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압력, 공립유치원 건립까지 막았다”

서동탄 더샵 파크시티내 계획됐지만 취소, 입주예정자 항의
“주변 비리 논란 환희유치원 등 7곳 포진, 이들의 반발 때문”
교육청, 보류로 입장 선회… 사립유치원들 “우린 모르는 일”

내년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오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 공립유치원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인근 사립유치원의 반발로 물거품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 일대 사립유치원 중에는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로 논란된 곳도 포함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오산 외삼미동에 지어지고 있는 서동탄역 더샵 파크시티(2천630세대·2016년 11월 분양)는 내년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등이 결정되던 2015년께부터 이 아파트 단지 내에는 공립유치원이 들어갈 예정이었고, 분양 과정에서도 ‘공립유치원으로 부지가 인가돼 계획대로 설립될 예정’이라고 홍보됐었다.

 

그러나 분양 완료 4개월 후인 2017년 3월께 갑자기 공립유치원 허가가 취소됐다.

 

당시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유아교육법시행령과 관련 지침 제ㆍ개정,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의견 등을 토대로 설립계획이 취소됐다고 시행사측에 통보했다. 또 시행사 측에 해당 유치원 부지를 해지해달라고 요청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한 입주예정자들이 반발하자, 교육청은 파크시티 인근 1㎞ 이내 (사립)유치원 여유 정원이 존재하고, 저출산으로 인해 유아 수가 계속 감소해 공립유치원을 지을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 해당 아파트 인근 1㎞ 반경 안에는 최근 비리 논란이 된 환희유치원을 비롯해 7개의 사립유치원이 있고, 어린이집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그러나 시행사와 입주예정자들 입장에선 이 이유가 표면적인 이유에 그친다고 주장한다.

 

복수의 입주예정자들은 “공립유치원 설립이 무산된 진짜 이유는 주변 사립유치원의 반발 때문”이라며 “시행사로부터 ‘주변 사립유치원들이 공립유치원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은 게 피부에도 와 닿을 정도로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도 사립유치원을 찾아가 진위 여부를 파악하려 했으나, 항상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공립유치원 부지에 공립유치원이 못 들어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교육청이 갑자기 공립유치원 취소를 한 이유를 이제라도 밝혀야 한다”고 토로했다.

 

현재까지 입주예정자들은 교육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지만, 의견이 수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교육청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취소된 것이 아니라 보류된 것이라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초반에 전달이 잘못됐던 것 같다”며 “입주예정자들이 재검토를 요청한 만큼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근 사립유치원들은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파크시티 인근의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우리 유치원이나 주변 유치원이나 공립유치원 설립 반대 시위를 한다거나 설립하지 말자는 목소리를 낸 적이 없다”며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입주예정자들은 오는 24일 오후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앞에서 관련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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