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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떼죽음 부른 장단반도 ‘공포의 전봇대’

11년만에 또 고압전선에 감전
조류協 “전봇대 지중화해야”

▲ 파주환경운동연합 시민생태조사단 송영화씨 제공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독수리의 대표적 월동지인 임진강 북쪽 파주 장단반도 일대에서 지난 2004년에 이어 11년 만에 독수리 20여 마리가 고압전선에 감전돼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장단반도내 농경지와 갈대밭에 설치된 전봇대를 모두 지중화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회장 한갑수)는 지난달 29일 월동지 주변에서 감전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수리(Cinereous Vulture. 천연기념물243-1호) 두마리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한번에 1∼5마리씩 모두 21마리가 월동지 반경 500m이내 전봇대나 전선 아래에서 사체 또는 죽어가는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앞서 이곳에서는 지난 2004년 12월에도 독수리 18마리가 2만2천V 고압전선에 감전돼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파주지회는 “군부대에서 정전이 됐다고 연락이 와 가보면 주변에서 숨진 독수리가 있곤 했다”며 “높은 곳에 올라앉는 독수리가 전봇대에 올라가 쪼는 습성 때문에 고압전선에 감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갑수 회장은 “장단반도에 찾아오는 독수리들과 임진강 하구 및 한강 하구를 찾는 수많은 철새들을 보전하려면 임진강, 한강하구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장단반도의 전봇대를 지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수리 감전사에 대해 전방지역 군부대도 비상이 걸렸다. 독수리 감전사고와 함께 정전이 발생, 군부대의 전자감시장비가 멈춰서는 등 군 경계에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군부대는 한국전력공사 파주지사에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전 파주지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장단반도 일대에서 모두 6차례 정전사고가 인지됐다”며 “응급복구를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5억 원의 예산을 편성, 4㎞구간 전선을 완전 절연 전선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오는 4∼5월께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임진강&DMZ시민생태조사단 모니터링 결과, 장단반도는 매년 11월부터 독수리 700여 마리가 찾아 와 겨울을 나고 있는 국내 대표적 독수리 월동지이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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