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 융복합단지 ‘첩첩산중’

국립한국문학관 공모 백지화
유치 성공 세계 문자박물관도 경제성 미확보땐 취소 불상사
잇단 악재 시작도 전 좌초 위기

인천시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염두에 두고 추진해온 문화·체육·관광 융·복합단지 조성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자체 공모를 중단시킨데다 지난해 유치한 유일한 국립문화시설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면적도 당초보다 축소되는 등 인구 300만 명에 걸맞는 문화시설 인프라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이 열렸던 서구 주경기장 일대에 대규모 문화·체육·관광 융복합 시설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시는 이르면 다음주 주경기장 주변 남측 잔디광장을 포함한 부지 62만여㎡에 대한 관광단지 지정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시가 구상하는 관광단지는 관광과 휴양을 위한 숙박시설, 위락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지역을 뜻한다.

주경기장 내 들어선 각종 수익시설과 연계해 대규모 복합관광시설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시는 국립문화시설을 유치, 문화와 체육, 관광시설을 한 자리에 모으는 융·복합단지를 꾸밀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용역에 국립한국문학관 예정부지 4만5천㎡가 제외되며 융복합시설 조성의 첫 단추부터 어긋나게 됐다. 시는 이번달 안에 문화관광체육부의 부지선정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용역 시기를 늦춰왔지만, 문체부가 돌연 지자체 공모를 전면 백지화하면서 착공시기조차 불확실한 문학관을 사업에 포함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인천 유일의 국립문화시설인 세계 문자박물관 건립사업도 삐걱거리고 있다. 정부가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총 사업비가 당초 95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전체면적은 2만㎡에서 1만5천㎡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후 실시될 타당성조사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아예 사업이 취소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우려도 여전하다. 사정이 이렇자 시는 사업타당성조사 CVM(조건부 가치측정법) 설문조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인 설문 참여와 긍정적 답변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문화시설을 확충하려는 시의 노력이 무위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말 인구 300만 돌파가 확실시된 거대도시인 인천은 그러나 타 지역에 비해 문화 관련 시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은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건립되지 않은데다 올해 시 전체예산 중 문화관련 예산비율은 1.6%로 타 광역시에 비해 낮은 비율을 보인다. 또 문화예술관련학과 20개, 활동 중인 문화예술인 3천193명으로 문화 인프라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시의 한 관계자는 “근대문학 자료를 소장하고 있고 입지여건이 뛰어난 인천의 장점을 살려 문학관 유치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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