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훼손 vs 지나친 차별...말 많은 대학 ‘학점은행제’ [로컬이슈]

학업 적령기를 놓친 성인들을 위해 대학교마다 평생교육 일환으로 학점은행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도를 이용하면 대학에 다니면서 딸 수 있는 학위를 단 2년 반 안에 취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규대학 재학·졸업생들로부터 공정성 훼손을 지적받는다. 선거철마다 허위 학력 논란이 발생하기도 한다. 로컬이슈팀은 학점은행제를 둘러싼 논란과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경기 광주시체육회장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A씨. 연임에 성공한 B회장을 상대로 지난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A씨에 따르면 B회장이 선거 당시 내세운 ‘K대 경영학과 졸업’ 학력이 허위라는 것인데, B회장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본안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직무수행을 할 수 없다. A씨는 “B회장은 선거 당시 후보자 등록신청서에 졸업하지 않은 K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고 적었다.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허위로 학력을 기재하지 않았다면 선거 결과는 분명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회장은 “2015년부터 4년간 K대 부설 평생교육원을 다녔고, 학점을 취득해 학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당시는 4년제 대학 정규과정 졸업과 별 차이가 없다”고 해명했다. B회장처럼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위를 받은 학생 수는 지난해에만 7만여명에 달한다.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평생교육원(사회교육원)의 학점은행제. 그러나 정규 대학 재학 및 졸업생들은 이로 인해 ‘공정성’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본교나 평생교육원이나 똑같은 대학교 출신”이라며 학벌 지상주의에 따른 지나친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비등하다. 실제로 최근 K대 커뮤니티에선 K대 재학생과 K대 부설 평생교육원 재학생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가며 논란이 됐다. 게시자는 “평생교육원 재학생이 K대 이름이 박힌 ‘과잠(학교·학과 이름을 새긴 외투)’을 입고 밖에서 K대에 재학 중이라고 하거나, 프로필에 뻔뻔하게 ‘K대 재학’이라고 표시해 놓는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관련 악플이 잇따라 달리며 공방이 벌어졌다. 반면 지난해 도내 한 사립대 평생교육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D씨(30)는 가정 형편으로 접은 대학 학위를 학점은행제를 통해 이뤘다. D씨는 “뒤늦게라도 못다 한 학업의 꿈을 이루고자 대학교 평생교육원을 통해 학위을 받는 것”이라며 “국가에서 시행한 제도인데 왜 무임승차라고 비꼬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만 팽배한 학벌주의에서 비롯된 사회적 차별”이라고 우려했다. 학점은행제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다.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 매년 증가하는데... 학생 간 차별은 여전 [로컬이슈]

학점은행제도를 통해 학위를 받는 학생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제도는 지속되는 학생 간 차별 논란 등을 불식하지 못해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12일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학점은행제로 학위를 취득한 학생 수는 매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4만5천976명(전문학사 2만1천295명, 학사 2만4천681명)에서 2019년 4만9천651명(전문학사 2만2천114명, 학사 2만7천547명)으로 늘었다. 또 2020년 5만3천976명(전문학사 2만3천902명, 학사 3만74명), 2021년 6만3천3명(전문학사 2만8천797명, 학사 3만4천206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만259명(전문학사 3만163명, 학사 4만96명)에 달했다. 1997년부터 시행된 학점은행제는 누구나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학위를 취득해 학점 이수 등이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학력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 졸업 후 받는 학력과 동등하게 인정받기 때문에 대학 학위를 취득하고자 이용한다. 사회복지사 2급, 보육교사 2급 등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공인회계사 등 시험 응시자격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도 수강하며,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학위는 교육부장관 명의로 발급된다. 이 밖에도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학점인정법)’에 따라 대학에서 학위 취득에 필요한 학점 가운데 일정 학점(학사 84학점, 전문학사 48학점) 이상을 이수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해당 대학 ‘총장’ 명의로 발급받을 수 있다. 경기도의 경우 40개 대학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학점은행제 학습운영과정이 가능한 평가인증을 받아 부설 평생교육원 4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30개 대학, 33곳의 평생교육원에서 대학총장 직인이 찍힌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총장 명의로 나간 학위증일지라도 평생교육원 학위과정 이수일 뿐 본교 단과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취득 방법은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학위증에 대한 표기 방법은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학력을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잘못 기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논란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경식 전북 남원시장은 ‘H대 허위학력’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전북경찰청은 최 시장이 지난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H대 사회교육원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졸업했음에도 최종 학력을 ‘H대 경영학 학사’라고 표기한 부분에 대해 허위 학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H대 학위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최 시장이 학위를 수여했다고 판단, 불기소 처분했다. 학교명 뒤에 ‘졸업’이라는 표기만 하지 않으면 학점 은행제를 통해 취득한 학력도 정규 학력으로 인정된다는 취지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생교육법에 따라 취득한 학사학위와 전문학사학위는 고등교육법상 취득한 학위와 같은 효력을 지닌다. 그러나 평생교육원 학점은행제로 취득한 학위를 해당 ‘대학교 졸업’으로 표기해선 안 된다”며 “관련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으로 기입해줄 것을 안내하고 있을 뿐, 표기 방법에 관한 규정은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대 총동문회 관계자는 “평생교육원에서 학위과정을 이수했다고 해서 ‘경영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동문회 회칙에 의거, 평생교육원 학생들 또한 동문으로 인정은 하고 있다”며 “총동문회 행사 시 본교 졸업생과 분명한 차이를 두기 위해 명찰에 ‘○○학과(학점은행제)’로 나눠드린다”고 전했다. 전문가 제언 "본질 흐려진 학점은행제… 관리·감독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 대학마다 예산 부족에 따른 과장된 홍보 등으로 학점은행제의 본질이 흐려져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하고 정부와 대학의 적극적인 대처와 관리 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이 학점은행제도를 통해 학력을 부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국가평생교육원의 역할과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며 “우수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과 강사 등에 인센티브를 많이 주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일 것 같다.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는 대학과 부설기관에 대한 인증을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생교육원은 기존 대학과 차별화해 학점은행제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며 “그러면 자연스레 학점은행제가 콤플렉스가 아닌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는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는 일부 대학의 과장된 홍보 등에 대해 강력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대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일부 대학들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지방 대학 갈래, 서울 대학 갈래’ 등의 과장된 홍보를 통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학점은행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며 “교육부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과도한 홍보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및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충전소 전기차 ‘다닥다닥’… 화재 땐 속수무책 [로컬이슈]

탄소중립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반면 전기차 구매 수요가 급증하자 원인 불명의 안전사고가 잇따른다. 화재가 대표적이다. 전기차는 ‘열폭주 현상(열로 생긴 발열반응으로 인해 반응률이 증가해 다시 열을 생산)’ 등으로 인해 불이 나면 순식간에 배터리 온도가 1천도까지 상승해 대형화재로 번진다. 그럼에도 관련 법규나 이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 무엇보다 지자체의 관심은 미흡하다. 로컬이슈팀은 전기차 ‘30만 시대’를 맞아 화재 위험성을 되짚고 해결책을 제시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달 7일 오전 11시33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고색동의 한 건물 옆에 세워져 있던 전기차(쎄보-C 2인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2인승 소형 전기차의 불을 끄는데 출동한 소방인력은 소방대원 51명과 소방장비 24대에 달했다. 전기차 차주는 화재가 발생한 차량을 옮기던 중 안면부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차량은 전소되고 인근 건물 일부까지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경기도에서만 12건(경기소방재난본부 집계)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기차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시설 등 현장점검 결과 안전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후 4시께 찾은 하남시 신장동 초대형 복합쇼핑몰. 하루 평균 7만명이 방문한다는 이곳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구역마다 파란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가 다닥다닥 붙은 채 충전을 하고 있다. 바로 옆 차량정비소에서는 타이어 교체, 엔진오일 교환 등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며 점검을 받는다. 문제는 전기차가 기계 결함 등으로 충전 도중 화재가 발생하면 인접 차량으로 불길이 번져 건물 전체가 화마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정비소가 바로 인접해 있어 오일류 등 가연물로 인해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이어질 위험성 또한 높다.  주차장 차량 화재는 소방차 진입도 불가능해 신속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소방시설은 이곳에서 2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소화기 1대가 전부였다.  화성시 병점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하 2층 아파트 출입구 바로 옆에 충전소가 있지만 스프링클러나 소화기 등의 소화시설은 전무했다. 소방시설이라곤 바닥에 놓여 있는 소화기 1대가 전부다. 소화기 1대로는 전기차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소화 용수를 공급해주는 소화전은 이곳으로부터 10~20m 떨어져 있어 빠른 화재 진압에 무리가 있다. 여기에 주차장 출입구 높이는 2.3m에 그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소방차(3m)가 진입할 수 없는 구조다. 입주민 김세진씨(38·화성시)는 “전기차가 매년 급증하는 데 비례해 화재 위험도 매년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 충전시설 주변에 소화기를 적절히 설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전기차 불안 안꺼진다... 화재 안전대책 ‘절실’ [로컬이슈]

잇따른 전기차 화재에 소방당국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전기차 등록 현황은 7만7천648대로 집계됐다. 2018년 6천383대에서 2019년 1만1천750대로 급증하더니 2020년 2만477대, 2021년 3만9천958대로 증가했다. 도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매년 2배가량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최근 기후위기와 미세먼지 등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더해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지원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도의 전기차 보급을 위한 구매보조금 예산은 지난 2018년 505억원에서 2022년 6천368억원으로 5년 새 12배가량 증가했다. 전기차 증가에 따라 충전시설 설치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2022년 12월 기준) 도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급속 3천605개, 완속 4만4천915개 등 모두 4만8천52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362만대를 포함해 무공해차 450만대를 각각 보급하기로 함에 따라 전기차 보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가 매년 급증하는 것에 비례해 화재 발생 건수 역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총 23건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 2019년에는 각각 1건이었지만 2020년 2건, 2021년 6건, 2022년 12건으로 매년 2배 이상 증가했다. 화재 사건 절반 이상(17건)은 배터리 발화 또는 관련 부품 과열·손상으로 발생했다.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화재 시 온도가 1천도까지 빠르게 치솟는 이른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게다가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위치해 있어 화재 초기 신속한 진압이 필수다. 그런데도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관련 법령이나 방재시설 규정은 아직도 미흡한 실정이다. 전기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산업은 성장세이지만 경기도 전역 급속충전소 안전 운영 진단 등에선 문제점이 많아 여전히 차주들이 불안한 상태”라며 “정부와 소방당국,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나서 차주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이용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제언 “지하 밀폐된 충전시설 위험... 스프링클러 의무화를” 전기차 화재 사고, 관리·감독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된 만큼 전문가들은 법 개정 등을 통해 규정을 강화하고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안전불감증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광호 평택대 스마트모빌리티학과 교수는 “배터리는 화학반응이 전파되면서 화재가 점점 더 커지고 불이 잘 꺼지지 않아 최소 3, 4시간은 화재가 지속될 수 있다”며 “그동안 발화지점 주변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계속 새로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제도 정비의 필요성도 강하게 요구했다.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외부 공간보다 건물 내부 지하주차장에 있는 곳이 많지만 지하주차장은 지상보다 공간이 밀폐되고 소방차의 진입이 어려움에도 이에 대한 관련 법 제도가 없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전기차 화재 진압의 핵심은 다량의 물을 주입해 배터리의 열을 낮추고, 화재가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전기차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위한 전용 소화약제, 배터리 커버 파괴 및 내부에 직접 물을 주입 가능한 진압장비 개발, 충전소 및 밀폐 또는 반밀폐 공간 화재 예방·대응 시스템 개발 등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또 화재 사고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대응전술 등 화재진압기법을 개발하고 교육·훈련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차량 하부 화재 진압을 위한 바닥 매립형 역방향 스프링클러와 차수판 기술 도입, 질식 소화포 비치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및 지자체에서도 전기차 화재 관련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관리·감독의 책임 소재 등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음경택 안양시의회 부의장은 “최근 아파트 등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은 밀폐된 공간이라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하면 굉장히 위험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너무 깊은 지하층에 충전시설 설치를 막고 방수량이 큰 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주차 구역 내 소화기 배치 기준과 소화 능력, 화재 확산에 대비한 방화 구역 등 지역에 맞는 대책도 필요하다”며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어 충전시설 화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만 급급하지 말고 이에 대한 제도 정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 “전기안전관리법에 의거해 충전시설에 대한 점검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충전기 주변에 스프링클러, 소화기, 소화전 등이 구비돼 있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도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며 “시는 전기차 화재 관련 방수포 구입을 준비 중이며 충전시설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는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현상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현상은 과전압, 과방전, 외부적인 충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배터리에 과부화가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열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내부 온도가 단시간 폭발적으로 수천 도까지 올라가 연쇄적으로 산화하는 현상이다. 리튬이온 성분 등으로 제조한 전기차 배터리의 특성상 화재 발생 시 일반적인 분말소화기나 물로는 쉽게 소화하기 어렵다. 소방당국은 다량의 물로 배터리를 가두는 방법으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민선 8기 수원특례시 ‘교통혁명’ 시동 [로컬이슈]

인체에 흐르는 피. 어느 한 곳이 막히면 생명의 위험이 초래되는 등 인간의 몸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여겨진다. 교통도 마찬가지다. 병목현상에 따른 교통체증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단조차 없으면 주민들의 민원은 불 보듯 뻔하다. 이는 지역 경제 침체까지 유발한다. 반대로 도로나 철도가 깔리는 등 촘촘한 교통망이 구축되면 시민의 편의 증진은 물론이고 지역 발전까지 기대된다. ‘교통은 곧 복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민선 8기 수원특례시는 이러한 복지를 실현할 사통팔달 도시를 꿈꾸고 있다. ■ 동수원권 교통 편의 높인다 수원은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해 용인~서울 고속도로 등 경기 지역 주요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관내 교통 수요가 항상 잠재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동수원권인 영통구를 관통하는 덕영대로와 중부대로는 관내 상습 정체 구간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덕영·중부대로로 인해 자동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곳에 대한 대중교통망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원특례시가 수원을 거쳐 서울까지 잇는 남북철도, 즉 동수원권 광역철도망 확충을 시도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애초 서울 수서차량기지 이전을 전제로 수원특례시와 경기도, 용인특례시, 성남시는 2020년 2월 이와 관련한 공동 시행 협약을 착수하고 같은 해 8월 용역에 들어간 바 있다. 수서차량기지를 수원·용인·성남시 중 한 곳에 끌어오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노선 연장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따라서 용역은 지난 2021년 11월 완료됐으나 이들 지자체는 부동산 폭등 등의 이유로 이를 비밀에 부쳤다. 더욱이 이전 대상인 수서차량기지(20만8천264㎡)를 비롯해 여유 면적 등 총 30만8천264여㎡의 땅을 3개 지자체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도시화가 진행돼 가용 용지가 부족한 수원특례시 입장에선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지난해 말 서울시가 수서차량기지를 덮고 그 위에 주거와 상업이 혼재되는 복합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원특례시 등의 계획은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었다. 그러나 돌파구가 생겼다. 정부가 지난 2021년 8월 화성시 진안동 등의 일원에서 총 2만9천가구의 진안신도시 건립 계획을 발표한 것이 발단이다. 진안신도시의 촘촘한 교통망 구축이 필요한 만큼 화성시 역시 지난 21일 수원·용인·성남의 공동 시행 협약에 동참하는 등 이들 지자체는 서울 3호선 연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해당 사업이 완료될 경우 동수원권의 주민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용인, 성남 등을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 호매실동 ‘교통요지’ 재탄생 정부는 총 9천657억원을 들여 지난 2006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광교중앙역~월드컵경기장~수서중사거리~화서역~호매실지구를 잇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총 길이는 10.1㎞다. 지난 2010년부터 호매실동에는 약 8천가구의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들어섰다. 그러나 관내 위치상 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있어 광역교통체계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탓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호매실동을 광역교통 특별대책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 대책은 신분당선 연장 사업 지연으로 호매실지구 주민들이 겪는 교통 불편을 정규버스 11대 추가 투입, 출퇴근 전세버스 10회 증회 운행 등의 대책으로 단기처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의 실시설계를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첫 삽을 뜰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수원특례시는 호매실지구 주민들을 위해 빠른 사업 진행을 촉구하고 있다. 오는 2028년 예정된 해당 사업이 끝날 경우 호매실지구 주민들은 화서역을 거쳐 광교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데다 기존 신분당선 노선으로 서울까지 갈 수 있는 등 교통 오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루 유동인구 11만3천명, 경기지역 유동인구 1위를 자랑하는 수원역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 노선이 들어선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총 4조3천857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은 수원역~의왕역~가천~서울 삼성역~왕십리~의정부~덕정역을 잇는 총 길이 7.48㎞의 철도 건설 사업이다. 이 중 수원 구간(수원역~의왕역)은 5.36㎞다. 현재 KDI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민간사업자에 대한 적격성을 검토 중이다. 완료 후 민간사업자 현대건설컨소시엄과 국토부는 실시협약 체결, 실시계획 수립·승인 절차를 거쳐 착공에 들어가는 것으로 계획됐다. 오는 2028년 개통 시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북부권에 대한 수원 시민들의 이동 발판이 마련된다. 이외에도 수원 지역에선 북수원, 장안구청, 월드컵경기장, 아주대삼거리, 영통동을 관통하는 동탄~인덕원선 복선전철 건설사업도 진행 중이어서 북수원 주민들의 교통 편의 향상도 기대된다. ■ 오산~용인 고속도로로 ‘광역교통축’ 확보 오산 양산동(서오산 TG)~국도1호선~용인 성복동(서수지 TG)까지 17.3㎞를 잇는 총 9천13억원 규모의 오산~용인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은 수원을 관통(11㎞)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중 8.3㎞는 대심도 지하터널 형태로 건설된다. 특히 해당 고속도로에는 대황교동 지하차도 인근 세류IC, 시청사거리 주변 팔달IC 등 수원 지역의 IC가 설치되는 것으로 계획됐다. 광교외식타운 앞 광교IC는 현재 국토부와 경기중앙고속도로㈜(현대건설컨소시엄) 간 실무협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국토부와 민간사업자가 실무협상을 마치고 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쳐 공사를 추진하게 된다면 오산과 용인을 잇는 광역교통축이 확보될뿐더러 도심지 경유 차량 감소로 교통혼잡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탓에 완공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 외에도 시는 특정 구역에서 일정한 노선, 운행 계획표 없이 시민들의 호출, 사전 예약에 따라 운행하는 신개념 교통서비스 DRT(수요응답형 모빌리티)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지는 올해 영통구 광교신도시에 이어 권선구 고색역으로 지정했으며 2024년 이후에는 당수지구에서 이러한 버스가 달린다. 이 중 당수지구와 같은 신규 택지개발지구는 입주 초기 주민 부족에 따른 적은 교통 수요로 운송업체가 버스 노선 확충을 주저한다는 단점을 지닌 만큼 시는 DRT로 이러한 맹점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교통망 확충으로 사람이 모이고 시민이 편안한 경제특례시 수원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양주시의 특별한 도서관…‘휴먼북 라이브러리’ [로컬이슈]

사람이 한 권의 책이 돼 전문 지식과 생생한 경험 그리고 재능 계발 노하우 등을 나누는 지역 기반 지식공유플랫폼인 ‘휴먼북 라이브러리(Human-book Library)’가 개관해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남양주시에는 정약용도서관을 비롯해 13개의 공공도서관과 107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121번째로 개관한 이 도서관은 종이·전자책을 읽는 것이 아닌 사람의 지식 등을 대화로 나누는 특별한 곳이다. 시는 이 특별한 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 지혜 전문성을 갖춘 시민 휴먼북(멘토)과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 경력단절 여성, 어르신 등 모든 계층의 시민(멘티)을 연결해 나갈 계획이다.  ■ 시민 연결 시대 개막! 도시 미래에 희망 심는다 시는 지난해 12월 개관을 위해 운영계획 수립부터 온라인 시스템 구축 등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공예, 요리, 육아, 여행, 음악, 인생담 등 소소한 분야부터 퇴계원 산대놀이(이재훈 경기도무형문화재 제52호 퇴계원산대놀이 보유자), 진로·진학·취업 코칭, 방송 연기 지도 등 특별 분야까지 주제에 제한 없이 분야별로 멘토(18세 이상 순수 재능봉사자)가 될 휴먼북 모집에 공을 들였다. 오랫동안 테니스를 즐겨하는 주광덕 시장이 스포츠·레저 분야에 ‘어릴 때부터 배우는 테니스 기초기술’을 등록하면서 제1호 휴먼북이 탄생하게 됐고 ▲남양주시의회 김현택 의장 ‘의회민주주의(다수결의 원칙)’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작곡한 이범희 작곡가 ‘대중음악&팝 컴퓨터음악 만들기’ ▲배우 최재성 ‘방송연기지도’ ▲남양주시 홍보대사인 가수 장미화 ‘노래와 인생이야기’와 윤태규 ‘통기타와 노래’ , 배우 최준용 ‘방송연기지도’ 등 많은 참여가 이뤄졌다. 휴먼북의 분야별 등록 현황을 보면 ▲음악·미술·방송(42개) ▲육아·교육·진로·취업(41개) ▲스포츠·레저(20명) ▲재능달인·인생이야기·기타(29개) 순으로 많았다. 연령대는 40~60대가 주를 이뤘으며 70대 이상도 14명으로 인생이야기나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등록돼 있다. 남녀 비율은 각각 반반에 가깝게 균형을 이뤘다. 현재까지 의사·변호사·음악가·스포츠인, 명사, 공무원, 일반 시민까지 180여명의 휴먼북이 등록을 마치고 재능나눔을 펴고 있다. 시는 이들에게 봉사활동 시간 지급과 추후 활동에 따른 우수자 선정 및 시상, 워크숍 진행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 ■ 지식·재능·인생경험 공유 플랫폼 남양주시 휴먼북 라이브러리 개관 지난해 12월16일 열린 개관식에서는 주 시장과 김 의장 등 휴먼북 100여명이 참석해 휴먼북 라이브러리의 의미 있는 시작을 알렸으며 장종기 평생학습과장의 운영계획 보고와 위촉장 수여 등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인생 이야기 분야 휴먼북으로 등록하고 특별 공연에 나선 한 사람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라경 선수였다. 그는 지난해 일본 여자 실업 야구팀 아사히 트러스트에 입단해 일본 무대를 밟은 한국의 최초 여자 야구 선수가 됐다. 또 리틀야구 여자 선수 최초 홈런과 최연소 국가대표 등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도전의 아이콘이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야구 인생의 길을 참석자들과 함께 회고하며 열정과 도전정신에 대해 감동적인 강연을 펼쳤다. 또 앞으로 남양주시 휴먼북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다짐하며 응원의 의미로 사인볼도 전달했다. 주 시장은 “사실 이전까지 김라경 선수에 대해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알게 됐다”며 “김 선수가 남양주시 휴먼북으로 활동하게 된 건 직접 온라인을 통해 등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휴먼북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시는 독자들의 휴먼북 열람 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휴먼북의 활동 가능 시간 등을 확인하고 조율해 시간을 확정한다. 이후 그 시간에 지정된 장소에서 멘토링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신청에 제한이 있는데, 1명당 하루 1권, 한 달에 최대 4권의 휴먼북 열람이 가능하다. 또 휴먼북 열람은 기본 1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며 상호 합의가 이뤄지면 1시간 이내로 연장도 가능하다. 현재 13개 공공도서관과 지역의 작은도서관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테니스 등 스포츠 멘토링이 지역 체육시설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도서관 이외의 장소는 별도 지정이 이뤄진다. 시는 일대일 매칭 방식 외에도 학교와 연계해 미래 진로 탐색 등을 도와주는 찾아가는 휴먼북이나 휴먼북 토크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연말에는 1년간의 운영 성과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주 시장은 “휴먼북 라이브러리는 각 분야의 달인이 인간 명저로 참여해 고전이나 베스트셀러보다 더 생생한 지식의 보고가 될 것”이라며 “최고의 지식과 재능은 물론 생생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 등 휴먼북들이 가진 에센셜(나만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보석)을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경력단절 여성, 어르신들을 위해 적극 나누고 공유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 찬스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꿈과 희망은 있으나 현실의 벽에 부딪힌 청년들이 딛고 올라설 수 있는 디딤돌이자 사다리가 돼 이들이 재능을 발휘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확신한다”며 “저부터 휴먼북 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2천500명 공직자와 함께 지속적인 휴먼북 발굴과 관리,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경제 활성화… 경기도 공항시대 ‘이륙’ [로컬이슈]

지난 2021년에 이어 지난해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2021년 9월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경기남부 민간공항 건설’이 적시된 게 시작이다. 이는 그동안 수원특례시가 신설을 염원해 왔던 경기국제공항의 또 다른 명칭이다. 곧이어 구체화 움직임이 나왔다. 올해 국토부의 본예산안에 해당 시설의 사전 타당성 조사 예산 2억원이 반영된 채 국회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가시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는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 경기국제공항 왜 필요한가 경기국제공항 신설은 다른 공항의 포화 우려에서 촉발됐다. 오는 2040년 연 1억4천386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조사된 인천국제공항의 수용 규모는 1억4천만명이다. 넘치는 이용객에 수용 부족 규모가 386만명으로 측정된 것이다. 2045년 2천132만명(수용 1억4천만명 대비 예측 수요 1억6천132만명), 2050년 3천639만명(1억4천만명 대비 1억7천639만명) 등 포화 상태는 날로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포국제공항의 전망도 어둡다. 2035년부터 이용객이 3천502만명으로 예측돼 3천500만명의 수용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2040년 139만명(수용 규모 3천500만명 대비 예상 수요 3천639만명), 2045년 236만명(3천500만명 대비 3천736만명), 2050년 345만명(3천500만명 대비 3천845만명)이다. 이처럼 수도권 지역의 공항 포화가 현실화되는 만큼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국제공항이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경기 남부지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굴지의 반도체 기업들이 분포해 있다. 우리나라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 산업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경기국제공항이 항공 운송 수단을 도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다. 수요도 충분하다는 용역 결과도 나왔다. 아주대 산학협력단 등이 지난 2021년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수행한 ‘경기남부 국제공항(경기국제공항) 항공 수요 분석 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요는 824만명으로 이에 따른 경제성은 2.043이다. 통상적으로 경제성 수치가 ‘1’ 이상(공항의 경우 0.5)이면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정치권 화두 경기국제공항과 수원군공항 이전 경기국제공항은 수원군공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대구통합신공항처럼 전국적으로 군과 민간 통합 형태의 공항이 건설되는 가운데 경기국제공항 역시 수원군공항 이전 전제하에 이러한 공항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군 통합 형태의 공항은 활주로를 함께 사용해 건설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을 지닌다. 현재 수원군공항은 지난 2017년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가 선정되는 등 국방부에 의해 옮겨지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가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경기국제공항을 명시한 상황에서 해당 지역에 별도의 민간 공항이 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경기국제공항 사전 타당성 조사 예산이 반영된 국토부의 본예산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해당 예산안의 수정 이유로 ‘화성시 화옹지구 일대의 경기남부 국제공항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이 필요하므로 2억원 증액’이라고 기재했다. 이처럼 수원군공항 이전에 따른 경기국제공항 신설 가시화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면서 정치권 역시 앞다퉈 이를 공약하고 나섰다.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같은 해에 치러진 2022년부터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수원군공항 소음 피해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전 지역에 대해선 중앙정부가 대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후보 시절과 취임 직후 경기국제공항 신설을 공언했다. 더욱이 공론화위원회 첫 의제로 이를 선정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변화된 기류… 신설 효과는 자명 경기국제공항은 갑론을박의 대상이었다. 경기국제공항 신설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국토부,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까지 정해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라는 입장만 내세우며 추후 절차를 밟지 않는 국방부. 따라서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한 일부 여론도 있었는 데다 해당 시설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도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주로 일부 화성지역에서 이러한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화성지역 시민단체가 경기국제공항 유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같은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도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대학 학생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사회기반시설 확충에서 비롯됐다. 경기국제공항이 건설될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당 시설을 잇는 교통망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일례로 지난해 2월 정부가 건설을 선언한 가덕도신공항(부산 강서구)의 경우 관련 지자체는 부산신항~김해 간 고속도로 가덕신공항 연장, 창원 신산업선 등 도로와 철도 인프라 확충을 건의하고 있다. 또 경북 군위·의성군으로 이전이 확정된 대구통합신공항 인근 지역 역시 도청~신공항 간선도로와 같은 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현재 경기 남부지역의 경제자유구역은 평택포승지구, 현덕지구, 시흥배곧지구 등으로 구성됐다. 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외국 기업은 세금이 감면되는 데다 국가유공자와 같은 취업보호 대상의 우선 채용 의무에서 벗어난다. 경기 남부지역에 들어선 경기국제공항으로 항공 운송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기업 유치가 더욱 수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원군공항 이전에 따른 가칭 서수원경제자유구역 등 추가적인 경제자유구역 지정 역시 민선 8기 수원특례시의 구상 안에 포함돼 있다. 낙후된 서수원 지역의 발전이 기대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또 경기국제공항 건설로 7조8천829억원의 생산유발액, 5만5천447명의 취업유발효과 등 경제적 효과가 자명하다는 분석이다. 수원특례시 관계자는 “경기 남부지역에 경기국제공항이 건설되면 화성 국제테마파크에 대한 관광객 유입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어느 한 지역의 이익이 아닌 경기 남부지역의 공동 발전을 위해 경기국제공항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쪽짜리 권한... ‘속빈강정’ 특례시 [로컬이슈]

13일 ‘지방자치 새역사’ 특례시가 출범 1주년을 맞는다. 특례시가 된 지자체는 행정 권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이에 걸맞은 행정 권한 등을 제대로 이양받지 못했다. 86개 기능과 380개가 넘는 사무 중 정부로부터 받은 권한은 고작 9개 기능과 142개 사무뿐이다. 여전히 ‘무늬만 특례시’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로컬이슈팀은 특례시 출범 1주년을 맞아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등을 진단했다. 편집자주 2020년 12월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수원·용인·고양시 등 도내 3개 지자체와 창원시 등은 지난해 1월 특례시가 됐다. 11일 도내 특례시에 따르면 특례시가 출범하면서 각 지자체는 특별·광역시에 버금가는 행정 권한을 확보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성과는 미미하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해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등 도내 3대 특례시 단체장들은 실질적인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특례시 특별법’ 제정과 ‘특례시 지원기구 구성’ 등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정부와 국회 등에 요청한 핵심 사무 내용으로는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계획 수립 △생태계 보전부담금에 관한 사무 등 △폐기물 처분 부담금에 관한 사무 △산업단지 개발 등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 △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에 대한 사무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에 관한 사무 △대부업 등의 등록 사무 △비점오염원 관리 대책에 관한 사무 등이다. 하지만 특례시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이들 특례시는 제대로 된 행정·사무·조직권한 등을 아직 이양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 요구한 총 86개 기능과 380여개 사무 등에 대해 이양받은 권한은 고작 9개 기능(142개 사무)뿐이다. 인구가 수원·고양·용인특례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가 ‘특별시·도자치위원회’ 등을 마련해 광역지자체 행정권한을 부여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100만 특례시의 법적 지위 등을 명시한 법도 찾아볼 수 없다. 한 특례시 관계자는 “정부는 제주도나 세종시처럼 특례시에 맞는 특별법 등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강원도는 인구 부족 등의 이유로 최근 ‘특별자치도’를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적인 문서에서조차 특례시라는 표기를 하지 말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홍길동도 아니고, 특례시를 특례시라고 부르지 못하는 이러한 정책을 왜 만들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가 특별법 등을 만들어 지원해줘야 제대로 된 특례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태웅 행정안전부 특례시지원팀장은 “지난해 18건에 대한 법 개정 심의를 진행했는데 부처 간 이견이 있어 일부만 성사됐다. 결국 특례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선 서로 간 협의와 동의 등이 필요한데, 각 부처가 형평성과 효율성을 고려하다 보니 권한 이양이 더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통 1개 권한에 단위 사무가 수십개에 달하고, 사무별로 얽혀 있는 각 부처가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협의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례시 권한 이양 원활하게... 개별법령 제·개정 시급 [로컬이슈]

원활한 특례시 권한 이양을 위해 ‘개별법령 제·개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법 개정 여부는 각 부처의 의지에 달려 있어 자치분권위원회의 의결이 있더라도 권한 이양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실제 자치분권위원회가 이양을 의결한 18개 사무 중 9개는 아직 법제화 요청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양이 결정된 9개 사무는 △물류단지의 개발 및 운영 △지방관리 무역항의 항만시설 개발 및 운영 △지방관리 무역항 항만구역 안에서의 공유수면관리 △산지전용 허가 등 △환경개선부담금에 관한 사무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구성 운영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등 △관광특구 지정 및 관리 권한 △신기술 창업집적지역 지정 협의 등이다. 특례시 지정 1년이 넘어가지만 항만 관련 사무 2건을 제외하면 7개의 실질적인 권한만 넘겨 받은 것에 불과하다. 특례시 관련 ‘지방시대위원회’가 구성 단계에 머물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는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합한 ‘지방시대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때문에 활발히 이뤄져야 할 권한 이양 심의는 전면 중단됐다. 단위 사무가 많은 만큼 심의 과정에서 각 부처와 광역지자체, 특례시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면서 심의 자체가 지연돼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12월 운영된 ‘특례시지원협의회’ 같은 전담기구를 즉각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은 “분명 누군가는 특례시 활성화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주체가 없는 상황이다. 모든 게 붕 떠 있는 실정”이라며 “특례시 권한 이양이 늦어지는 원인이다. 특례시 지원 전담기구를 설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앙정부의 확고한 자치분권 의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치분권위원회를 대신할 지방시대위원회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구속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그간 자치분권위원회가 권한 이양을 의결해도 부처 간 이견 탓에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결국 자치분권위원회의 결정에 구속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곧 구성될 지방시대위원회에는 충분한 구속력이 주어져야 한다”면서도 “자치분권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합쳐 놓은 것에 불과해 좋은 결과를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정 권한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 회장은 “권한이 가면 돈도 따라가야 하는데, 돈이 안 가면 특례시는 일만 떠안게 되는 셈”이라며 “결국 특례시의 재정자립도는 더욱 낮아지고 업무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 연구원 역시 “특례시 입장에선 분명 그에 준하는 권한과 지위, 그리고 재정이 필요하다. 재정이 있어야 특례시민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정 또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이상일 “특례시지원특별법안 마련 최선” “특례시 출범 1년, 특례권한을 확보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습니다.”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 대표회장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특별법 제정과 특례시 지원기구 설치 등 특례시의 실질적인 특례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특례시가 공식 출범했지만 ‘특례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다른 기초자치단체와의 차별적 권한 확보가 미진해서다. 4개 특례시(용인, 수원, 고양, 창원)는 지난해 11월 경남 창원시 진해해양공원에서 ‘2022년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 임시회의’를 개최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을 비롯해 전국 4개 특례시 시장들은 이날 전국대도시연구원협의회가 수행한 ‘특례시지원특별법 제정 기초연구’ 최종 보고를 경청하고 특별법이 담아야 할 핵심 사안과 입법 추진을 위한 방법 등을 논의했다. 이상일 회장은 “4개 특례시 시정연구원은 공동연구를 통해 세종특별자치시, 강원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의 선례와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특례시지원특별법 제정 관련 기초연구를 완료했다”며 “추가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특례시지원특별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례시지원특별법에는 특례시의 법적 지위 규정, 조직·재정 등 포괄적 특례권한 명시, ‘특례시지원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는다. 특례시를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의 유형으로 명확히 분류해 법적 지위와 실질적 권한 확보 및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특례시지원특별법 초안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특례시 권한 확보에 자신의 인맥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간담회’에 참석해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게 특례시장 대표를 지방시대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시켜 특례시 입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는 특례시가 이미 얻은 특례 권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최소한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같은 달 6일에도 특례시 시장들과 이 장관의 간담회를 마련해 특례시 권한 강화에 대한 다섯 가지 의견을 개진하고, 네 가지의 수용안을 적극 지원받기로 했다. 이상일 대한민국특례시시장협의회장은 “정부의 6대 국정목표 중 하나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에서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등을 따로 보지 않는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특례시 출범 목적을 이룰 수 있도록 행정력을 강화하고 특례시지원특별법의 조기 제정으로 특례권한을 확보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특례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로컬이슈] 경기도내 낚시터 규제 미비… 관리·감독 손놓은 지자체

경기도내 낚시터 곳곳에서 방갈로를 우후죽순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관련법이 미비해 관리·감독에 손을 놓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갈로는 낚시를 하다 잠깐 쉴 수 있도록 설치한 수상시설물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허가를 받고 운영되고 있는 도내 낚시터는 200곳이 넘는다. 낚시터업을 운영하려면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 또는 한국농어촌공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낚시터는 바다, 하천, 저수지 등 공유지에 위치해8 있다. 저수지 낚시터는 지자체나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곳으로 나뉜다. 농어촌정비법 제16조에 따라 농업생산기반시설에 해당하는 저수지는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관리한다. 쉽게 설명하면 큰 규모의 저수지는 농어촌공사가, 작은 규모는 지자체가 각각 관리한다. 문제는 낚시터 방갈로를 숙박용으로 낚시꾼에게 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상시설물인 방갈로는 건축물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건축법상 건축물은 땅 위에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축물이 아니면 관련법상 숙박업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낚시터에서 이를 숙박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이와 관련해 낚시터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방갈로는 낚시객들이 먹거리 등 물품을 보관하고 잠시 쉴 수 있는 용도로 오래전부터 사용돼 왔다. 이미 자자체에서 허가를 받아 수십년 간 운영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전국 모든 낚시터가 다 똑같다. 그럼 모두 다 불법인가”라고 반문했다. 일선 지자체에선 이를 두고 낚시터시설물 관리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단속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방갈로가 불법 숙박업이나 낚시터 시설물로 본다 해도 숙박시설이 아닌데다 무허가건축물로 분류하려 해도 수상시설물은 건축물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현행 법에는 낚시터 방갈로 운영에 관한 규정이 없다. 그러니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단속 또는 관리에 손을 놓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숙박을 제공한다면 당연히 건축물관리대장으로 등록하고 숙박업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관련법이 정비돼 있지 않다. 방갈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제언 “관련법 개정… 사고 미연에 막아야” 낚시터 내 방갈로를 숙박시설로 이용하는 데 안전사고, 관리·감독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된 만큼 전문가들은 법 개정 등을 통해 규정을 강화하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방갈로 대부분이 불에 잘 타는 천막, 비닐, 목재, 샌드위치패널 등으로 시공돼 화재에 취약하며, 음식 조리를 위해 가스버너 등을 사용하는 경우 폭발할 우려가 있다”며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렵고 인근 무허가 건축물로 화재가 확대되면 인명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 정비의 필요성도 강하게 요구했다. 낚시육성법상 수상시설로 방갈로가 규정돼 있지만 이를 숙박시설 등 목적 외에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금지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원호 법무법인 함백 변호사는 “공중위생법상 무허가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처벌 규정은 있지만 낚시터이고 수상시설이라는 점 때문에 지자체의 관리감독의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려면 법령 정비 등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관련 법이 정비되면 지자체에선 형식적인 단속과 미미한 벌금 등 솜방망이 처벌 외에 적극적인 관리감독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세혁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는 “현행법상 지상에 고정된 건축물이어야만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할 수 있고 숙박업으로 영업 행위를 할 수 있다”며 “지자체가 낚시터업 허가 등을 내주기 때문에 현장점검을 적극적으로 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정비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방갈로를 숙박시설로 이용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관리감독의 책임 소재 등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명원 경기도의원(국민의힘·화성2)은 “편법으로 과도하게 이득을 취하는 것 자체가 합당치 않기 때문에 조례 제정이나 법 개정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당국이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로컬이슈] 호텔값 맞먹는 방갈로… 저수지마다 편법 ‘둥둥’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980만명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나홀로 레저활동’이 증가했다. 레저활동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려했을 레저활동 중 하나가 낚시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내 일부 낚시터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허가를 받았다는 명목으로 저수지를 ‘개인 사유지’처럼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임의로 수상펜션 등의 간이숙박시설(방갈로)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방갈로를 단속하는 기준은 미비하거나 제각각이다. 로컬이슈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실태를 파악했다. 편집자주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닌데 가격은 호텔급이네요.” 16일 오후 화성시 A낚시터. 물 위로 방갈로 20개(특실 5개, 일반실 15개)가 있다. 샌드위치패널과 나무덱(deck)으로 구성돼 흡사 마당 있는 단칸방 같은 모습이다. 방갈로에 들어서니 냉장고와 공기청정기, 전기장판, 이불, 베개, 취사시설 등이 보인다. 그럼에도 소화기 등 소방시설은 전무했다. 안전장치 또한 미비했다. 인명구조용으로 보이는 보트 2척 중 1척은 물이 가득차 있다. 나머지는 곳곳에 부식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사용한 지 오래된 듯하다. 안전펜스 또한 없어 부주의하면 그대로 깊은 물에 빠질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용 요금은 하늘을 찌른다. 1박 기준 일반실은 평일(3인) 10만원, 주말(4인) 15만원이다. 특실 이용 요금은 평일(4인) 15만원, 주말(5인) 20만원이다. 기준 인원 초과 입장 시 1인당 2만5천원의 추가요금도 받는다. 낚시터지만 사실상 편법으로 숙박업소처럼 운영중이다. 용인특례시 B낚시터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낚시터는 200여명이 한번에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펜션형 방갈로(3~4인)다. 성인이 잘 수 있는 침대와 샤워실, 냉난방 시설, 냉장고, 조리시설, TV 등이 갖춰져 있다. 가격은 평일 18만원대, 주말은 24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각종 사고에 대비한 안전시설은 미흡하다. 구명 튜브와 안전띠 등의 안전시설이 없는 방갈로가 다수 성업 중이다. 더욱이 취사시설을 갖췄음에도 안전점검일지 등은 없다. 이 역시 편법으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사고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수길씨(47·용인시 처인구)는 “방갈로에서 불이 나면 주 소재가 나무와 샌드위치패널이라 순식간에 타버릴 텐데, 소화시설이 없는 낚시터가 많았다”라며 “왜 안전장비도 없이 이런 식으로 관리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낚시터 대부분이 컨테이너나 조립식 패널로 수상 방갈로를 지어 운영하고, 야간에는 사실상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으나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자체 관계자는 “물 위에 떠 있는 방갈로를 숙박시설로 볼지는 해석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며 “수상 시설물이 건축법, 소방법 등 관련법에 저촉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로컬이슈] 잊혀지는 ‘근대문화유산’... 지역이 기억하자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근대문화유산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들 근대문화유산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탓에 각종 개발 등으로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50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터만 남아있는 등 문화재 지정이 어려운 문화유산을 지역사회의 소중한 일부로 보존·기록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편집자주 8일 오전 10시께 임진강역 앞에서부터 500m를 달려 도착한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임진각 전망대에 오르니 임진강(경의선) 철교를 ‘파주 미래유산(PAJU FUTURE HERITAGE)’이라고 소개하는 동판이 시선을 끈다. 동판 너머로는 자유교(하행선)와 6·25전쟁의 비극을 증언이라도 하듯 파괴된 채 교각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독개다리(상행선)가 선명하게 펼쳐졌다. 임진강 철교는 파주시 문산읍과 장단면을 연결하는 복선 철교로 일제강점기 당시 군수물자 및 병력 수송을 목적으로 가설됐다. 6·25전쟁 중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교각만 남아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파주시 교하동 교하초등학교. 교문 옆에 붙은 ‘파주미래유산’ 동판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학교 내에는 ‘파주 교하 3·1 독립운동 기념비’가 있다. 교하초교는 지난 1919년 3월10일 독립운동가 ‘임명애’를 중심으로 시민의 만세 함성이 울려 퍼진 역사적 장소다. 파주시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를 지닌 근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지난해 10월 ‘미래유산 조례’를 제정하고 임진강 철교, 교하초교, 금촌통일시장 등 8곳을 파주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평택시 평택역 2번 출구를 나서 공영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 보도에 동판으로 만들어진 ‘평택역 터’ 표석이 설치돼 있다. 공영주차장 울타리엔 일제강점기 평택역 인근을 찍은 사진과 함께 근대기 주요 건물 20여곳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걸렸다. 지도를 보고 맞은편 골목으로 향하자 1907~1953년 존속한 평택우편소터와 설명을 담은 표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옆 골목엔 이곳이 본정통(혼마치)이었고, 사카이상점과 오카다상점 등 일본인 가게가 있다는 설명이 담긴 표석이 보도에 박혀 있었다. 이들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건설됐으나 6·25전쟁 당시 두 차례 폭격으로 원평동 일대가 파괴되면서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이후 향토사학자, 주민, 원평동이 지역의 역사성을 되찾자는 취지로 뜻을 모아 지난 2020년부터 건물이 위치했던 터를 조사해 표석을 설치 중이다. 올해 표석 6개를 추가 설치하면 군청, 금융조합, 곡물검사소 등 총 20곳의 터가 확인된다. 장일현 평택시 문화예술과장은 “올해 말까지 역사문화자원 전수조사 용역을 마치고 비지정 문화재를 목록화한 뒤 관리 방안 등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6·25전쟁 이후 근대문화유산은 정확한 통계도 없고 개발로 사라질 수 있다”며 “지자체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존 가치 있는 비지정문화재... 현황조차 파악 안돼” 학술적·사료적 가치는 부족하더라도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쳤거나 지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도내 국가지정문화재는 416개, 등록문화재 등 도지정문화재는 1천216개다. 문화재는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으로 문화재보호법 또는 문화재보호조례에 따라 보호된다. 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정하는 향토문화재를 제외하면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비지정문화재’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터만 남아 있거나 제작, 생성, 건립한 현대유산 등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근대문화유산은 개발 등으로 헐리거나 기존 문화유산 위에 새 건물이 들어서면 표석 등으로 흔적을 남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영선 경기도 문화유산정책팀장은 “비지정문화재는 도에선 따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각 시·군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정확한 개수도 파악하기 어렵다”며 “향후 관리 방안이나 계획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자체별로 과거 문화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미래유산제도는 이 같은 노력 가운데 하나다. 미래유산은 지역사적으로 주민들에게 유의미한 사건, 인물, 이야기 등이 담긴 유·무형 자산이 대상이다. 미래에 문화재로 등재할 수 있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지역민의 집단기억과 감성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주시 등에서 도입, 관련 조례를 제정해 미래유산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선 파주시가 지난 2018년 ‘미래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운용 중이다. 다만 미래유산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소유주 등에 의한 멸실, 훼손 우려 또한 여전히 상존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에선 이런 사각지대를 막기 위해 지난 1962년 제정된 후 60년 동안 이어진 ‘문화재보호법’ 대신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문화재’란 명칭은 ‘문화유산’으로 변경되고 비지정문화재와 미래유산 등을 포함한 포괄적 보호 체계가 구축된다. 또 각 지자체에 문화재 전문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변지현 문화재청 법무감사 담당관은 “현재 비지정문화재에 대해 목록유산이라는 개념 신설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국가유산기본법 제정안을 마련 중”이라며 “비지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에서도 다루고 있었으나 지정문화재 중심이었기 때문에 체계를 넓히고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관리 및 보호하는 데 획기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제언 “지자체, 문화재 등록... 철저한 관리를” 문화재 전문가들은 미래유산과 비지정문화재도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관리감독이 이뤄지는 동시에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문화재로 등록이 어려운 경우라도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으면 지자체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근현대유산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바탕으로 등급제를 도입해 분류, 보존 가치가 있으면 문화재로 등록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50년이 되지 않은 건물도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으면 지자체는 대책을 수립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터만 남았을 경우 주변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표지석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사진, 3차원(3D) 모델을 이용한 건축물 모습도 함께 설치하면 오랫동안 지역민의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단체가 함께 현장 관리와 인식 개선 등을 한다면 지자체의 관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화재정책학을 전공한 류호철 안양대 교양대학 교수는 “지역 내 민간단체 또는 시민사회와 함께 시민들이 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재 지킴이 등 문화재 보호 관련 단체를 조직하는 등 지자체와 지역 민간단체가 협력해 현장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 테두리 밖에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도 지적됐다. 적절한 관리 없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화재 등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구도심, 낙후된 지역, 오래된 건축물엔 각종 쓰레기와 부실한 관리로 화재 위험성이 잠재해 있다”며 “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조치가 이뤄져야 예산을 지원받아 화재감지기, 소화기 등을 설치해 화재 위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로컬이슈] 폭풍성장 양평... 기어가는 교통망

양평군은 2024년까지 5천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도시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철도, 도로 등 교통망은 인구 증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향후 교통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교통인프라 확충은 양평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이 나서 KTX 정차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단기간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양평군 교통 문제 등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 양평군 “용문~홍천 철도 중간역 설치, 무조건 시위 아닌 냉철하게 접근” 민관합동추진위 구성, 본격 유치활동 시작…TF팀도 꾸리기로 이달 중 국토부·국회에 범군민 탄원서도 제출 양평지역은 경기도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상수원보호구역 등을 위한 각종 규제로 수십년째 차별받는 고통을 받아 왔다. 용문‧청운‧단월면은 철도교통이 없어 주민들이 서울 등으로 이동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어 정차역 설치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이에 양평군은 용문·단월·청운면 주민들이 민관합동추진위를 구성하고 용문~홍천 광역철도 정차역 유치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유치운동을 시작했다. 군은 지난달 31일 김선교 국회의원과 함께 ‘철도 중간역 유치를 위한 TF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으로 국토부와 국회를 방문해 범군민 탄원서를 제출하고 구체적인 방안 등을 논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용문-홍천 광역철도는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거쳐 용문역까지 운행 중인 경의중앙선을 용문에서 홍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4년 착공 예정이며 사업비는 국비 5천976원, 지방비 2천561억 등 8천537억원이 투입된다. 총연장 34.16㎞로 현재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기 위해 오는 10월 18일 완료를 목표로 사업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이 완료되면 사실상 철도노선과 정차역 등이 결정돼 군은 용역 완료 전 양평지역 정차역 신설이 반영되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선교 의원은 “경강선의 경우 여주시의 요구로 단선에서 복선으로 변경되고 ‘강천역’신설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조건적인 시위나 궐기대회를 하기 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방안을 찾아 대안을 제시해 정차역이 신설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파~양평 간 고속도로도 5년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한 끝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용문~홍천 광역철도 정차역 신설도 논리적인 접근으로 만전의 준비를 해야한다”면서 “교통망이 좋으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신설해 구제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과 주민들은 “용문~홍천 철도를 조기 착공을 통해 젊은 층을 유입하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며 “통과만 하는 ‘봉인열차’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아파트 5천가구 쏟아지는데… 교통대책은 미흡 필요 주차공간만 6천여대…교통지옥·주차대란 우려 양평군 양평읍 일대에 분양예정인 아파트가 5천가구 가까이 되면서 주차·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양평군과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양평군에서는 양평읍 일대 7개 단지를 포함 총 8개 단지에서 총 4천526가구(임대 포함)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이 집중되는 양평읍 일대에 들어서는 아파트단지는 ▲창대1지구 ‘한화포레나’(438가구)' ▲창대2지구 ‘리버파크 어반’(420가구) ▲양평읍 양근리의 ‘더샵양평리버포레’(453가구) ▲양평 다문지구의 ‘반도 유보라’(740가구) ▲공흥‧양근지구의 ‘센트럴시티’(248가구) ▲공흥3지구의 ‘휴먼빌 아틀리에’(406가구) ▲양근지구 한라비발디(1천 602세대) 등 6곳이다. 군이 발표한 양평지역 아파트 주차대수 기준에 따르면 이들 아파트에 5천914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필요하다. 1천602가구 규모인 양근지구 한라비발디 아파트단지는 내년 9월, 강상면 병산2지구 ‘우방아이유쉘에코리버’(219가구)는 4개월 뒤인 2024년 1월 각각 입주가 시작된다. 이를 필두로 4천526가구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하게 되면 양평읍에서 강상‧강하와 광주 방향으로 향하는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평 시내권이나 양평역으로 향하는 자동차들의 정체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가구당 2대를 소유할 경우 1만대 가까이 차량이 늘게 되면서 양평읍 일대와 전철역 주변의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미리 교통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양평지역 부동산 전문가 A씨(여·50)는 “아파트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데 양평군의 도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출‧퇴근 시간과 휴일을 이용해 강원도로 향하는 6번 국도의 차량들과 각 관공서로 출·퇴근하려는 자동차들의 정체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장 군이 도로 여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서울 같은 교통지옥이 양평에서 펼쳐질 것이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전 반드시 도로 확장과 정비 등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양평=황선주기자

[로컬이슈] 비싼 돈 주고 원정 화장... 저승길도 ‘차별 대우’

경기북부 주민들은 “망자는 죽어서도 차별을 받는다”며 자조 섞인 푸념을 한다. 경기북부지역은 망자들을 화장할 광역장사시설이 한 곳도 없어 경기남부 지역이나 강원도, 충청도까지 원정 화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장을 구하지 못해 4~5일장을 치러야 하는 상황도 경기북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24일 경기북부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화장률이 높아지면서 화장장을 찾는 수요는 많아지고 있으나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화장장을 찾아 최고 10배 비싼 가격에 원정화장을 떠나고 있다. 이마저도 포화상태로 화장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 경기북부지역 주민을 위한 광역 화장장 설치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화장통계에 따르면 2020년 경기도의 사망자 6만2천794명 중 5만8천142명이 화장해 화장률이 92.4%에 이르는 등 화장은 이미 보편화됐다. 화장률은 2019년 91.4%(사망 6만568명, 화장 5만5천360명)에서 92.6%(6만2천794명, 5만8천142명)로 1.2%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부산 95.2%, 경남 94.2%, 울산 94.6%, 인천 94.3%에 이어 4번째로 전국 평균 89.9%보다도 높다. 하지만 화장장 등 장사시설은 수원연화장을 비롯해 용인 평온의숲, 성남 영생관리사업소,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등 4곳 모두 경기남부지역에 몰려 있다. 반면 경기북부지역은 전무해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한 해 경기북부지역 2만여 화장 수요자들은 경기남부지역이나 인근 강원도 인제, 춘천 또는 멀게는 충남 홍성까지 원정화장을 떠나고 있다. 이에 연천, 동두천, 포천, 양주, 가평 등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10여년 전부터 광역화장장 설치를 추진했으나 예정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 일부 지자체 시장들이 광역장사시설 설치를 공약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실제 주민 반대를 극복하고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화장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민 설득이 우선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 북부 A시 관계자는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마을이 선정되면 반대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화장장 건립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주민들의 불편이 더 커지기 때문에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광역화장장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님비 발목잡힌 장사시설, 화장장 찾아 낯선 외지 ‘전전’... ‘고인’ 마지막 길 ‘고행길’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포천 등 경기북부지역 인구는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해지면서 7월 현재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 추세로 보이고 있어 더 늦기 전에 경기북부에 광역화장장 건립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화장률이 높아지는 추세 속에 화장장을 찾는 수요는 늘어나고 있으나 정작 경기북부 주민들은 지역 내에 화장장이 없어 비싼 비용을 부담하며 원정화장을 하고 있다. ■ 비싼 이용료에 ‘원정 화장’ 한해 사망자 수를 보면 의정부시(인구 46만3천370여명)는 2천504명(월평균 208명)이 사망하고 있고 양주시(인구 23만5천490여명)는 1천454명(월평균 121명), 인구 9만3천여명의 동두천시는 909명(월평균 75명)이 사망하고 있다. 인구 14만8천290여명의 포천시는 연간 1천200여명(월평균 100명)이 사망하고 있고 인구 5만명에 못미치는 연천군은 540명(월평균 45명)이 사망하는 등 경기북부지역의 사망자는 연간 6천610여명(월평균 550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 유족들은 가까운 파주에 서울 승화원이 있지만 서울시 소유로 지자체 간 협약으로 고양·파주 시민만 10만원을 내고 이용할 수 있을 뿐 나머지 북부지역 주민들은 외지인으로 취급 받아 10배에 이르는 100만원을 내고 이용하는 실정이다. 서울 승화원을 예약하지 못할 경우 경기남부 지역 화장장이나 강원도 지역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고, 화장장이 포화상태여서 제때 화장장을 구하지 못할 경우 멀리 충청도까지 원정 화장을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순서를 기다리며 4~5일장을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세태의 변화로 화장으로 장사 지내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화장장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화장통계에서 보듯 경기도의 화장비율은 2019년 91.4%에서 2020년 92.6%로 1.2%p 높아지는 등 이미 화장은 보편화 되고 있다. 반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화장장 시설은 수요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 화장장시설을 갖춘 곳은 수원연화장(화장로 10기), 용인 평온의숲(화장로 11기), 성남 영생관리사업소(화장로 10기), 화성 함백산 메모리얼파크(화장로 13기) 등 4곳으로 경기남부지역에 몰려 있고 경기북부지역은 한 곳도 없다. ■ 광역화장장 계획 무산 또 무산 화장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북부 지역 일부 지자체들이 광역화장장 설치를 추진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동두천시는 2004년 당시 최용수 시장이 정부의 화장시설 장려 유도에 부응해 광역장사시설 추진에 나서 광암동, 하봉암동 일대를 예정지로 선정했으나 막대한 국비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발로 백지화했다. 연천군은 2010년 최신 공법을 적용한 화장장을 내서워 장탄1리를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이 역시 주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뒤 2012년에도 화장장과 봉안당 등을 갖춘 경기북부 첫 광역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후보예정지로 선정된 청산면 주민들이 반대해 계획을 접었다. 양주시는 2018년 민간업체가 천보산 일대에 36만5천917㎡ 규모의 경기동북부 공동장사시설 설치를 추진했으나 역시 주민 반대에 부딪혀 백지화됐다. 최근 2020년 포천시, 남양주시, 가평군이 공동형 광역장사시설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광역장사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 주민반대에 부딪혔고 3차에 걸친 추가 공모에도 신청지역이 없다. 게다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이들 지역 시장들 모두 낙선해 추진동력마저 떨어진 상태다. 현재 경기북부지역에서 광역화장장 설립을 추진하는 움직임은 시장이 화장장 설치를 공약한 양주시 외에 거의 없는 상태다. 가평군을 주축으로 포천시·남양주시가 공동참여한 가평 광역화장장 유치사업은 주민 반발로 무산된 뒤 3차 유치신청 공모까지 진행했으나 신청지역이 없어 포기 단계에 놓였다. 군 복지정책과 장사시설팀 관계자는 “당장 재추진할 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화장장 사업을 백지화한 것은 아니다”며 “향후 여건이 성숙되고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개선되면 다시 화장장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주시는 강수현 양주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광역장사시설 설치를 공약해 이를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계획은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양주시 단독으로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사업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는 사실상 지역 내 화장장을 설치할 마땅한 부지가 없어 자체 화장장을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인근 지역에서 광역 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하면 적극적으로 공동참여할 계획이다. 의정부시는 가평군, 포천·남양주시가 공동추진한 광역화장장 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해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 연천군은 지역 내에 광역화장장을 설치할 계획은 아직 없는 단계이며 경기북부지역에 광역장사시설이 추진된다 해도 현 단계에서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주시도 자체 광역장사시설 설치를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인근 지역에서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공동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파격 혜택 등 내세워 주민설득 나서야 경기북부지역 내에 광역장사시설이 설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뽀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주민들은 화장장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며 공설 화장장 설치를 호소하면서도 막상 지자체가 화장장을 추진하고 나서 유치신청을 받거나 조사에 들어가면 자기 지역에는 설치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주민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광역 화장장 설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자체들도 광역화장장의 설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주민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고 이해하고 협력할 때까지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기북부 지자체의 노인복지 담당 관계자들은 “화장장 시설은 지자체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으로 3~4개 지자체가 공동참여하는 방안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동안 북부지역은 역차별에 시달려온 만큼 보상 차원에서라도 광역 장사시설 설치 지원을 위한 정책적 배려와 함께 국·도비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포천=이종현기자

[로컬이슈] 반려동물 수호천사 가면 쓰고 ‘돈벌이 악용’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에 육박했다. 반려동물은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된 지 오래다. 반려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동물복지법은 강화되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면서 동물보호단체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구조를 명목으로 반려동물을 강탈하거나 이와 관련한 영상을 SNS에 올려 후원금 모금을 위한 돈벌이로 악용하고 있다. 한 동물단체 회원들은 사유지에 무단 침입하거나, 동물을 데려간 뒤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고소까지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기도내 곳곳에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현장을 로컬이슈팀이 직접 찾아 실태를 파악해 봤다. 편집자주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 욕하고, 협박하고... 애지중지 키운 반려동물을 빼앗아갔어요” 60대 후반 A씨(김포시)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에게 반려견을 모두 빼앗기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A씨에 따르면 자신들을 동물보호단체라고 소개할 뿐,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집으로 찾아왔다. 대문을 열어주자 마당을 급습한 이들은 동물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며 개들을 강제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학대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됐으니 개들을 넘겨주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면서 반려동물 소유권에 대한 포기각서를 내밀었다. A씨는 “학대를 했다는 증거가 어딨냐”며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혼자서 이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가택 침입, 폭언과 협박, 강탈 등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A씨는 망연자실했다. A씨는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상대로 밀치고, 욕하고, 협박하니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선을 다해 가족같이 개들을 키웠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0대 B씨(여주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올해 초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B씨의 사유지에 찾아왔다. 이들은 동의 없는 촬영을 진행한 뒤 동물학대, 동물보호법 위반 등을 운운하며 반려견을 동물보호시설로 실어간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B씨는 “동물을 보호해야 할 단체들이 오히려 견주를 동물학대범으로 몰아 반려견을 강탈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위반) 제보를 받아 찾아갔고, 자체 매뉴얼대로 진행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맞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반려견을 강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피해사례는 신고와 온라인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으나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들이어서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대처 방안을 모르거나 알리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일부 단체들의 이러한 행태 이면에는 ‘후원금 모금’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나라한 동물구조 현장을 유튜브 및 SNS 등을 통해 보여주거나, 구조실적 등을 제시하면 후원금이 상당히 모인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명 동물단체 대표는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자극적인 요소를 넣어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후원금 모금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후원금을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단체는 극히 일부”라고 밝혔다. 후원금 빼돌리고 무분별 안락사… 도 넘은 동물보호단체 후원금 유도 후 개인적 유용한 ‘가온’ 대표 징역 1년6개월 동물 보호라는 명분 앞세운 일부 동물보호단체 행태 ‘눈살’ 동물업계 “순수 동물복지단체와 동물보호권단체 구분 필요” 일부 동물보호단체의 기부금 및 후원금 모금, 구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부금을 모아 개인 계좌로 빼돌려 사용해 재판에 넘겨지거나, 동물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견주로부터 반려견을 강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유명 동물보호단체가 후원금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동물을 보호하는 대신 무분별하게 안락사시켰다는 비판을 받아 세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개농장의 개들을 구조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유도한 뒤 개인적으로 유용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 11단독(판사 정완)은 지난해 11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동물보호단체 ‘가온’ 대표 C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C씨는 2017년 3월부터 개농장 구조, 보호소 설립 등을 홍보하며 2년간 9천800만원가량의 후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1억원에 가까운 후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C씨는 기부금품 모집 단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또한 개인적인 용도로 후원금을 사용한 것이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아지 학대라고 구조한 동물보호단체, 학대가 아니라고 돌려달라는 보호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왔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는 SNS에 동물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강아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강아지는 아파트 베란다에 걸터앉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는 사진 속 강아지가 자주 베란다에 나와 있다는 점과 거주 환경 등을 근거로 동물학대를 의심, 주인으로부터 반려견을 강제로 분리시켰다. 이 단체는 반려견 구조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했고, 심장사상충과 탈수증세 등 병원 검진 결과를 공개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반려견주가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동물보호단체의 주장과 달리 견주는 자신의 SNS에 여러 사진을 게시하며 ‘반려견이 일상에서 좋아하는 일종의 놀이’라고 해명, 반려견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견주는 반려견을 되찾았다는 소식과 함께 충격적인 병원 검진 결과를 또 한번 전했다. 동물단체에서 주장했던 내용과 달리 반려견은 심장사상충에 걸린 적이 없다는 결과를 전달받은 것이다. 동물단체 측은 구조 당시 올린 유튜브 채널 영상을 삭제한 상태이며, 대표와 해당 견주는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적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동물업계는 순수한 동물복지단체와 동물보호권단체의 구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영리 목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동물보호단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제언 정부·지자체, 현장 점검·실태 파악....등록기준 강화·불법행위 사전 차단 경찰 등과 함께 전담팀 구성 주문도 일부 동물보호단체의 무리한 동물구조 행태 등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시민단체 설립 목적에 맞게 이들이 받는 후원 또는 기부금이 올바로 사용되는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시민단체 기부금 및 보조금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부금단체 국민참여 확인제도’ 등을 도입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애초 목적과 다른 용도로 기부금을 사용하는 경우 제재를 강화하고, 현재 운영 중인 비영리민간단체 관리정보시스템(NPAS)을 개선키로 했다. 아울러 감사원에 공익시민단체 회계자문팀(가칭)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단체를 정부나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하는 개인 또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검색된 동물보호단체 및 관련 기관만 해도 100곳이 넘는다. 동물보호단체 관리·감독을 위한 엄격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다. 정대 한국해양대 해사법정학부 교수(한국동물법연구회 부회장)는 “시민사회단체 중 하나인 동물보호단체는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문제점이 보이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동물보호단체에 대한 현황 파악 및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 목적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관리·감독해야 투명성이 확보된다”고 제언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우후죽순 난립하지 못하게끔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고 매뉴얼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림 동물법학회장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보호단체 관리 감독은 지자체 소관인 만큼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단체의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며 “동물보호단체를 설립하려는 단체들을 대상으로는 등록 기준을 강화해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자체와 경찰 등 행정·사법적 권한을 가진 기관이 감독 부서를 함께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동훈 동물법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로베리)는 “동물보호단체는 공권력을 가진 기관이 아닌 ‘민간단체’다. 이들에게 지자체가 감시관 등을 지정해 동물구조에 나서게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현행 동물보호법 등이 제정돼 있는 만큼 지자체나 경찰 등 공권력을 가진 기관들이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인력을 충원해 지원하고, 협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동물권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로컬이슈] 인구 100만명 내다보는 남양주... 하수처리장 포화, 처리대란 오나

남양주시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2030년 인구 100만명을 내다보고 있다. 그만큼 하수 발생량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의 시설로는 모든 하수를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 하수처리장은 아직까지 지상에서 처리하고 있어 현대화가 시급하다.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 피해를 입고 있는 만큼 하수처리장의 각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하수처리장 부족 실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진건푸른물센터, 지상에서 하수 8만t 처리…현대화 시급 18일 오전 10시께 남양주시 진건읍에 위치한 진건푸른물센터. 센터 주변을 걸어가보니 퀘퀘한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풍겨왔다. 이 냄새는 200여m도 떨어져 있지 않은 인근 아파트까지 흘러갔다. 창문을 열고 있는 주민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곳 인근에는 1천963세대가 거주 중인 아파트가 있는데 여름철 대기온도 상승 탓에 더 멀리 위치한 4천세대가 넘는 아파트에도 악취가 풍기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이곳은 관내 하수처리장 18개소 중 유일하게 현대화가 되지 않은 하수처리장으로, 총면적 6만6천784㎡, 진건지구와 퇴계원, 청학리, 호평·평내 등지의 하수를 처리 중이다. 문제는 하루 처리용량 12만5천t 중 절반 이상인 8만t을 지상에서 처리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2004년에 설립되면서 하수처리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자칫 멈춰 설 경우 하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설 현대화가 시급하다. 인근 주민은 “주거밀집지역에 인접한 만큼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양주시의회 의원들도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진환 의원(다산1·2동, 양정동)은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을 조속히 지하화를 추진해야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행정절차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원주영 의원(다산1·2동, 양정동)도 “악취 등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하화를 해야하며, 지상에는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 등을 건립해야 한다”며 “하수처리장이 현대화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는 시설개선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악취 발생 원인에 대해 분석, 현존하는 악취제거기술을 총동원, 악취를 제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수처리장 현대화에 대해 시 관계자는“하수도법에 따라 진건푸른물센터의 경우 하수도법에 따라 오는 2029년부터 지하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현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환경부에 조기 추진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라고 밝혔다. ■ '평내·호평 하수처리장' 건립 언제쯤? 환경부는 지난해 말 호평·평내 지역에 하수처리장을 신설하고 기존 진건과 지금 처리장을 증설하는 내용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승인했다. 호평·평내 지역에서 발생한 오·폐수는 지난 2004년부터 13㎞가량 떨어진 진건푸른물센터에서 처리돼왔다. 하지만 그 사이 남양주시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늘어 진건푸른물센터는 과부하 상태인 데다 하수관이 낡아 일부 하수는 유입 과정에서 새기도 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대화가 안돼 인근 주민들도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남양주시는 지난 2020년 호평·평내 지역에 하루 4만1천t의 하수를 처리할 시설을 새로 건립하는 계획을 세우고 후보지 1곳을 검토했으나, 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민관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하수처리장이 건립될 경우 하수도정비기본계획에 따라 평내 지역에 건립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지난달 민선8기 핵심공약 추진을 위해 평내 하수처리장 TF를 가동했다. 시는 각종 자료 수집과 법률 검토 등 준비 단계를 거쳐 해당 사안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으로 TF를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재검토 단계로, 평내·호평 하수처리장에 대한 쟁점 등을 분석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월산처리장 증설 시급...개발 수요 증가 남양주시 수동면에 개발수요가 집중되면서 하수처리장 증설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수동면에서 나오는 하수는 월산처리장에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처리용량이 1만7천t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에 임시 개통 예정인 오남~수동 국지도 98호선, 화도~양평고속도로 등 개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기준 수동면 가구수는 4천890가구로, 이 중 하수처리 외적 지역에 있는 1천650가구를 제외한 20~30%가 월산하수처리장과 오수관이 연결되지 않아 개인이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부 개인 오수처리장에서는 수질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월산천으로 이를 그대로 방류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만큼 하수처리장 증설 및 신설이 시급하다. 남양주시는 지난 4월 한강유역환경청에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인구 유입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월산처리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에 승인 신청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유창재·이대현기자

[로컬이슈] 의정부 복합문화단지 물류센터 백지화 되나

의정부 고산동 복합문화단지 물류센터가 건축허가를 받아 놓고도 8개월이 넘도록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인근 고산지구 주민들이 교육, 환경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공익감사청구, 허가취소 소송에다 민선 8기 시장과 제9대 시의원들이 전면 취소(백지화)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근 시장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주민의견이 철저히 무시된 물류센터 건립은 취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시기가 문제일 뿐 백지화는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 받은 건축허가를 주민반대를 들어 취소할 수 있는 지의 여부 등 논란과 취소 시 이에 따른 배상과 복합단지 전체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 팜 단지가 물류센터로 변신, 지하 2~지상 5층 두 동 허가 의정부시는 지난 2016년 4월 시청 상황실에서 MANNA CEA㈜, 자형매니지먼트·유디자형과 복합문화단지 내 첨단농업과 문화·관광을 융합한 스마트 팜 시범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도시지원시설용지 일부 1만8천500㎡다. 시는 이곳 스마트 팜 시범단지를 인접 국방부 소유 땅인 농업진흥구역으로 넓힐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전국에 권역별로 스마트 팜 혁신밸리 4개소를 조성하는 등 대규모 스마트 팜 사업이 추진되자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던 업체는 소규모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이를 포기했다. 이후 도시지원시설용지 1-1블록 2만9천㎡는 코레이트 리듬시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부동산투자 유한회사(코레이트 펀드)에 매각됐다. 코레이트 펀드는 지난해 11월26일 이 곳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0만4천㎡ 규모의 창고시설 건축허가를 받았다. 또 도시지원 시설용지 1-2블록 1만3천㎡를 사들인 ㈜앰비앤 홀딩스는 연면적 5만2천㎡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 창고시설을 짓겠다며 지난 5월6일자 허가를 받았다. 창고는 도시지원시설용지에 지을 수 있는 시설이다. 두 곳 모두 준주거지역으로 건폐률 60%, 용적률 250%로 5층 이하만 건축할 수 있다. ■ 주민 “통학안전 위협, 주거 안정 해친다” 정치권도 한 목소리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지자 인근 고산지구 주민들은 지난해 건축허가전부터 동요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물류센터 예정지가 아파트단지로부터 50m, 초등학교까지 20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아 교통 안전과 빛 공해, 소음 및 매연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사업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산대책위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가 시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주거지와 학교 코 앞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지역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냈다. 제 8대 후반기 시 의원들도 주민과 같은 목소리로 시를 압박했다. 하지만 시는 당시 “허가 등은 정당한 행정절차에 따른 것이다. 우려하는 교통안전문제는 도로개설 등으로 해소하고 물류시설은 복합문화단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를 위한 영상 콘텐츠제작 배후시설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부동산 값 상승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주민들은 법원에 물류센터 건축허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지난 4월 이를 기각했다. 주민들은 항소했고 건축허가 취소 등 소송도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주민들이 청구한 물류센터허가관련 법령위반 공익감사에 대해선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재판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때 맞춰 물류센터는 지난 6.1지방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가 됐고 백지화 취소를 내건 시장, 도시의원 후보가 당선됐다. ■ 시장의 판단과 해법에 관심 쏠려…취소돼도 파장 클 듯 김동근 시장은 지난 달 1일 취임하자마자 고산 복합단지 물류센터부터 챙겼다. TF팀을 꾸리고 전문가등을 참여시켜 허가 취소 시 야기될 법적 문제점, 대응방안 등 검토에 나섰다. 9대 시의원들도 의회문을 열자마자 안병용 전시장의 물류센터허가는 잘못됐다고 김동근 시장을 응원하고 나섰다. 앞서 시장직 인수위도 “복합단지 물류센터는 도시정책 방향과 일치되지 않고 주변환경과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있어 사업착공 전 공사중지, 허가취소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시청 일부에선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 난 건축허가를 취소 할 수 있느냐에 갸우뚱하고 있다. 또 사업자가 착공신고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느냐도 논란거리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명확한데 아직 가처분 항소나 본 소송 변론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가가 취소(백지화)돼도 사업자 측은 소송으로 맞설 것이 분명하고 이에 따른 배상, 전체 사업에 미치는 파장 등 만만치 않다. 사업시행자인 리듬시티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 허가 취소 얘기가 나돌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토지대금납부를 미루는 등 사업 전체 분위기가 좋지않다”고 말했다. 복합문화단지 사업은 산곡동 396번지 일원 65만4천여㎡에 관광, 판매, 주거시설 등을 위해 내년 말까지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사업기간은 오는 8월31일까지로 연장됐다. 의정부=김동일기자

[로컬이슈] 살기좋은 고양 신도시, 교육환경도 괜찮을까

“아이 키우려면 고양시로 가라.” 서울 서북부를 생활권으로 하는 신혼부부들이라면 한번쯤은 듣는 얘기다. 거주나 주차공간, 도로나 교육환경, 주변 편의시설이나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그리고 최근 이런 말들이 다시 들려온다. 향동지구를 필두로 3기 신도시 창릉까지 새로운 주거지구가 대거 들어서며 다시금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처럼 고양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일까? ‘교육’적 측면에서 고양 신시가지들의 여건을 살펴봤다. 그 첫 방문지는 7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덕은지구다. 손 놓은 교육청, 서울서부 “우리도 과밀” vs 경기북부 “대중교통으로 해결해야” 덕은지구는 ‘로또청약’ 지역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한강 조망권에 푸른 수목이 곳곳에 자리한 숲세권이면서, 서울시와 가장 가까운 고양특례시라는 지리적 요건을 갖췄다. 지역번호조차 서울과 같은 ‘02’번을 쓴다. 편도 4차선 도로를 건너면 서울 상암동이, 다리를 건너면 마곡지구가 지척이다. 한창 개발 중인 DMC역 복합쇼핑몰에 지하철역 신설 등 주변환경도 우수하다. 당첨만 되면 앉은 자리에서 2~3배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에서, 더구나 고등학생이거나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다면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서울 상암고등학교다. 7월 입주를 시작하는 DMC디에트르한강 아파트에서 2.2㎞ 떨어져있다. 위험을 크게 무릅쓰지 않아도 도보로 3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차로는 5분이면 간다. 그렇지만 정작 학생들을 보낼 수는 없다. 서울서부교육청에서 타 지역에서의 학생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결국 덕은지구로 이사 온 고등학생들이 배정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새롭게 조성된 향동지구에 위치한 향동고등학교다. 아파트에서는 약 4㎞ 떨어져 있으며 도보로는 1시간 10분가량이 소요된다. 가장 큰 문제는 덕은지구와 향동지구를 ‘철로’가 가로막고 있기에 이를 넘나들 수 있는 다리가 교통량이 많은 수색교 밖에는 없어 통학길이 위험하다는 점이다. 이에 고양교육지원청 등으로 통학로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은지구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최근까지도 시장후보나 지역시의원 등을 만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섬처럼 외딴 덕은지구 내에 고등학교를 설립하거나, 통학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대중교통 수단을 마련해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그렇지만 돌아온 답변들은 모두 ‘쉽지 않다’였다. 당장 경기북부교육청과 고양교육지청은 “고등학교 건립부지도 없지만, 덕은지구의 세대수 및 학생수가 적어 고등학교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설립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경기북부교육청 관계자는 “고양시의 경우 하나의 학군으로 묶인 평준화지역인데 반해 신시가지가 계속 생겨나고 구시가지는 학령인구가 줄어 특정 지역은 학생이 과밀한데 다른 지역은 학생이 없어 폐교를 고민해야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학교 신설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져 학생들의 통학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대중교통수단의 개선을 통한 문제해결이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대중교통 협의도 ‘난항’… 고양 “마을버스 무정차라도” vs 서울 “간선버스가 원칙” 대중교통으로의 통학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양시 버스노선과는 고양교육지청의 협조요청에 따라 서울시와 대중교통 개선협의에 나섰다. 고양특례시가 제시한 방안은 크게 2가지다. 화전역과 한국항공대학교에서 덕은지구를 돌아 수색교에서 향동고등학교에 정차하는 마을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기존 마을버스 노선을 일부 수정해 아이들이 통학노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두 방안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고양특례시가 ‘무정차’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지역간 이동은 간선버스로 정해야한다는 원칙에 따라 마을버스 노선이 서울을 경유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을 거쳐 가려면 ‘간선버스’ 노선을 만들거나, 서울을 거치지 않고 철길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이나 노선을 강구하라는 얘기다. 반면 고양특례시는 “덕은지구와 향동지구 사이에는 대덕산이 막고 있어 길을 만들 수도 없고, 우회를 하려면 항공대학교로 이어진 좁은 외길을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마을버스조차 수익이 안 나지만 시 예산으로 사업비의 80%가량 지원할 수 있어 고려할 수 있지만, 간선버스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하려는 사업자도 없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의 통학을 생각하면 서울시나 서울서부교육청이 전향적으로 마을버스나 학생의 유입을 허용해야하지만 그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대안을 가지고 좀 더 협의를 해보겠다. 학부모들도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고양시는 서울시가 마을버스의 상암지역 경유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의 대안으로 △셔틀버스나 △통학용 마을버스 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학교장이 결단을 내려 덕은지구 학생들을 위해 덕은지구와 학교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거나, 덕은지구 학부모들이 모여 마을버스 사업자와 직접 계약해 통학용 마을버스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안전하고 빠른 통학, 원하는 지역으로의 하차도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 다만 비용은 학교나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고양=오준엽기자

[로컬이슈] 버려진 공간... ‘꿈’으로 채우다

지난 1982년 정부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과 저출산, 지역 불균형 개발 등에 따른 구도심 인구 이탈로 학생이 급감하면서 경기도내 폐교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기관과 지자체가 버려진 폐교를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교육과 문화·체육시설로 탈바꿈시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로컬이슈팀이 침체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폐교를 직접 찾아가 봤다. [편집자주] 용인특례시 기흥구에 위치한 경기학생스포츠센터(이하 센터). 지난 2019년 폐교된 기흥중학교(지상 4층·총면적 6천495㎡)를 1년여간 리모델링한 끝에 ‘바이크 레이싱 ZONE’, ‘스포츠융복합 콤플렉스 농구대’, 축구 슈팅과 드리블, 농구 연습이 가능한 ‘세계로 미래로실’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22개의 실내스포츠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정대진 경기도교육청 장학사의 안내로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스마트 손목밴드 기기를 착용한 상하초등학교 학생 30명이 키오스크 앞에 차례로 팔을 터치해 등록하고 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 담당 선생님과 함께 층별로 돌아다니며 다양한 실내스포츠 활동을 즐겼다. 이곳은 경기도교육청과 용인특례시가 힘을 합쳐 폐교를 체육시설로 리모델링한 전국 최초 사례이자, 학생들을 위한 복합스포츠센터다. 운동장 부지에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등 다목적 체육시설과 함께 지하주차장이 내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학생 교육과 지역주민 편의가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을 폐교라는 버려진 공간을 통해 다시 만들어 낸 셈이다. 성정현 경기도교육청 학생건강과장은 “학생 건강 증진과 미래 학교체육에 대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전국 최초로 센터를 건립하게 됐다”며 “또 다른 폐교를 활용해 학생들을 위한 스포츠센터 건립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웃다리문화촌(이하 문화촌)은 지난 2000년 복창초등학교와 통폐합으로 폐교한 금각초등학교 서탄분교장에 조성됐다. 평택교육지원청의 무상임대 사용 승인과 주민 공개토론회 등을 거쳐 1만538㎡ 규모로 지난 2006년 개관됐다. 평택문화원이 현재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전시 공간 9곳을 통해 회화전 2건, 19~20세기에 제작한 카메라 4천여점, 나비를 주제로 한 현대민화작품 등이 전시 중이다. 금각분교의 역사를 잃지 않기 위해 흑판, 걸상, 석탄난로, 옛 교과서 등을 가져다 교실을 재현한 공간도 마련됐다. 이보선 평택문화원장은 “문화촌은 폐교를 활용해 학교의 역사성을 보존하는 동시에 문화예술 체험공간으로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체육관·교육센터·문화 쉼터...‘기발한 변신’ : 버려진 공간 폐교의 재발견 경기지역 내 폐교된 학교들이 학생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탈출구가 전혀 없어 보였던 폐교가 지역 문화공간 등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경기도내 폐교된 초·중·고교는 모두 93곳이다. 시·군별로는 ▲성남 1곳 ▲부천 1곳 ▲안산 2곳 ▲평택 1곳 ▲여주 7곳 ▲화성·오산 6곳 ▲광주·하남 4곳 ▲양평 13곳 ▲이천 3곳 ▲용인 3곳 ▲안성 8곳 ▲동두천·양주 3곳 ▲고양 3곳 ▲구리·남양주 3곳 ▲파주 6곳 ▲연천 11곳 ▲포천 8곳 ▲가평 10곳 등이다. 이 가운데 활용되고 있는 폐교는 83곳이다. 교육용 시설 등의 목적으로 지자체 등에 대부를 준 곳은 61곳, 자체 활용 중인 학교는 15곳이다. 7곳은 현재 경기교육정책에 부합한 사업을 위해 검토 중이다. 반면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곳은 10곳이다. 지난 3월 폐교한 포천 영평초등학교는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시설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포천시에 대부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공간 ▲소공연장 ▲창의·창작 개발공간 등 지역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꿈꾸는 예술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내년에 개관 할 예정이다. 포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영평초등학교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 조성지원(꿈꾸는 예술터) 공모사업으로 선정됐다”며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폐교를 매각하지 않고 자체 활용을 통해 지역에 맞는 교육시설로 재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곳도 있다. 검토 중인 곳으로는 ▲목동초등학교 도대분교장 ▲청평초등학교 회곡분교장(이상 가평) ▲포천 금주초등학교 △부천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장 ▲양주 가납초등학교 현암분교장 ▲파주 법원초등학교 ▲화성 서신초등학교 제부분교장 등 모두 7곳이다. 대다수가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 못했지만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큰 곳들이다. 가평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청평초등학교 회곡분교장은 예술학교, 목동초등학교 도대분교장은 쉼터학교 등으로 각각 활용할 예정”이라며 “이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짜고 예산을 확보하는 등 전체적인 추진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제언 경기도내에선 폐교된 10곳이 아직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 전문가들은 활용방안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 폐교가 아닌 지역사회·상권붕괴나 지적자산 소실 등의 문제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 및 지원 등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는 “학교는 대부분 읍·면·동 지역생활권 중심에 위치해 있다. 그러한 학교가 폐교되면 지역사회 또한 천천히 붕괴된다”며 “가장 중요한 건 폐교가 오래 방치되지 않도록 관계기관들이 모여 재활용을 사전에 준비하고 협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교 재활용 시기가 늦어질수록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폐교를 장기간 방치하면 폐허가 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자체는 이를 골칫덩어리로 생각해 폐교 부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헐값에 넘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이 같은 경우 지역 발전이 아닌 개인 이득을 위해 부지가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지역사회 용도로 활용하는 데 큰 제한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폐교를 장기간 방치할 경우 도민 생명과 안전 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상식 우석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건물을 바로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게 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용도를 찾지 못해 방치한다면 비행청소년이나 노숙인들의 쉼터로 전락할 수 있다. 안전점검 실시 미흡, 유지관리 소홀 등으로 화재에 취약한 데다 외장재 탈·추락 등이 발생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간 방치 중인 폐교라면 효율적인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로컬이슈] 성남 철거민 '이주촌'... '희망촌'으로 탈바꿈

한국전쟁 직후 월남한 전쟁피난민과 지방 이주민들은 비싼 서울의 주거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하천 주변 공터에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살았다. 대표적인 곳이 청계천이다. 청계천변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판자촌은 불법이었고 정부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정부는 '주거환경 개선사업'이라는 명목을 내걸어 서울 외곽으로 토지를 불하해 주는 조건으로 사람들을 이주시키고 철거하기 시작했다. 성남시는 1960년대 청계천 일대에 몰려 살던 사람들의 임시 거주지인 경기도 광주군 성남출장소의 광주대단지부터 시작됐다. 성남출장소는 1973년 시로 승격되면서 본격적인 도시의 모습을 갖춰나갔고 1989년 분당 신도시, 2003년 판교 신도시 등이 생겨나며 발전해갔다. 그러나 이는 구도심과 신도시가 분리되는 현상을 초래했고, 두 지역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분리된 공간을 다시 잇고 하나의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구축해 하나의 성남으로 재탄생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해답을 성남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찾아봤다. ■ 서울 철거민 집단 이주와 민권운동, 성남의 시작 1960년대 서울의 빈민들을 집단 이주시키기 위한 광주대단지가 성남출장소 지역에 조성됐으나 미흡한 도시계획과 생업의 어려움, 정부의 외면 등 각종 문제점이 노출돼 결국 1971년 ‘8·10 성남(광주대단지) 민권운동’이 일어났다. 이때 광주대단지 주민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가 성남출장소의 성남시 승격이었다. 이후 법률 제2597호 ‘시 설치와 군의 폐지 분합에 관한 법률’의 제정 공포로 1973년 7월1일 경기도 성남출장소에서 시로 승격됐다. 이후 시 조례 제858호에 따라 1988년 7월1일 성남시 수정출장소 및 중원출장소를 설치했으며 1989년 5월1일 시 조례 제931호에 따라 각각 수정구와 중원구로 승격시켰다. 수정구와 중원구의 구릉지를 중심으로 이주 단지가 형성됐으며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까지 이어지며 현재의 구도심으로 발전했다. ■ 분당‧판교 신도시의 탄생, 그리고 구도심과 분리 정부는 강남의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한 주택가격의 안정을 위해 1989년부터 1996년까지 4조1천642억원을 투입, 분당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했다. 1991년에는 분당신도시를 관할로 하는 분당구가 중원구에서 분리 신설되며 본격적으로 분당의 새출발을 알렸다. 2000년대 초반 정부는 폭등하는 주택 가격을 안정화한다는 명목으로 또 한번 제2기 신도시 개발 정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분당에 있는 판교가 포함됐다. 성남 지역 발전 및 도시 중심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도시 공간 구조를 마련하고 수도권의 택지난을 해결하기 위해 판교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8조7천43억원을 투입해 개발됐다. 분당은 신도시 건설로 대형 아파트 단지, 학교, 종합병원, 백화점 등 인프라 구축과 판교 테크노밸리 대기업 입주 등으로 점점 발전해갔으나, 60년대부터 시작된 성남 구도심과의 괴리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 다시 성남을 하나로 이을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시간이 흐르면서 신·구도심 지역격차는 더욱 심화됐고 주택 노후화 등에 따른 주민 불만은 계속됐다. 이에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간 격차해소 및 균형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도시발전계획수립을 통해 성남시의 미래상을 제시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구도심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고 균형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구도심 정비 방안의 마련이 필요했다. 시는 201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2007), 202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2012) 등을 수립해 구도심 5개 구역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완료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곳은 7개 구역이다. 구도심은 정비사업으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으나 사업성 저하, 주민 갈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곳도 생겨났다. 이에 성남시는 개발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2019)을 수립했다. 2030 계획에 따르면 재건축사업 11개소(한신아파트, 선경논골아파트, 삼익금관아파트, 삼익상대원아파트, 성남동현대아파트, 두산아파트, 시영(황송마을)아파트, 일성아파트, 청구아파트, 선경상대원아파트, 미도아파트)와 재개발사업 5개소(수진1구역, 신흥1구역, 상대원3구역, 신흥3구역, 태평3구역) 등 총 16개소의 사업이 향후 진행될 예정이다. ■ 새롭게 탈바꿈하는 구도심…허물어지는 신‧구도심 경계 구도심에는 노후화된 건물들이 밀집해있어 사건·사고가 빈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남소방서 동별 화재 현황 통계 DB에 따르면 정비 사업 이후 최근 구도심 내 화재 건수나 피해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중원경찰서 관계자에 따르면 노후화된 건물이 철거되고 공실도 줄어들면서 정비 구역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이 전과 비교해 많지 않다는 등 구도심이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성남시는 균형 발전과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구도심 정비를 우선 추진하고 있으나 앞으로 진행될 분당 신도시 정비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도시로서의 지역 특성, 정부 정책 등 외부 여건 변화 등으로 단기간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2030 계획에 따라 리모델링부터 단계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판교는 분당을 넘어 구도심까지 확장되는 모습을 보인다.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에 이은 제2‧3판교테크노밸리는 수정구 금토동과 시흥동에 진출해있다. 심지어 수정구 고등동에 있는 아파트 이름에는 판교가 들어간다. 이에 행정구역 재편 이야기까지 나오는 등 신‧구도심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하나의 도시 성남으로 점점 서로 스며들고 있다. 성남시는 구도심만의 정비 사업만이 아닌 신도시도 염두에 둔 계획에 따라 하나의 성남으로 도시 전체가 균형있게 개발되고 발전할 수 있는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면서 분리된 두 공간이 서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하나로 이어지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상생과 공존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주도하고 시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투명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신속한 추진을 위해 시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민관추진지원단’을 구성하고 운영하겠다”고 했다. 성남=이명관·안치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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