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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4 (금) 메뉴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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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예타 통과 백령공항... ‘붐비는 섬 공항’ 안착시켜야

지난주 세밑을 앞두고 인천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10여 년 숙원이었던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8번째로 큰 섬이다. 그러나 풍랑 거센 바닷길로 서해 최북단 고립무원의 섬에 다가가기란 여의치 않았다. 이에 이곳 주민들은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비행금지구역 해제 및 공항 건설을 요구해왔다. 2016년에는 제5차 중장기 공항개발계획에도 반영했다. 그러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는 2차례나 탈락, 이번 삼수 만에 통과한 것이다.

 

백령공항은 50인승 소형공항으로 김포공항까지 1시간 거리로 단축시킨다. 인천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25만4천㎡ 일대에 길이 1.2㎞,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계류장, 터미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 2천18억원 규모로 전액 국비로 건설한다. 올해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2026년 착공, 2029년 완공의 사업 일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9년 백령공항 이용 여객을 연간 24만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옹진군은 공항이 열리면 현재 13만명인 연간 백령도 방문객이 2030년 3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백령공항은 민·군 겸용 공항이다. 백령도 주민들과 주둔 군인들의 육지 내왕 수요로 백령~김포공항이 주력 노선이다. 전국 14개 공항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백령공항의 운항 노선도 김포공항을 넘어 김해·청주·광주공항 등 전국 운항망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어렵사리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은 터라, 인천시는 2년 앞당겨 2027년 개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시는 조기 개항을 위해 올해 기본계획 및 타당성평가, 2024년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착공을 2025년으로 앞당긴다는 의욕이다.

 

백령공항은 그간 여러 어려운 관문을 거쳐 이만큼 왔다. 이제 여하히 성공한 섬 공항으로 안착시킬 것이냐는 과제가 남았다. 공항이 성공하려면 그만한 여객 수요가 따라줘야 한다. 주민이나 주둔 군인들의 수요를 넘어 육지에서 앞다퉈 찾아오는 백령도로 만들어야 한다.

 

인천시는 공항 주변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고급 휴양 및 의료관광숙박시설, 해양스포츠단지, 케이팝 입체 공연장 등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여관급 숙소에 해안 유람선이 고작인 백령도다. 2025년 준공·개항을 준비 중인 울릉공항의 경우, 여객 수요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다. 백령공항이 자칫 ‘찬 바람 부는 공항’이 되지 않으려면 서둘러 관광·엔터테인먼트 인프라를 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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