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달빛축제공원은 지구촌 축제의 현장이었다. 폭염을 뚫고 늘어선 관객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록의 향연에는 세계인 누구도 낯설지 않다. ‘터치드’의 강렬한 연주에 곧바로 하나가 됐다. 만장을 중심으로 관중의 군무가 시작됐다. 남녀·인종 없이 어우러진 퍼포먼스였다. 곳곳에 뿌려지는 물줄기는 더위조차 즐거웠다. 스무 번째를 맞는 인천의 축제, 2025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성료됐다. ‘인천 역사를 새로 썼다’ 외의 표현이 없다. 펄프(Pulp)가 무대에 섰다. 20세기 브릿팝 최고의 밴드다. 30년 넘는 활동으로 영국 록의 전설이다. 몽환적이며 사이키델릭한 그들의 연주가 밤하늘을 덮었다. ‘통속적 가사로 건강한 사회를 추구하는’ 그들의 노래다. ‘Common People’을 모든 관객이 함께 부르며 하나가 됐다. 벡(Beck)은 이번 축제의 중량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래미 8관왕의 위용이 빛났다.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도 섰다. 일본의 세계적인 록 밴드다. 국내 록 밴드도 총망라됐다. 장기하, 혁오 앤 선셋 롤러코스터, 크라잉넛, 자우림, 이승윤, 델리스파이스.... 모두 58개팀이 무대 사흘을 채웠다. ‘이런 라인업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번 축제에 쏟아진 많은 팬들의 경탄이다. 화려하고 방대하고 웅장했다. 국내 공연 사상 최대 무대 설비였다. 모두 3개를 준비해 순차적으로 활용했다. 안전을 위해 특별한 기술이 적용된 설비였다. 최고의 축제는 이런 최고의 시설이 있어 가능했다. 용광로 같았던 공연은 행복을 남겼다. 77세 관객의 소감이 언론에 소개됐다. “왜 펜타포트냐고요. 록이잖아요. 제 안에는 록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광주광역시에서 왔다는 41세 관객도 말했다. “이 3일간의 공연을 보기 위해 1년을 살았어요.” 출연 밴드들의 감회도 특별했다. 크라잉넛은 “한국 밴드로서 펜타포트 무대에 서는 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20회를 맞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 대체불가 축제가 나눠준 행복이다. 모두에게 본보기가 된 부분이 있다. 안전을 위한 인천시 행정이다. 작열하는 태양 속에 치러진 축제다. 안전을 위한 상상 이상의 준비가 이뤄졌다. 하병필 행정부시장이 직접 안전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경호, 의료, 소방 인력 642명이 관객 사이를 소리 없이 지켰다. 살수차, 워터캐논, 미스트 선풍기, 파라솔이 배치됐고, 생수 3만개가 무료 제공됐다. 인하대병원 등 6개 병원과 연계된 응급 체계가 축제 현장 곳곳을 촘촘하게 지켰다. 과감한 투자가 있었다. 투명한 운영이 있었다. 누적된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철저한 안전 행정이 있었다. 이런 게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20년 만에 최고로 밀어 올린 힘이다.
사설
경기일보
2025-08-04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