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2020년 양부모가 생후 6개월 아기를 잔인하게 학대, 살해한 ‘정인이 사건’에 충격을 받고 재발방지를 외쳤지만 정작 같은 해 발생한 ‘시흥 세 살배기 딸 살인사건’ 역시 6년간 인지하지 못했다. 경기도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 아동학대와 살해가 끊이지 않는 지금, 경기일보는 아동학대 대응 제도의 맹점과 앞으로의 대안을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① 위기아동 선제 보호망 한계 시흥시에서 세 살배기 딸을 학대 끝에 살해한 30대 모친의 범행이 6년 만에 드러난 가운데 경기 지역에서 매년 2명꼴로 아동들이 학대 받다 죽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인이 사건’ 이후에도 아동학대 발생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사나 의사 등 신고 의무자에 의존하는 경찰, 지자체 대응 방식이 재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은 모두 4천433건이다. 2023년 4천87건, 2024년 3천926건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한 수치다. 아동학대 발생량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도내 아동학대 치사, 아동학대 살해 등 학대가 살인으로 이어진 사건도 ▲2022년 치사 2건, 살해 1건 ▲2023년 치사 2건 ▲2024년 치사 2건 등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요인으로 한국 사회에 ‘이웃집 아동학대 의심신고’ 문화가 자리잡지 못한 점을 꼽는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 책임을 교사, 의사 등 신고 의무자에게만 지우고 있어 경찰이나 지자체가 학대 정황을 인지, 선제 대응할 창구가 매우 좁다는 것이다. 도내 한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는 대부분 가정 내 보호자에게서 발생하는데, 주변 신고가 없다면 사실상 학대 발생 후 대응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도우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해외의 경우 주변 아동 학대 정황 신고 요령을 적극 교육하며 신고자에 대한 보호도 철저하다”며 “학대당하는 아동을 이웃이 구원할 수 있다는 문화를 정착하는 한편, 무고죄 적용 배제 등 신고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 아동 강력범죄 전조인데…재학대 가구 현황파악 없는 시군들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잔혹사]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9580303

매년 재선충병 피해 입는데…경제 논리에 막힌 ‘수종 다변화’ [신음하는 경기 산림下]

경기지역 산림이 매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핵심 대안인 ‘수종(나무 종류) 다변화 정책’은 경제 논리에 가로막혀 답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재선충병에 취약한 침엽수종 대신 병해충에 강한 활엽수종을 심어 감염을 최소화한다는 게 정책의 골자인데, 민간 산주(山主)는 활엽수종 대비 수익이 큰 침엽수림 재배를 선호해 재산권과 정책 취지가 충돌하고 있어서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 산림 중 침엽수림은 12만5천여㏊로, 전체 산림(51만여㏊)의 24.4%를 차지한다. 매년 재선충병이 발생하면 도내 산림 4분의 1이 확산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에 산림청과 도는 매년 1천억원대 예산을 투입, 소나무재선충병이나 산불로 침엽수가 소실된 자리에 활엽수를 심어 수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문제는 도내 산림의 72.7%가 개인 소유인 데다, 산주들이 수익 악화를 이유로 수종 전환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침엽수는 ▲송이버섯 재배 ▲관상용 소나무 재배 ▲목재 가공 등으로 활엽수 대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활엽수 식재 시 핵심 수입원인 고부가가치 버섯 재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국전문임업인협회 관계자는 “목재, 관상목 판매와 더불어 재배 가능한 버섯의 가치도 (활엽수보다)크기에 임업계는 침엽수종을 선호한다”며 “활엽수 재배로 생산되는 목재나 임산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산주가 소나무재선충병 위험을 감수하며 침엽수종을 재배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도내 산림의 대다수를 소유한 산주들이 수종 다변화 정책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산림 붕괴 위험 방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산림청 관계자는 “수종 다변화에 영향을 받는 산주와 농가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이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종합 ● 관련기사 : 재선충병 습격… 사라지는 소나무 ‘속수무책’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3580547 피해는 늘고, 예산은 줄고…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한계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https://kyeonggi.com/article/20260323580607 매년 재선충병 피해 입는데…경제 논리에 막힌 ‘수종 다변화’ [신음하는 경기 산림下]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5580498 더 미룰 수 없는 산림 대전환…“단순 권고 넘어 실질적 당근 필요” [신음하는 경기 산림下]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5580499

피해는 늘고, 예산은 줄고…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한계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경기 지역 곳곳의 침엽수에 소나무재선충이 확산, 피해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막기 위한 시군 방제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선제 방역과 신속한 감염목 제거가 핵심 대책임에도 부족한 재원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인데, 정부의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있다. 2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화성, 평택, 성남 등 소나무재선충으로 골머리를 앓는 지자체들은 올해 방제 대상 면적과 침엽수 규모를 늘린 상태지만 방제 예산은 감액을 겪었다. 평택시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2023년 165본에서 지난해 1천323본으로 8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올해 편성된 방제 예산은 1억8천460여만원으로 지난해 3억1천960만원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화성특례시 역시 비슷한 사정이다. 화성시는 최근 1년 사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세가 뚜렷해지며 방제 대상 면적을 113㏊로 설정, 전년(99㏊) 대비 14㏊ 확대했다. 하지만 올해 방제 예산은 2억1천만원 규모로 지난해(약 3억9천만원) 대비 절반 수준 감액을 겪었다. 이는 산림청, 즉 정부의 예산 축소 영향이다. 소나무재선충 방제 예산은 국비 46%, 도비 16%, 시비 38% 등 국·지방비 매칭 구조로 편성되는데, 국비가 줄어들면서 지방비가 줄어든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올해 편성한 방제 예산도 139억667만원으로 지난해(287억5천만원) 대비 50% 넘게 급감했다. 일선 시군들은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것은 물론, 확산 대응도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선충병은 초기 대응이 핵심인데, 예산이 부족해 전면 방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선별 대응을 전개하고 있지만 국·도비 지원이 확대되지 않으면 피해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도는 20일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이력이 있는 22개 시군과 실무 간담회를 열고 확산 저지와 방제 대응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 대응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산림청으로부터 산림재해대책비 등 추가 예산을 확보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만큼 재원 확충과 방제 등 대응 강화를 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병성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장은 “매년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피해는 늘고 있지만 항상 예산 부족으로 적기 대응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관련 예산 대폭 확충과 적기 활용, 방제 지원을 병행해 산림을 보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종합 ●관련기사 : 재선충병 습격… 사라지는 소나무 ‘속수무책’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3580547

재선충병 습격… 사라지는 소나무 ‘속수무책’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경기도 산림이 소나무재선충병에 속수무책으로 뚫려 신음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하는 감염병이지만 방제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번번이 ‘뒷북’에 그쳐 피해를 키우고 있다. 이에 산림 대다수를 차지하는 침엽수 대신 병해충에 강한 활엽수를 심는 '수종 다변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역시도 각종 이해관계에 부딪혀 답보하는 실정이다. 경기일보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반복의 실태와 대응 과정 속 한계, 대안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이번엔 다른 때보다 확산 속도가 훨씬 빨라요. 지금 상태가 이어지면 산림 전체가 고사(枯死)할지도 모릅니다.” 23일 경기일보 취재진이 찾은 양평군 서종면 한 야산.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을 베어내는 전기톱 소리가 여기저기서 날카롭게 울려퍼졌다. 매우 높은 전염성 탓에 감염목에 대한 조처는 벌목과 파쇄, 소각뿐인 터다. ‘쿵’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진 아름드리 소나무는 하얀 단면을 드러냈지만, 가지 끝은 불에 그을린 듯 붉게 변색돼 있었다. 감염 확산으로 곳곳이 붉었던 소나무 군락지는 어느새 밑동들만 남겨져 벌목 현장을 방불케 했다. 같은 날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사읍에 위치한 산림도 비슷한 사정이었다. 일대 잣나무 군락지 사이사이로 붉게 변해 마른 감염목들이 섞여 있었으며 손으로 나뭇가지를 쥐자 힘없이 부러졌다. 성남시 한 산림에서는 지자체 방제 속도가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가 포착됐다. 곳곳에 잘려나간 나무 밑동마다 약제를 주입한 작은 구멍들이 눈에 띄었지만, 주변에는 이미 붉게 말라죽은 나무들이 즐비해 있었다. ‘치사율 100%’인 소나무재선충병이 경기 지역 침엽수를 빠르게 잠식, 일선 시군이 손 쓸 틈 없이 산림 붕괴가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소나무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침엽수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매개충을 통해 확산하는 병해충이다. 나무 내부에서 증식해 수분 이동을 막아 고사를 유발하며, 감염목은 붉게 마른다. 도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2023년 7만1천760본 규모였던 감염목은 2024년 7만2천129본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8만5천937본까지 늘었다. 더욱이 시군들은 지난해 상반기 진행한 소나무재선충병 실시설계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는 감염 확산세가 예년 대비 심화, 한정된 인력으로 진행하는 방제 속도가 감염목 확산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양평, 용인 등 다른 시군 역시 감염목을 베어내고 약제를 주입하는 방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방제 구역 인근 나무로 소나무재선충병이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특례시는 올해 방제 면적을 지난해 99㏊에서 올해 112㏊로 확대하고 방제 및 벌목 나무 수도 대폭 확대했지만 전체 감염목 제거는 하반기께로 예정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감염목 벌목과 방제를 병행하고 있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이미 번진 피해를 잡고 확산을 예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접 지역에서의 확산도 겹치고 있어 항공 예찰 및 방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종합 ●관련기사 : 피해는 늘고, 예산은 줄고…소나무 ‘재선충병’ 대응 한계 [신음하는 경기 산림上]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03235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