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떠나 노동자 개인에 집중·문화 개선… 시간선택제 일자리 주목
경력단절여성 고충 여전… 공감대 형성·인적자원 확보 등 대책 제안
“일ㆍ생활 균형, 이제는 패러다임입니다”
경력단절여성의 사회 복귀 지원을 요구하는 여론은 커졌지만 이를 위한 기반ㆍ문화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단녀 문제’를 여성만이 아닌 노동자 전체의 일ㆍ생활 균형으로 접근,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해결하자는 것이다.
경기일보와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직장문화 개선 전문가 좌담회’를 공동 개최, ‘경력단절예방 등 직장문화의 현실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토론했다.
이번 좌담회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문화’를 위해 사회적 인식 확산 및 취업 지원 등의 취지로 마련됐다. 안선영 일생활균형연구소 부소장이 주제발표를 맡았으며, 김준휘 ㈜태백김치 본부장ㆍ조양민 행동하는 여성연대 상임대표ㆍ차연희 ㈜미래경력개발원 대표가 토론자로 배석했다. 사회자로 이용성 경기일보 정치부장이 자리했다.
안 부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직장문화 개선 대책의 방향이 일ㆍ가정 양립에서 일ㆍ생활 균형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여성만을 대상으로 근무 시간 단축 등 제도 개선에 힘썼던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이다. 남성을 품어 노동자 개인에 집중, 인식ㆍ문화 개선을 통한 시간 유연제 직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 방향이 해외 선진국처럼 흘러가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경단녀 문제로 여성과 고용주가 고충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 부소장은 ▲대기업 외 중소기업에서 출산ㆍ육아 휴직제도 활용 어려움 ▲휴직시 동료로부터 눈치 ▲경력 재진입시 출퇴근 시간의 조정 불가 ▲둘째 아이 생길 경우 반복되는 문제 ▲복귀시 부당한 처우 ▲휴직자 대체 인력에 대한 기업의 불신 ▲단기간 몰리는 출산 휴가자 ▲재취업자 교육 비용 등을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안 부소장은 “형식적인 수기 공모보다 노동자와 고용주 애로사항을 적극 청취해 중간관리자 컨설턴트 모델 확보, 동료 간 이해 공감대 형성, 기업 내 직무 분석을 위한 인적 자원 확보 등이 실질적인 대책으로 필요하다”며 “경단녀 지원 등 일ㆍ생활 균형은 국제적 흐름이다.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면서 직장맘들의 일터가 혁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토론회에서 조양민 대표는 “경단녀 문제는 여성들이 생애주기에서 겪는 가장 큰 문제다. 이는 여성들의 비혼주의, 출산 거부 등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진다”며 “세상이 많이 좋아졌지만 무언의 압박 속에서 많은 여성이 커리어에서 내려오고 있다. 경력단절이 애초 발생하지 않을 예방 대책도 논의돼야 한다”고 사후 대책과 함께 예방 대책을 주문했다.
아울러 차연희 대표는 “여성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게 경단녀 해결의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전문성을 확보한 여성은 시간제ㆍ임기제 등에 불안하지 않고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김준휘 본부장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여성을 비롯한 노동자의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챙길 방법은 일ㆍ생활 균형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도 직원 컨디션을 고려, 시간 선택제와 조기 퇴근 등을 도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ㆍ생활 우수기업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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