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택병원 ‘닥터 엘씨티’ 개발, 4년간 각종 안전 테스트 끝에
지난 6월 첫 수술 성공 시켜…국내 기술로 선봬 수출 계획도
모든 수술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어느 부위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정확하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의료계에 인공지능이 결합한 ‘로봇’이 속속 등장하면서 의료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의료용 로봇들은 암 덩어리를 제거하거나 흉부 수술에 필요한 레이저 점을 찍을 때 활용되는 식인데, 인간이 직접 나설 때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어떻게 사람 몸을 기계에 맡기나’하는 우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한 민간 의료재단이 개발한 로봇수술기에 대해 제조 허가를 승인했다. 대기업 등의 지원 없이 병원급 단위에서 이뤄낸 최초이자 유일한 성과다. 로봇수술기는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봤다.
수원 장산의료재단 이춘택병원과 (주)이춘택의료연구소는 새롭게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닥터 엘씨티(Dr. LCT)’를 활용해 지난 6월 첫 수술에 성공했다. 앞서 2002년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ROBODOC(로보닥)’을 도입해 수술에 성공한 뒤 19년 만에 이뤄낸 우수 성적표다.
닥터 엘씨티는 올해 6월 식약처로부터 자동화 시스템 로봇수술기 제조 허가를 획득했다.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GMP) 인증도 얻었다. 4년여간 전기기계, 전자파, 성능 등 각고의 안전 테스트를 거듭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로보닥 팔이 5축인데 반해 닥터 엘씨티는 7축으로 돼 있어 보다 자유롭고 세밀함 움직임이 가능하단 특징이 있다. 이전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원활해 최소침습수술(MIS)에 특화됐다.
그동안 의료용 로봇시장은 해외 대기업이 선점, 외국인 체형에 맞게 설계돼있던 상황이었다. 닥터 엘씨티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로봇으로 개발됐다. 외국인보다 한국인의 뼈가 더 얇고 작은 특징 등이 반영됐다. 절삭 시간을 단축해 수술 시간도 줄이면서 환자의 회복이 빨라지고 출혈량과 감염률도 낮춘다는 특징이 있다. 이춘택의료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20여년간 축적한 1만5천건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구현에 성공했다.
장차 이 로봇은 수출을 목표로 한다. 이건아 이춘택의료연구소 대표는 “중소기업과 다름없는 우리 연구소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기까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년간 주변에서도 부정적 얘기만 했었는데 결국 성공해내 자부심이 크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새로운 버전의 수술용 로봇을 선보인 만큼 의료산업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라며 향후 수출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환 병원장 역시 “우리 병원의 풍부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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