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때아닌 ‘식사와의 전쟁’

향방작계 훈련 일부 동대 ‘부실한 식사’
지정식당, 2명당 육계장 1그릇 제공 논란
예비군 거센 항의… 뒤늦게 1천원씩 환불

인천지역 내 예비군 부대들의 훈련 중 식사가 금액에 비해 부실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지역 내 예비군 동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독수리 훈련 등에 의해 주·야간으로 나눠 한 번에 80~100여 명씩 각 지자체 동별로 예비군 향방작계훈련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예비군 식사도 하나의 훈련으로 편입·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예비군이 식사를 원치 않으면 1끼당 6천 원의 식사비를 지급했지만, 올해부터는 선택권 없이 동대에서 지급하는 식사로 ‘급식훈련’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동대에서 마련한 식사가 부실해 예비군이 반발하고 있다. A 지역 예비군 동대는 지난 10일 오후 5시께 인근 한 식당에서 90여 명의 예비군에게 식사로 육개장을 2명당 1그릇만 제공했다. 

한 예비군은 “보통 식당에서 나오는 육개장보다 부실한데도, 이를 2인분이라고 하면서 공깃밥만 1인당 1개씩 줬다”면서 “원래 7천 원짜리 육개장인데, 아무리 1천 원 싸게 먹는다고 해도 2명 이서 한 그릇을 같이 먹으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예비군의 항의가 거세자 해당 동대는 식당 측과 협의, 이날 저녁 예비군 1인당 1천 원씩 환불조치에 나섰다.

 

B 지역 예비군 동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4명이 앉는 한 테이블에 2인분 정도의 양인 김치찌개와 밑반찬으로 채워 예비군에게 강한 항의를 받았다.

B 지역에서 훈련받은 예비군 C씨(26)는 “식사도 훈련의 일종이라고 해놓고, 너무나 부실한 식사로 치러졌다. 군과 식당 간 모종의 거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말로만 예비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말고 기본적인 것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군 동대 관계자는 “훈련장하고 가까워 지정한 식당일 뿐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사전 점검이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예비군이 불편을 겪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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