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33)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K씨가 피살자 시신들을 냉장고와 장롱에 각각 유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강력계는 18일 오후 2시 청사 기자실에서 이씨 부모 피살 사건의 개요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검거된 피의자 K씨(34)는 공범 3명과 함께 지난달 25∼26일께 안양시 소재 이씨의 부모 자택에서 흉기를 사용해 이씨의 부모를 살해했다.
이들은 범행 직후 이씨의 아버지 시신은 냉장고에, 어머니 시신은 장롱에 각각 유기했다.
이들은 25∼26일 사이 차례로 범행 장소를 떠났다. 우선 K씨를 제외한 공범 3명은 25일 밤 10시20분께 사건 현장을 빠져나왔으며, 다음날 26일 오전 10시10분께 K씨가 범행 장소를 나섰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27일 오전 이삿짐센터를 불러 이씨의 아버지 시신이 든 냉장고를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빼낸 뒤 평택의 창고로 이동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씨의 어머니는 장롱에 유기된 상태로, 경찰이 발견 당시 집 안은 깨끗이 치워져 육안으로는 집안에 혈흔 등을 발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달 16일 이씨의 동생(31)으로부터 “부모님과 전화가 오랫동안 안 된다”는 신고 접수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씨 부모 거주지인 안양 자택에 방문, 인기척이 없어 문을 강제 개방한 후 이씨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CCTV 추적을 통해 용의차량을 확인, 17일 오후 거리를 배회 중이던 K씨를 검거했다.
검거 직후 진술을 거부하던 K씨는 “이씨의 아버지에게 빌려 준 2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며 범행동기가 채무관계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2천만 원때문에 이같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K씨 등은 범행 당시 집안에 있던 5억 원을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해당 금액은 이씨의 동생이 본인 소유의 차량을 판 뒤 이씨의 아버지가 집안에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직 5억 원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아직 붙잡히지 않은 공범 3명은 K씨가 고용한 인물들로 조사됐다. K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경호원을 채용한다”고 공고를 낸 후 이들을 고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후부터 본격적인 피의자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유족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댓글(0)
댓글운영규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