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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9 (수)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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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지사

‘떡지사’라는 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유난한 떡 사랑을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르기 시작한 별명이다.

그가 떡에 대한 일가견(一家見)이라도 설파(說破)할 적이면 흡사 떡 보급 선교사를 양성하는 미션스쿨(Mission School)의 교장선생님 같은 느낌마저 준다. 그는 행사나 연회에서 (케이크 커팅과 같은 맥락의) ‘떡 자르기’를 할 때-실제로는 떡이 잘 잘려지지 않는 까닭에-칼을 대는 시늉만 하는 것을 마뜩찮게 생각한다. 그는 “연회커팅용 떡을 조금 더 부드럽게 개발해 손쉽게 자를 수 있도록 만들 수 없을까?”를 고심한다. “삼각 김밥이나 샌드위치처럼 편의점, 제과점 등에서도 떡을 공급하는 방안은 어떨까?”

“작고 예쁜 포장 단위, 다양한 모양·색깔·맛을 내는 퓨전 떡 개발로 어린이·청소년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떡 전문가를 파티쉐(제빵 전문가) 못잖은 인기직업” 등 떡의 다양화, 저변확대, 유통 혁신, 연구개발 등을 강조한다. 유명 브랜드 빵이나 패스트푸드 등에 절대로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게 우리 떡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방위 소속 고조흥 의원(한·포천 연천)과 공동 주최로 군부대와 학교에 우리 떡을 간식으로 급식하기 위한 시식 및 서명행사를 개최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트랜스지방과 고열량 걱정이 없는 고품질 웰빙 식품 우리 떡을 젊은이들에게 공급하고 쌀 활용의 폭을 넓혀 쌀 농가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떡 급식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경기도는 지난해 지역 학교와 군부대 등 10곳에서 떡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마치고 세부사항을 검토 중이다. 첫 발은 이미 내디뎠다. 그러나 떡 급식사업 앞에는 ‘가격’이라는 벽이 버티고 서 있다. 좋은 쌀로 만들어야 제 맛이 나는 떡은 비쌀 수밖에 없기에 여기에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이 사업의 핵심 포인트가 될 ‘가격은 저렴, 품질은 상품’이란 딜레마 극복은 ‘떡지사’의 난제가 될 것 같다.

그의 ‘맥점(脈點)찾기’를 지켜보자. “혹시 ‘떡지사’란 말을 들어보셨느냐?”고 물으니 그는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떡은 쌀이요, 쌀은 곧 우리 농업의 ‘고갱이’니 그의 떡 사랑이 반가운 것이다.

/박 용 철 한국농촌지도자 경기도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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