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현대 어우러진 바비큐·백숙 ‘자연의 맛’
‘집밥’이 인기다.
올 여름휴가엔 가까운 농가맛집을 찾아 ‘집밥’의 진수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농가맛집에서 자연의 향이 피어나는 시골밥상을 맛본 뒤 주변 볼거리와 즐길거리까지 만끽하고 나면 일상에 찌든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리는 최고의 힐링이 될 수 있다.
농가맛집은 농촌진흥청이 향토음식 전승과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2007년부터 육성하고 있는 농촌식당으로, 전국에 80여곳이 있다. 이번 휴가철에 가볼 만한 경기지역 농가맛집 2곳을 이틀에 걸쳐 소개한다.
여주시 점동면 관한리의 ‘토리샘’은 향토음식과 양식에 조예가 깊은 모자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유명하다. 김덕수 토리샘 대표(60·여)는 열아홉살에 동래 정씨 종갓집에 시집와 북한이 고향인 시어머니로부터 간장, 고추장 등 전통 장류와 향토음식을 일찍부터 접했다. 시어머니의 솜씨를 이어받은 김 대표는 김치를 비롯한 모든 음식에 인공 조미료 대신 천연 조미료를 고수하고 있다.
종갓집 며느리의 전통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물씬 배어나는 손맛과 호텔조리학을 전공한 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아들 정현수씨(39)의 세련된 음식 솜씨가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 이곳의 특징이다. 모자의 손맛이 전통과 현대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으로 ‘퓨전 음식’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토리샘’은 도토리처럼 작지만 야무지고 옹골차다는 뜻의 순우리말 ‘토리’에 농가맛집 앞마당에 위치한 옻샘의 ‘샘’을 붙여 만들었다.
특히 토리샘 안에는 옻중독이나 피부병에 걸렸을 때 먹고 바르면 낫는다고 해 ‘옻샘’이라 불리는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어 토리샘의 모든 음식은 이 약수로 만들어진다. 또 이곳에서는 여주쌀과 텃밭에서 직접 기른 쌈채소와 고추 등의 채소를 사용하고, 뒷산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을 재료로 활용한다.
토리샘의 주메뉴는 토리정식과 토종닭백숙이다. 토리정식은 목살 바비큐와 전통음식의 퓨전으로, 가스 위에 1년 정도 말린 벚나무 장작을 올려 연기를 피우는 ‘온훈’ 방식으로 6시간 정도 돼지 목살을 익힌다.
110~120도 정도로 가열하면 수육보다 부드러우면서 기름기는 빠진 채, 육즙은 그대로 있어 씹히는 맛이 일품인 목살 바비큐가 만들어진다. 직접 만든 손두부, 겨자소스에 버무린 양파는 바비큐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두릅, 인삼꽃, 깻잎, 머위, 오가피 등 산야초로 만든 장아찌, 그리고 고구마 전분으로 만들어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고구마묵도 이곳의 별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비큐를 먹고 나면 전통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각종 나물무침, 나물잡채, 제철 채소로 만든 반찬이 밥과 함께 나온다.
토종닭 계사에서 5~6개월 방사해 키운 닭으로 만들어진 토종닭도 이곳이 자랑하는 메뉴다. 각종 한약으로 중탕한 약물을 함께 가마솥에 부어 끓이는 것이 특징이다. 찹쌀과 녹두 등 오곡과 잡곡이 들어간 죽도 제공되고, 겉절이와 1년 이상 묵은김치, 물김치도 곁들여지는 등 맛과 건강을 모두 챙기는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 제격이다.
정현수씨는 “자연이 만들어준 재료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식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토리샘의 메뉴를 추천한다”며 “앞으로도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통의 맛에 신선함을 더한 음식을 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ㆍ연인ㆍ친구들과 맛있는 시골밥상을 맛보고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도시를 만끽하고 싶다면 세종대왕릉과 신륵사, 명성황후 생가, 도자기박물관,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등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를 갖춘 여주가 제격이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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