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단지…’신뢰성’ 바탕으로 새 바람 부나

▲ 조감도
▲ 조감도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올해 7월 기준 누적 판매대수가 200만여 대로 늘면서 중고 수입차 거래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15만 7천여 대이고, 이미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 13만 6천여 대보다 15.6% 늘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도 신규등록차량 기준으로 지난해 상반기 14.1%에서 올해 16.8%로 증가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을 역대 최대인 25만 6천대, 점유율 16%로 예상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추세라면 연간 판매량 30만 대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수입자동차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중고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 역시 커지고 있다. 판매물량 기준으로 중고차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2012년 11%, 2013년 12%, 2014년 14%, 2015년 17%, 2016년 20% 등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 중고차 시장의 호황에 가장 큰 원인은 고객들의 눈높이를 꼽을 수 있다. 5개 업체에 한정돼 있는 국산차 시장과는 다르게 수입차 시장은 훨씬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벤츠, BMW, 아우디 등에 집중됐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폭스바겐, 도요타, 닛산, 포드 등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각각의 특성을 가진 브랜드가 많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더 넓게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로는 가격경쟁력 확보다. 국산차와 큰 차이를 보이던 예전과 달리 자동차가격이 이제는 거의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점은 중고차시장에서 더욱 확인하기 쉽다. 감가 폭이 큰 수입 중고차가 국산 신차가격까지 낮아지자 그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 성장 속 문제점 봉착, 소비자 새로운 대안 원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 내구성 향상으로 관리가 잘된 중고차의 경우 이동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다. 하지만 막상 중고차 구매 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주행거리 조작이나 침수차, 사고차량 등을 정상적인 차량으로 속여 판매하는 불법판매와 강매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최근 주행거리를 조작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넘긴 딜러들이 구속된 바 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허위 매물 등 신뢰도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 때문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등장한 중고차 매매단지는 고급 편의시설과 믿고 살 수 있는 투명한 관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성장하는 수입인증 중고차 시장

수입 인증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가 커지면서 ‘인증 중고차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수입차 업체가 일정 수준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차량을 소비자에게서 직접 사들여 중고차로 되파는 것이다. 주행 성능과 엔진, 내ㆍ외관 상태 등을 꼼꼼하게 점검해 기준을 통과한 차량만 판매한다. 업체에 따라 중고차임에도 무상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한다.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페라리, 포르쉐 등 슈퍼카 브랜드를 비롯해 11곳이다.

 

■ 중고차 매매단지에 부는 새 바람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 역시 신뢰성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20년 수원시 권선구 일대에 오픈할 도이치오토월드다. 신차판매에서부터 국내 최초로 ‘인증중고차’ 제도를 도입한 기존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고차매매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자동차 매매 문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고차 매매단지가 최근까지 백화점식 프리미엄 시설관리, 고객 편의까지 진화했다면 앞으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가족 단위 고객을 끌 것으로 보인다. 독특한 점은 중고차뿐만 아니라 신차도 사고 차량 관리도 하며 키즈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가족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는 점이다.

 

김창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도이치오토월드는 자체 인증시스템을 통한 중고차 인증, 그에 따른 보증 프로그램 등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중고차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오토월드 관계자는 “도이치오토월드는 연면적 27만 4천624m²(약 8만 3천 평)로 축구장 30개 규모다. 약 1만 2천대를 동시에 전시할 수 있는 단일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며 “수원의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자동차 멀티플렉스로서 수원 지역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와 온 가족이 즐기는 복합공간,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자동차 매매문화를 위해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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