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예(東濊)의 제천풍속으로 알려진 무천(舞天)행사가 고조선의 풍속으로 기록된 문헌이 최초 발견돼 학계에 파란이 예상된다.
인천시립박물관 윤용구 박사는 지난 1907년 A. 스타인에 의해 영국으로 반출된 돈황문서(敦煌文書)에서 고구려사와 관련한 귀중한 사료를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윤 박사는 돈황문서 내 토원책부(兎園策府) 주석에 고조선의 풍속으로 10월 제천행사인 무천(舞天)이 열렸고, 출정에 앞서 소를 잡아 발굽의 형상으로 길흉을 점치던 우제점(牛蹄占)이 있었다는 기록을 새로 발견했다.
현재까지 국사교과서에는 고조선 이후 동예(東濊)가 ‘무천’, 부여는 영고(迎鼓), 고구려 동맹(東盟)이란 제천행사를 지낸 것으로 실려 있다.
또한 중국 당나라가 고구려 침공의 여론몰이를 위해 과거시험에 정벌 방법 등을 출제한 문헌도 국내 학계에서는 처음 발견했다.
토원책부 필사본 가운데 ‘정동이(征東夷)’라는 항목에 고구려 원정에 대한 의견을 묻고 원정의 당위성과 정복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당 태종의 일곱번째 아들인 장왕(蔣王)의 지시로 두사선(杜嗣先)이 650년대에 만든 토원책부는 과거시험에 출제될 예상문제와 모범답안을 자문자답식으로 저술한 책이다. 모두 30권 분량이었으나 현재는 서문과 권1만이 돈황문서로 전한다.
자문자답 형태의 질의 응답에는 고구려 원정의 필요성과 화전(和戰) 양면의 전술과 모범답안이 무엇인지 노골적으로 나타나 있다.
또 고구려 정복을 통한 천하통일의 정당성을 위해 전쟁에 반대하는 신하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정벌의 여론조성을 위해 과거 시험에 ‘유격전, 전쟁터의 지형, 기상, 심리전 등을 논하라’는 문제도 출제돼 있다./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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