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운행 공영버스 단 2대 배차간격 2시간… 배 출항시간 맞추려면 콜택시 ‘요금 폭탄’
백령병원 신축했지만 의료진 부족… 내과·외과 등 전문의 없고 공중보건의 잦은 순환
지난해부터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백령도 등 섬 지역 주민의 생활은 여전히 팍팍하다.
섬과 내륙을 오가야 하는 불편뿐만 아니라 섬 안에서의 대중교통 이용에도 불편을 겪고, 백령병원이 신축됐지만, 의료진이 부족해 의료서비스 수준도 열악하다.
17일 옹진군과 백령도 주민에 따르면 백령도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공영버스 단 2대뿐이다. 배차 간격은 오전·오후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면 2시간~2시간20분이나 된다. 버스가 한 번 출발하면 백령도 전 지역을 돌기 때문에 2시간가량 걸린다.
두무진 등 용기포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외곽지역 주민들은 오후 1시, 오후 5시10분 2차례밖에 버스를 탈 수 없다. 용기포항에서 낮 12시50분, 오후 1시30분께 출발하는 배를 타려면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택시비는 무려 2만~2만 5천 원가량 된다. 관광객도 대중교통으로는 섬을 돌아볼 수 없어 렌터카를 이용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이 높지만, 옹진군은 공영버스 추가 투입이나 노선변경 등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공영버스 하루 운임수입이 10만 원도 채 안 될 정도로 적자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로부터 연간 4천만~5천만 원가량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인건비나 유류비를 충당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16조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시설(교통시설 등)을 우선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백령도 주민인 김모씨(67·여)는 “차도 없고 운전도 할 줄 모르는 노인들은 배를 타러 나가려면 비싼 택시비를 물어야 한다”면서 “주민으로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의료서비스 여건도 비슷하다. 인천시는 지난 2013년 12월 163억 원 상당을 들여 30병상 규모의 인천시의료원 백령병원을 신축했다.
내과, 치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6개 진료과와 수술실, 외래진료실, 영상의학실, 응급실, 물리치료실 등 주요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의료진이 부족하다.
특히 내과와 외과는 전문의와 공중보건의사가 없고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도 의료진이 부족하다.
공중보건의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쉽지 않다. 주민 이모씨(61·여)는 “병원에 가도 잠깐 살펴보고 뭍(내륙)으로 나가라고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백령병원 이두익 분원장은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병원 소속 전문의 배치를 늘려야 한다”며 “전문의가 어렵다면 공중보건의사라도 우선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은 “중앙정부와 협의해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백령=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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