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 꿈꾸는 ‘유토피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아키토피아의 실험’展

▲ 조성욱 作 ‘동상이몽’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더 나은 삶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건축물을 통해 살펴보는 ‘아키토피아의 실험’ 전을 열었다. 아키토피아는 건축과 유토피아를 합친 말로 건축의 이상향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건축가, 사진작가, 비평가, 미디어 아티스트, 만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2명의 사진, 드로잉, 영상, 그래픽 등 작품과 작업물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유토피아의 꿈’, ‘건축 도시로의 여정’, ‘욕망의 주거 풍경’ 등 3가지 테마로 나누어 진행된다. 먼저 ‘유토피아의 꿈’은 전쟁으로 백지화된 상태에서 새로운 도시를 꿈꾸며 실험과 도전을 쉬지 않았던 지난 50여년의 건축 역사를 보여주는 자리다.

1986년 타계 전까지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큰 족적을 남긴 건축가 故 김수근의 작업물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1966년 작업했던 ‘상가 아파트 건립계획’ 서측입면도, 남측입면도를 전시한다. 당시 시대가 가지고 있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려 했던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건축도시로의 여정’에서는 건축 이상향에 대한 욕망이 문화 인프라 조성으로 이어진 파주출판도시, 헤이리아트밸리 등의 모습을 조명한다. 건축사진가로 국내외 건축잡지 등에 기고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종오는 점차 형태를 갖춰가며 유토피아 공간으로 나아가던 2004년 당시 파주출판도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선보인다.

▲ 이영준 作 ‘왜 판교는 창문을 싫어할까’

건축사진가 김용관은 2015년 현재 도시인들의 힐링공간으로 자리잡은 헤이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시한다. 이들의 작업물을 통해 그동안 많은 건축인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 조성에 매진해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욕망의 주거 풍경’에서는 지난 50여년 동안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이룩한 현재의 주거 모습을 조명한다. 이영준 계명예술대학교 교수는 성남시 판교에 조성된 판교단독주택단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이곳은 비슷비슷한 모습의 아파트 단지에서 벗어난 저밀도 신도시로 젊은 건축가들의 꿈과 욕망이 가장 활발하게 투영됐다. 진화를 거듭해온 건축의 현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끊임없이 변화해온 건축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 무료.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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