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 “6선 박병석과 金 의원 의견 합치면 추대 바람직”
“코로나 속 경제전문가가 전반기 의장 맡아야” 주장 설득력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수원무)·박병석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으로 급부상, 경선에 대비한 ‘물밑 스킨십’에 시선이 모아지는 가운데 당내 일각에서 ‘합의 추대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거대 여당’으로 거듭난 상황에서 국회의장직을 놓고 다선 의원들이 경쟁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4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을 인물로 5선에 오르는 김진표 의원과 당내 최다선(6선)이 되는 박병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인 김진표 의원은 당 안팎을 중심으로 ‘국회의장설’이 나오면서 출마를 신중하게 고심 중이고, 20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나섰던 박병석 의원은 당내 의원들을 만나며 접촉 면을 넓히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7일 새 원내 사령탑 선출 이후 국회의장 경선 일정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만약 김·박 의원이 모두 국회의장 도전을 강행하면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합의 추대론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 도내 중진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김·박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얘기되고 있는데, 양측이 의견을 모을 수만 있다면 합의 추대하는 게 좋겠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며 “여러 사람이 언급되는 것도 아니고, 김·박 의원 두 명이 거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도내 의원도 “최근 김·박 의원을 따로따로 만났는데, 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 수를 확보하게 된 데다 21대 첫 국회의장인 만큼 서로 의견을 잘 모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만약 합의 추대가 이뤄질 경우에는 누가 먼저 전반기 국회의장을 맡느냐가 관심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선수(選數)에 따라 두 사람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최다선인 박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및 경제 위기 등 국가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김 의원이 먼저 전반기 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센 상황이다. 김 의원은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장과 민주당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을 맡아 국난 극복에 집중했다. 참여정부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다양한 정치적·행정적 경험을 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더욱이 21대 국회 전반기 의장은 임기를 2년가량 남겨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을 책임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100대 국정과제 마련을 진두지휘한 김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김·박 의원이 실제 국회의장 합의 추대를 위한 대화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자고 합의를 해도, 후반기에 가면 제3의 인물이 의장직에 도전할 수 있다”면서 “김·박 의원 모두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인 만큼 양측 모두 원내대표 경선 이후 분위기를 살펴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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