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로고
2025.07.06 (일) 메뉴 메뉴
위로가기 버튼

[천자춘추] 대중 수출 위기 속 기회 찾자

image
배길수 한국무역협회 경기남부지역본부장

2022년 우리나라는 수출액과 무역 규모가 각각 사상 최대인 6천840억달러와 1조4천151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6위의 무역대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수많은 대외 악조건하에서 사상 최대인 472억달러의 무역적자도 함께 맞닥뜨려야 했다.

 

대규모 무역적자의 요인 중 하나로 대중(對中) 무역흑자 급감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대중 무역흑자 규모는 12억5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230억달러 감소했다. 5월부터는 본격적인 대중 무역적자 국면에 돌입했는데 9월을 제외하고 12월까지 매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스마트폰 및 반도체 경기 부진 등 일시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래 신산업 핵심 원료 및 부품에 대한 대중 수입이 급증한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인 리튬이온 축전지와 수산화리튬은 어느덧 대중 수입 상위 5대 품목으로 자리 잡았는데 중국 수입 의존도가 85% 이상이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와중에 대중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도 심상치 않다. 특히 중국의 봉쇄 정책을 겪으며 중국 투자의 불확실성을 실감한 기업 상당수는 중국 현지 공장을 철수시켰다. 또 미국은 중국을 제조 생산기지로 둔 기업에 대해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우리 수출과 무역흑자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무역 구조가 위기에 봉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내포한다고 했던가.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을 대체한 덕분에 2022년 대미(對美) 수출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증가했다. 중국에서 철수한 많은 기업이 베트남 진출을 확대한 결과 베트남은 한국의 1위 무역흑자국이 됐다. 우리 수출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틈새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지금의 대중 수출 위기는 오히려 중국에 편중된 수출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도내 수출기업에는 해외 전시회가 공급망 재편의 틈새를 활용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지난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한 상당수 업체는 중국 기업이 불참하면서 바이어의 관심이 한국 제품으로 대체되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대중 수출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수출 기업이 해외 전시회로 새로운 시장 개척 기회를 발견하는 2023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0)

댓글운영규칙

-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법률에 의해 제해될 수 있습니다. 공공기기에서는 사용 후 로그아웃 해주세요.

0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