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미완공 기숙사에 입주 강요
임시사용 승인 받아 운영… 소음·누수로 안전 위협
7일 오후 안산시 상록구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행복기숙사 주변과 1층 로비는 기숙사생들보다 공사 관계자들이 더 쉽게 눈에 띠었다.
미니 크레인에 올라타 천장 보수작업을 하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분진으로 가득한 바닥을 닦아내는 물청소가 한창이었다. 정돈돼 있어야 할 소파들은 구석으로 몰려 있었고, 기숙사 곳곳에는 제자리를 찾지 못한 패널과 공사장비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건물 로비와 엘리베이터 옆에는 ‘기숙사 완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니 이해를 구한다’는 안내문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기숙사 입주자 J씨(26)는 “아침마다 공사 소리에 잠을 깨고 여기저기 쌓인 자재들 때문에 다니기도 불편하다”면서 “일부 방에서는 물이 떨어지기도 한다는데 왜 완공도 안 된 기숙사에 무리해서 입주를 시킨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 지원까지 받은 새 건물인데다 기숙사비도 싸 기대가 컸는데 차라리 기존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 나을 뻔 했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ERICA캠퍼스가 올해 새롭게 개관한 행복기숙사(행복관)가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입주를 진행, 기숙사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누수, 분진 등으로 연일 하자ㆍ보수공사가 이어지면서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숙사 거주자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양대 ERICA캠퍼스와 한국사학진흥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입주를 시작한 행복관은 정부의 대학 주거비 부담 경감 정책에 따라 낮은 이자의 기금을 지원받아 건립된 공공기숙사다.
총 247억 5천만 원(사학기금 99억 9천800만 원ㆍ주택기금 122억 7천700만 원ㆍ자부담 24억 7천500만 원)이 투입된 행복관은 지하1층ㆍ지상18층 규모로 지어져 788명(남자 382명ㆍ여자 406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8월12일 착공해 예정대로라면 올해 1월31일 준공이 됐어야 하는 사업이다.
이로인해 하자ㆍ보수 공사가 계속되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누수 등으로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1층 로비에 있는 스피드게이트(학생증을 통한 카드인식 출입통제시스템)마저 공사 관계자 출입 등을 이유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학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양대 ERCIA캠퍼스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공사들은 통상적인 하자ㆍ보수 공사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완료 지을 것”이라며 “공사 지연과 관련해 건설사 측에 책임을 묻고 학생들이 겪은 피해 등을 보상받을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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