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반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의 여파로 채솟값이 치솟으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비축물량 등을 시장에 확대해 공급하는 등 방안 마련에 나섰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가락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판매되는 무(20㎏)는 1만6천원으로 1주일 전인 19일(9천원)보다 44.4%나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대파와 쪽파는 1㎏ 상품 기준으로 37.5%(2천400원→3천300원), 25%(4천원→5천원) 가격이 각각 상승했다. 피망(청 10㎏)은 2주 전인 지난 12일 5만원이던 가격이 1주일 이후인 19일 7만5천원, 이날 현재 기준 10만원으로 50%씩 오르는 등 채소 가격이 껑충 뛰어오르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채소류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자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소매시장에도 가격 인상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실제 이날 기준 도내 수원 지동시장에서는 주요 채솟값이 전주 대비 10~60%가량 올랐다.
미나리(1㎏)는 7천원으로 1주일 전(4천330원)보다 가격이 61%나 급등했다. 무(1개)는 1주일 전인 19일 1천245원이던 가격이 이날 1천750원으로 40.5% 상승했다. 또 대파(1㎏) 24%(2천70원→2천570원), 배추(1포기) 17%(2천50원→2천400원), 호박(애호박 1개) 36.6%(1천705원→2천330원) 등 주요 채소의 값이 급등했다.
이처럼 채솟값이 상승한 것은 폭설과 한파로 출하작업이 중단되고 유통 과정에서 상품이 훼손되는 등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김영배 aT서울경기지역본부 수출유통부 과장은 “월동 배추의 주산지인 전남과 무의 주산지인 제주에 폭설이 내리면서 출하 작업이 원만하지 못하고 뱃길이 막혀서 운송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번 주가 고비로 설날 전까지는 가격이 안정되겠지만, 예년보다는 장바구니 물가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배추와 대파 등은 폭설로 수확 작업이 어려워 이번 주까지 출하량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폭설로 산지작업이 일시 중단된 잎채소류(시금치, 상추 등)와 열매채소류(고추, 피망) 등도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예고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무와 배추 등 수급불안이 예상되는 채소에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공급하고 주요 채소류에 대한 냉해 피해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겨울철 채소류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