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다는 게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오늘부터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신나게 놀거예요!”
14일 오후 5시께 수원 조원고 교문을 나온 윤준원군(남·19)은 “시험이 끝난 소감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탐구 영역이 국어, 영어, 수학보다 어려웠다”고 답한 뒤 이같이 외쳤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4교시(한국사 및 탐구 영역)이 끝난 오후 4시40분께. 비가 조금씩 내리며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수험생을 마중 나온 가족들은 우산을 쓴 채 굳게 닫힌 학교 정문을 연신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시험을 일찍 마친 일부 학생이 교문을 나서자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20여분 후 답안지 확인을 마저 끝낸 대부분의 학생들이 우르르 고사장을 나서자 교문 앞은 서로를 부르는 활기로 가득 찼다.
자신을 지나쳐 가는 학생들에게 “고생했다 얘들아!”를 외치던 조선형씨(48·여)는 아들이 나오자, 우산을 내려두고 힘껏 껴안았다. 그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갈비를 먹으러 갈 것”이라며 “그동안 너무 애쓰고 고생한 아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성남 늘푸른고에서도 가족을 만난 수험생 일부는 ‘문제가 말이 안 된다’거나 ‘실수는 안 했는데, 걱정된다’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대부분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아내와 함께 반려견을 안고 딸을 기다리던 박정철씨(61·남)도 우산 아래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시험을 마치고 나온 딸을 열심히 찾았다.
오후 5시께 딸을 만난 박씨는 “1시간 전부터 이 근처에 아내랑 와 있었다. 고생한 딸이랑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으러 갈 예정”이라며 “훌륭하게 공부하고 시험을 치니 대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미추홀구 인천고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이어졌다. 이영문씨(55·남)는 쏟아져 나오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활짝 웃으며 나오는 아들 권예준군을 발견하고 “아들~”하며 손을 올렸다. 권군 역시 이에 화답하며 달려와 어머니 이씨를 꼭 안았다.
권군은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여겨져 잘 본 것 같다. 앞으로 남은 논술 시험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넘게 돌봐준 어머니께 너무 감사하다. 수능도 끝났으니 부모님 속 안 썩이고 효도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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