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올핸, 일자리 좀 많이 만들어 주세요”
[데스크 칼럼] “올핸, 일자리 좀 많이 만들어 주세요”
  • 박정임 경제부장 bakha@kyeonggi.com
  • 입력   2014. 01. 23   오후 8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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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고 다 즐거운 건 아니다. 음식 장만이 걱정인 주부들은 벌써 등에 땀이 난다고 하소연한다. 혼기를 놓쳤다면 결혼은 언제 할거냐는 잔소리를 명절 내내 들어야 한다.

취업 준비생들은 맘고생이 더 심하다. 수십 군데 이력서를 내 놓고 결과를 기다는 동안 속이 탈대로 타 있는데 모처럼 만난 친인척들이 ‘아직도 놀고 있느냐?’라며 가볍게 던진 한 마디에 상처받기 일쑤다. 아무개는 대기업에 취업했더라며 비교라도 당하면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한 포털업체가 구직자들에게 ‘설날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을 물었더니 ‘앞으로 어떻게 할 거니?’ 였다고 한다. 가뜩이나 불투명한 미래에 답답하기만 한데 계획을 물으니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다. 둘째로 듣기 싫은 말은 ‘아직도 취업 못했어?’라는 노골적인 질문이었다. 그다음은 ‘아무개는 좋은 회사 들어갔던데’로 이럴 땐 참았던 울분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일단 아무 데나 취업해’, ‘언제 취업해서 돈 모을래?’, ‘한 살 더 먹었는데 정신 차려야지?’ 하는 말을 듣기 싫다고 했다.

올 설에도 이 같은 말을 들어야만 하는 청년실업자가 30만 명이 넘는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는 전년과 비교하면 1만 8천 명 증가한 33만여 명으로 8.0%의 청년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11조 원이 넘는 예산을 일자리 창출에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15~29세의 청년 고용률은 39.7%로 사상 처음 30%대로 주저앉았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0년 이래 최저다.

청년 실업자가 줄지 않는 이유는 대학진학률 상승과 관련이 있다. 지난 1990년 33.2%에 불과하던 대학 진학률이 2012년에는 71.3%로 껑충 뛰었다. 높아진 눈높이만큼 눈에 들어오는 건 ‘대기업’, ‘공기업’, ‘금융권’, ‘공무원’ 등 높은 연봉에 안정적인 일자리뿐이다. 취업을 위해 재수, 삼수를 감수하니 실업자가 느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올해도 취업시장이 밝지 않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경영악화와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채용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채용계획을 확정한 243개사의 채용 예정 인원은 3만902명이었다. 지난해 3만1천372명보다 1.5% 감소한 수치다. 중소기업은 10곳 중 4곳 만이 올해 직원 채용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사회 진출이 좌절된 청년들의 시련은 청년 당사자만의 문제론 그치지 않는다. 국가의 입장에서도 생산성 저하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약화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월 말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함께 청년 취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대별 고용 확대방안으로 정책 효과를 높이고 청년 고용에서 가장 취약한 고등학교와 전문대 졸업자를 고용시장으로 유도하는 각종 예산ㆍ세제 지원책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한다. 각 부처에 뿔뿔이 흩어진 취업·창업정보를 한 곳으로 통합해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모쪼록 장기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 청년 실업자들이 내년 설은 즐겁게 맞기를 기대해본다.

박정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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