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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청·시교육청 전시상황 을지연습 중 근무지 이탈하고·차에서 잠자고…

마련된 상황실 아무런 통제 없어
차량 20여대 시동 켠 채 정차
공무원 “통제안돼 이탈 빈번”

인천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A씨가 시 교육청을 빠져나가기 위해 차량 시동을 걸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A씨가 시 교육청을 빠져나가기 위해 차량 시동을 걸고 있다.

“명색이 전쟁 대비 훈련인데 공무원이 근무지를 이탈하고, 차량에서 취침하는 것은 심각한 안보 불감증 아닙니까?”

전시 대비 을지연습에 참가한 인천시와 시 교육청 공무원들이 훈련지를 이탈하거나, 차량에서 취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규정한 ‘을지연습 매뉴얼 기타 강조사항’에는 ‘연습기간 중 근무자 이석금지(취약시간대 근무지 이탈 등)’를 통해 훈련 참가 공무원의 자리 이탈을 막고 있다.

하지만 훈련에 참가한 공무원들에게 이 규정은 유명무실했다.

을지연습 2일째인 30일 오전 5시 7분 시교육청 별관 앞.

훈련 단체복인 노란 상의를 걸친 시 교육청 소속 공무원 A씨는 36고XXXX 자신의 차량 주위를 서성거리더니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곧이어 라이트가 켜지고 차량은 곧 바로 시교육청 정문을 빠져 나갔다.

기자가 뒤 쫓아가자 이 차량은 시교육청 맞은편 21세기 병원 뒤 주차장에 멈춰 섰고, 기자를 의식한 듯 차량은 급히 주차장에서 떠났다.

이 차량은 오전 5시20분 시 교육청으로 돌아와 주차했던 자리를 찾아갔다.

A씨는 상황실이 마련된 시교육청 별관 건물의 쪽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 건물은 전시대비 연습 본부로 모든 출입이 통제돼야 하지만, A씨는 물론 본 기자까지 따라 들어갔지만 아무런 통제도 없었다.

15분 사이에 훈련 참가 공무원이 근무지를 이탈하고, 전시 상황실이 민간인에게 뚫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A씨는 “24시간 차량을 주차하면 차량 5부제 규정에 걸려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잠깐 나갔다 온 것”이라며 “1시간마다 하는 인원 점검에는 자리에 있었으며, 이탈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인천시 공무원의 안보 불감증도 심각하다.

오전 3~7시까지 최소 20여명의 훈련 참가 공무원이 차량에서 취침했다.

오전 4시 52분 시 본청 앞 주차장 40오XXXX 차량과, 오전 5시19분 62노XXXX, 5시 20분 시 교육청 주차장 36고XXXX, 5시 22분 시의회 주차장 21보XXXX 차량 주인들은 시동을 켠채 잠들었다.

이 밖에도 약 20여대의 자동차가 시청과 시교육청 곳곳에 시동을 켠채 서 있었다.

남·여 4명은 오전 3시30분~4시20분까지 시 본청 앞에서 소란 스럽게 수다를 떨며, 전시 훈련 상황을 무색케 했다.

순찰을 도는 청원 경찰도 시동이 켜진 차량에 불빛만 비춰볼 뿐이었다.

한 공무원은 “시청과 시교육청이 이정도인데, 10개 군·구와 5개 교육지원청은 어느 수준일지 알만하다”며 “통제가 전혀 안되고 있어, 차량·도보로 인한 근무지 이탈은 빈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흥기 시 비상대책과장은 “이석(자리이동) 금지면 화장실도 가지 말라는 얘기냐”며 “시 본청은 주차장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므로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주재홍·이관우·이승욱·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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