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은 산골 바위틈에서 스스로를 밀어 내어 흐르는
샘물 같은 사람을 사랑합니다.
제 길을 찾아 밤이나 낮이나 누구의 눈길도 아랑곳 않는
작은 물길을 사랑합니다.
낯선 나무를 만나도 가볍게 눈웃음 주고 정답게 들풀마저도
구름 흐르는 바위 위 한적한 곳에 홀로 꽃 피우다 지는
허허로운 패랭이꽃을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샘물로 흐르는 물길 같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가을 들꽃 속 패랭이 같아
늦가을 단풍마저 제 몸을 지상에 누이는 들길을 걸어 봅니다.
한결 발걸음에 감기며 나를 따라오는 억새 하얀 풍경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홀로 허허롭지도 풍요롭지도 않는
새털구름 하이얗게 떠가는 가을 하늘 입니다.
돌아 올 기약 없이 산 속으로 떠나는 작은 산길 입니다.
그 산길을 걸어올라 파아란 하늘을 보면 눈물이 내려
금방 가을 들꽃이 됩니다.
지천에 은하수 수 놓는 구절초 들길이 됩니다.
<시인 약력> 경북 안동 출생 / ‘문예사조’(수필), ‘지구문학’(시)으로 등단 / 시집 ‘기억 속에 숨 쉬는 풍광 그리고 그리움’ 외 / 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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