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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단상] ‘세계유산 등재’ 향한 양주시의 역사적 도전

8월까지 회암사지 예비평가 신청서 제출
문화도시 도약 전환점... 관심·지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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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현 양주시장

양주시는 지금 찬란한 문화유산을 세계 무대에 올리는 도전에 나섰다. 바로 ‘회암사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다.

 

지난 3월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분과 심의에서 회암사지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했다. 2022년 7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이후 약 2년8개월 만에 이룬 쾌거이며 국내 14건의 잠정목록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회암사지는 고려 우왕 2년(1376년) 왕사 나옹이 262칸의 대찰로 중창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있을 때 여러 차례 행차하고 상왕으로 물러난 후 궁실을 짓고 머무르면서 본격적으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이곳은 단순한 사찰의 기능을 넘어 행궁 역할을 했으며 조선 건국의 사상적 기반이자 태조의 도읍지 이전 구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종교적·정치적 거점이었다. 특히 지공, 나옹, 무학 등 당대 고승들이 활약한 선종 사찰로서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조선 초에는 왕실의 후원이 이어졌고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 명종의 모후 문정왕후까지 회암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사세가 크게 확장됐다. 회암사에는 262칸의 전각과 수천명의 승려가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지며 그 위상은 경복궁에 비견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가지정문화유산인 무학대사탑(보물), 쌍사자석등(보물), 선각왕사비(보물), 회암사지사리탑(보물) 등이 남아 그 위용을 전한다.

 

이처럼 회암사지는 고려 말 선종의 전통과 조선 건국기의 국가 종교정책을 연결하는 문화유산으로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양주시는 이 문화유산을 지키고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97년부터 2024년까지 14차에 걸쳐 회암사지 발굴조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적의 정밀한 구조와 배치, 축조기법 등 역사적 사실이 확인됐으며 유네스코 등재 요건에 부합하는 고고학적 가치가 입증됐다.

 

2016년부터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며 학술연구, 보존관리계획 수립, 모니터링, 홍보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회암사지의 세계사적 가치를 규명하기 위해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유사 유산을 대상으로 비교연구를 추진하고 학술대회와 전문가 포럼을 통해 국제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있다.

 

양주시는 8월까지 예비평가 신청서를 국가유산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예비평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자문기구(ICOMOS)가 정식 심사에 앞서 등재 가능성을 진단하는 절차로 통과 여부가 최종 등재의 성패를 가른다. 이를 위해 양주시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경기도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중심으로 행정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회암사지박물관과 연계한 전시, 시민 교육 프로그램, 청소년 역사체험 콘텐츠 확대 등 문화 향유 기반도 함께 조성 중이다. 회암사지 출토 유물 4천여점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 분석과 디지털 기록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회암사지의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히 유적 하나의 영광이 아니다. 이는 양주시가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자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세계 속 대한민국의 문화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사적 과업이다. 관광 활성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파급효과 또한 클 것이다. 특히 수도권 북부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회암사지 세계유산 등재는 시민의 관심과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양주시는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전문가와 함께, 그리고 대한민국과 함께 이 과정을 한 걸음씩 밟아 가겠다. 회암사지가 세계유산의 반열에 오르는 날, 양주시는 역사도시에서 문화세계도시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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