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직장인 K씨(41)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 예산 책정에 때아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에는 설 명절이 1월인데다가 조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녀 예년과 같이 각각 1만 원, 3만 원, 5만 원씩 건네줬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조카들이 모두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된 것. 팍팍한 주머니 사정이지만 설과 졸업ㆍ입학을 고려해 각각 5만 원과 7만 원, 10만 원을 주기로 결정했다.
자영업을 하는 C씨(45)는 큰 결단을 내렸다. 둘째 조카가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만큼 세뱃돈에 양복 구매 비용을 더해 50만 원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K씨는 “조카들이 커 갈 수록 세뱃돈도 커져가는 건 진리”라면서 “추석과 달리 설에는 세뱃돈에 부모님 용돈, 차례 비용까지 더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지출하는 ‘적정한’ 세뱃돈은 어느 정도일까. 초등학생, 중ㆍ고등학생, 대학생으로 나눠 ‘1-3-5’와 ‘3-5-10’ 원칙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직장인 1천3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은 1만 원이 5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2만 원과 3만 원이 각각 11.3%, 11.8%로 뒤를 이었다. 중ㆍ고등학생은 5만 원(37.5%), 3만 원(25.9%) 순으로 조사됐고, 대학생은 5만 원(36.6%)과 10만 원(35.9%)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한국 갤럽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세뱃돈’은 직장인들에게 하나의 짐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설문 조사 등을 고려해 보면 ‘1-3-5’, ‘3-5-10’ 원칙이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지만 결국은 각자의 사정에 알맞은 금액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성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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