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문화예술과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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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로부터 아주 긴 세월동안 형성된 자연과 달리 지금의 도시들은 2차 산업발전이라는 매개체를 타고 매우 빨리 만들어졌다. 세계 여러 나라와 각각의 도시들도 저마다 특성과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산업화로 경제성장을 한 대부분의 도시들은 거의 비슷한 과정을 보인다.

 

그런데 21세기에 공업사회를 벗어나 지식·정보중심의 사회가 되면서 탈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 새로운 흐름에 우리는 경제성장, 취업, 출산, 초고령사회진입 등 기초생계와 심각한 관련이 있는 문제들의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의 중요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정책적으로 집행되고 있는 것이 도시 또는 국가 재생 사업들이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선진 각국들이 문화산업을 그 해법으로 이미 성공적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어 눈여겨보게 된다.

 

사례들에서는 시민과 행정, 기업이 함께 힘을 합쳐서 꾸준히 노력했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의 높은 문화의식, 행정 당국의 간섭 없는 팔걸이원칙 준수, 지원이 아닌 투자개념의 정책 집행으로 문화자본형성, 공생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가 그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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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히 보면 행정은 21세기는 ‘culturenomics’, 즉 문화가 경쟁력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깊이 인식하고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본으로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고양하고자 시민교육과 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열린 행정을 펼쳤다. 또한 기업들은 기술과 필요한 재료까지도 지역발전을 위해 투자했으며 시민들은 경제와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참여는 물론 적극적 봉사활동까지 한다.

 

21세기 탈산업화의 성공적인 도시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지역 특수의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비슷한 프로그램의 그들만의 행사는 세금만 축낼 뿐이다. 지역만의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은 그 지역의 시민들이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것이 생명력 있는 것이며, 지속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문화소양을 함양시킬 수 있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바야흐로 4차 산업이 도래한 시대에 문화를 홍보 또는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머무는 수준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인문학적 품위와 지역의 경제적 안정을 담보하는 굴뚝 없는 산업, 문화 그 자체의 진정한 시대적 가치에 대한 성취요구가 우리를 두드리고 있다.

 

이득현 (재)수원그린트러스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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