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예브 살리흐 대표작 국내 첫 선
바로 타예브 살리흐의 장편소설 ‘북으로 가는 이주의 계절’이 아랍어권 소설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문학선(006)’에서 출간됐다.
책은 “세계문학사를 빛낸 명저”, “20세기 아랍의 가장 중요한 작품”, “세계 100명의 작가가 뽑은 세계 문학 100선”,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세계문학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아프리카 소년, 무스타파 사이드가 런던에 건너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악마적 기질의 ‘여성-킬러’가 된 삶과 의식 세계를 추적한다는 내용적 측면에서 봤을 때의 그 소설적 재미 또한 학문적 중요성 못지않게 소설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소설적 재미와 학문적 성과의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는 타예브 살리흐의 글은 탁월하다.
이 소설이 특히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것은 주인공의 지극히 개인적인 인생역정이 그리고 수단 북부의 마을이라는 작은 곳을 배경으로 하는 국지적인 일이 인류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며 인류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인류는 끝없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현재를 살고 미래를 계획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과거를 여과 없이 그대로 답습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현재를 방황하고 있다.
종족 간, 지역 간, 문화 간의 이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의 재조명은 그 가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욕망의 경계에서 고민하지만 결국 비극의 파멸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소설을 다시금 곱씹어 봐야하는 이유가 이 질문들에 있다.
소설가 김남일은 추천사를 통해 “아프리카 소년이 런던에 건너와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여성-킬러’가 된 삶과 의식 세계를 추적한 이 작품은, 그 소재와 강렬한 주제의식 때문에 서구 학계에서도 크게 주목받았고, 특히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과 자주 비교되면서 탈식민주의 논쟁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값 1만2천원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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