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경 성공독서코칭센터 대표
대한독립을 꿈꾸던 시기,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우리나라가 있다. 바로 아름다운 나라다. ‘아름다운’은 매우 추상적 개념이고 실제보다는 가치에 중점을 둔 표현이다.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기준이나 바라보는 시각이 저마다 다르고 그에 따른 구현 방식도 제각각일 터다. 주권을 침탈당하고 경제적 수탈에 생존 위협에 시달리는데 백범은 왜 아름다운 나라를 꿈꿨을까. 백범도 먹고살만해야 하고 자주국방을 이룰 만큼의 힘도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높은 문화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을 뿐이다. 백범은 자비와 사랑이 충만해 서로 행복할 수 있도록 강한 문화력(文化力)을 배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라를 지탱하는 진짜 힘은 부력이나 강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으며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문화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 속 문화 각 분야에 이미 한류 선구자들이 존재했다. 세계 곳곳에 본격적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이후다. 대중음악, 드라마 등을 필두로 차츰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더니 2025년 현재에 이르러서는 다양한 문화영역에서 ‘K-컬처’라는 이름으로 영향력을 발휘 중이다. ‘K-문화강국’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K-컬처가 성장하기까지 투입된 자본, 역사 및 전통 문화적 자본, 사회적 자본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핵심 요인은 문화력을 갖춘 인적 자원이지 않을까. 문화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소비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주체’로서의 인적 자원이 없었다면 과연 지금의 K-컬처가 존재했을까.
어떻게 하면 이런 문화인을 지속적으로 길러낼 수 있을까. 그 답은 바로 독서 역량을 키우는 데 있다. 문화를 소비하고 생성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은 바로 이 문해력(읽기 능력·독서 능력)이다. 글, 영상, 디지털, 기타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에 담긴 정보와 의미를 언어사고력(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능력)에 기반해 찾아내고 분석하고 비평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의미까지 생성할 줄 아는, 보다 깊고 넓은 문해력을 말한다. 지식화 역량, 콘텐츠 소비 혹은 생성 역량, 사람이나 상황 이해에 기반한 사회적 소통력은 제대로 된 문해력을 토대로 길러진다. 필자가 K-문화강국을 이루려면 제대로 된 독서인을 키워내는, ‘K-독서강국’ 건설이 먼저임을 강변하는 이유다.
디지털 환경으로의 급속한 변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해력 저하 등에 의한 전 세계적 독서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독서 선진국도 독서교육 및 독서문화 지원책, 창작 지원, 도서정가제, 도서관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서흥미도 감소 정도가 가파르고 실질 문맹률은 높아지는 우리의 현 상황에서 문화 평등권, 문화 복지권, 사회적 문화권 차원으로 국민 독서 진흥책을 더욱 활성화해도 부족한데 지난 정부는 기획재정부 예산 항목에서 ‘독서문화’ 코드 자체를 폐기했다. 국민주권정부는 이를 복원하고 ‘책 읽고 생각할 줄 알고 소통하는 문화인’을 키워내는 K-독서강국, 진정한 K-문화강국 건설에 힘써 주기 바란다. ‘책 읽는 대통령’과 K-독서 강국을 꿈꾸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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