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중년 건강의 적 ‘중풍’

고혈압 환자 정상인보다 15배 위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유일한 4할대 타자 백인천, 한라그룹 정인영 회장. 이들은 모두 한때 한국을 풍미하던 유명인사들이자 중풍환자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001년 사망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3만1천여명이 중풍으로 사망, 전체 사망자의 14.4%를 차지해 단일 질환으로는 한국인의 사망원인중 부동의 1위 자리를 중풍이 지키고 있다. 경기도 인구를 1천만명으로 가정하면 1년에 1만5천명에서 2만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평소 고혈압이 있던 중견간부 김씨(49)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갑자기 자신의 말이 술에 취한 사람처럼 어둔해지고, 오른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팔을 들어 보려 했으나 겨우 반 정도밖에 들 수 없어 깜짝 놀라 일어섰더니 오른쪽 다리에 힘이 없어 금방 넘어져 버렸다. 검진 결과 뇌졸중(중풍)으로 판명돼 3개월간 입원 치료 후 퇴원했으나 아직까지 오른쪽 손발을 잘 쓰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김씨처럼 스트레스와 과로, 운동부족, 과다한 육류의 섭취 등으로 발병되는 중풍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단 중풍이 발생되면 환자의 20~30%가 목숨을 잃고 위급한 고비를 넘겨도 언어장애, 반신불수, 치매 등 후유증이 남아 환자나 가족들에게 정신·경제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주고 있는 형편이다.

중풍은 ‘뇌졸중’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뇌졸중의 유형에는 갑자기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등이 있다. 이외에도 손발이 떨리면서 몸동작이 느려지는 파킨슨병, 치매 등도 한방에선 중풍으로 본다. 중풍은 발병유형 차이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를 받기 위해선 발병 즉시 바로 병원으로 옮겨 정확한 진단을 받고 응급치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풍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 환자는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보다 15배에 이른다. 당뇨병도 중풍의 중요한 원인중 하나이다. 당뇨병환자가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중풍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의 6배다. 육류를 너무 많이 먹어도 중풍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심장병(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증상이 있는 경우, 술 담배를 많이 하는 경우, 너무 짜거나 달게 먹는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화를 참지 못하는 경우에도 중풍에 걸리기 쉽다.

한방에선 중풍을 일으키는 원인을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으로 구분하는데 내인으로는 크게 과도한 정신적 긴장, 육류 과다 섭취, 음주 및 흡연과 음식의 무절제, 육체적 과로로 인한 원기 허약과 유전적 소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외인으로는 계절과 기후의 변화가 중풍의 원인이다. 중풍은 체질에 관계없이 올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비만한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고 마른 사람에 비해 예후도 좋지 않다. 뚱뚱한 사람의 몸속에는 노폐물(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등)이 많아 혈관에 순환장애를 줘 중풍이 잘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풍은 무서운 후유장애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최근에 개발된 뇌혈류진단기(TCDr)는 초음파를 통해 비정상적인 뇌혈류 상태와 뇌혈관의 상태를 보고 중풍(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예방하며 중풍 환자의 치료과정을 추적해 예방 및 향후 치료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장비다. 특히 뇌전산화단층촬영(Brain CT)과 뇌자기공명영상진단(Brain MRI) 등에서 발견되지 못한 기능적인 변화를 측정해 중풍 전조증이 나타난 환자에게 정확한 진단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흡연 및 폐경 후 등 중풍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초음파뇌혈류진단기를 사용해 중풍 조기검진을 받아 보는 게 좋다.

중국인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서도 중풍에 많이 걸리지 않는 이유가 녹차와 양파를 많이 먹기 때문으로 연구되고 있으므로 중풍체질의 사람은 녹차와 양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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