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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네가 아는 게 뭐냐

네가 아는 게 뭐냐

네가 아는 게 뭐냐

봄이 오면

목이 메이는 이유도 모르면서

물이 액체로 흐르는 것만 알지

그 자체로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르면서

바위는 꿈쩍도 않는 줄로 알고

용암을 액체로만 알지

사랑이 어떻게 울고

기억이 왜 쪼개지는지도 모르면서

산이 높은 줄만 알고

발밑에 스치는 안개가 구름인 줄도 모르는

너는

자연을 노래한다고

시를 읊는다고 나이만 먹고 있는데

네가 아는 게 뭐냐

 

 

정태호

1987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

시집 <풀은 누워야 산다>

<창세기> 등 다수.

수필집 <무지의 소치로소이다>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 경기PEN문학상 대상 수상.

국제PEN한국본부 경기지역위원회 회장, 서울시인협회 부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수지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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