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경·이지현 작가 평면회화 34점, 내달 27일까지 안상철미술관 전시 여성의 시각으로 자아·세상 탐구... 친숙한 캐릭터가 건네는 유쾌한 위로
관습이나 사회에서 형성된 ‘나’를 돌아보고, 진정한 자아와 마주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안상철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로 김숙경·이지현 초대전 ‘내 안의 나: 꿈의 단어들을 상상해요’를 선보이고 있다. 김숙경, 이지현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한 중견 여성 화가로, 전통 기법을 현대적 소재에 접목해 각자의 시각으로 개성 있는 화풍을 확립했다.
두 작가는 모두 일상의 삶에 기반을 두고 현실에서 이탈한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기억 속의 어린 시절, 만화·동화 속 세계, 유토피아 등 진정한 자아를 실현할 이상향 같은 곳들이다.
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서는 두 작가의 평면회화 34점을 펼쳐보인다.
먼저 김 작가는 여성의 시각으로 ‘내 안의 나’를 바라본다. 그는 전통 한국화의 재료인 분채를 사용해 여성 인물을 주로 그리는데, 작품에는 여성과 함께 다양한 꽃과 새, 나비, 실타래, 인형, 거울, 그릇 등의 모티프가 자주 등장한다. 꽃은 생명력을, 새와 나비는 자유로운 비상을, 실타래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삶을 비유하는 식이다. 작품 ‘가장 아름다운 시절’, ‘포스트우머니즘’이 대표적이다.
작품 속 여성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삶과 꿈에 관한 것이지만 여성 일반의 서사이기도 하다. 섬세하고 다채롭게 그려진 여인들은 동화 속 공주처럼 화사하고 아름답다. 현실에서 잊고 지낸 내 안의 나, 즉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여성의 시각으로 자아와 세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페미니즘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이 작가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로 유쾌한 위로를 건넨다. 대중문화의 캐릭터를 이용해 현대의 트렌드와 욕망 사이의 접점을 탐색한다. 작품 ‘Amuse15’, ‘Amuse26’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도날드 덕 등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불러와 친숙한 만화영화의 주인공을 불러와 새로운 맥락에 놓기도 하고 베어브릭 이미지를 전통적 채색화 기법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베어브릭은 귀여운 곰의 얼굴과 블록 모양의 몸을 가진 수집용 장난감으로 오늘날의 ‘키덜트 문화’를 대표한다. 작가는 동심을 지닌 캐릭터를 재창조해 소유와 유희의 욕구를 일깨운다. 작품을 통해 관람자가 즐거움을 느끼고 치유와 위로를 받으며 내면의 순수한 자신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안상철 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의 이야기는 조용하지만 밝고 경쾌하다. 또 따뜻한 시선으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 편안함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전시를 통해 일상과 자아실현의 욕구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진정한 나를 찾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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