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술·비만·당뇨·고지혈증 등이 원인
우리나라의 생활양식이 점차 서구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비만이 늘고 있고 지방간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칼로리 섭취가 증가한 반면 규칙적인 운동이나 육체적 노동의 감소로 체내에 쌓인 지방이 간에 침착돼 지방간 및 지방간염의 빈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써 여러 역할을 하는데 간세포에 지방질 특히 중성지방이 많이 축적되는 것을 ‘지방간’이라 하고, 간세포가 죽고 염증반응이 함께 생기면 ‘지방간염’이라 한다.
피로감·식욕부진 증상 나타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 ‘불쾌감’
흔히 지방간은 술을 많이 먹는 사람에서만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술을 먹지 않아도 비만(특히 복부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에서 생길 수 있다. 음주가 약 30%, 비만이 역시 약 30% 정도의 원인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드물게는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이로 인해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신진대사가 이뤄지지 않아 지방간이 생긴다. 술에 의해 생기는 간질환은 음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음주 기간이 길면 길수록 발생 위험률이 높아진다.
불편한 증상이 없는데 건강검진에서 간기능 검사치의 이상이 있는 사람 중에 지방간이 있는 경우가 상당하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에서 흔하게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오른쪽 갈비뼈 아래쪽에 불쾌감이나 둔통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 지방간의 경우는 간기능 검사에서도 특별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 대개 정상 소견을 보이거나 약간의 ALT(=SGPT, 간기능검사의 일종) 상승을 보이고, 때로는 혈액 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지방간에 염증이 함께 나타나는 ‘지방간염’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드물게 간경변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등의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염에 비해 예후는 훨씬 좋으므로 의사의 처방과 권유에 따라 생활한다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은 일부 환자에서 알코올성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알코올성 지방간이 확인되면 반드시 술을 끊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 후 3주 내지 6주 정도 지나면 간세포 안의 무수한 지방질들이 사라진다. 비만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으로 체중을 줄여야 한다. 체중을 감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서히 지속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1주일에 약 0.45~0.9㎏ 정도의 감량이 바람직하며, 체중감량의 1차 목표는 현 체중의 10%정도를 감량하는 것이다. 빠른 감량은 오히려 간 내 염증과 괴사 및 간섬유화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당뇨병에 병발된 지방간은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하고, 고지혈증이 원인이 된 경우에는 혈중지질을 정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신선한 야채를 포함하여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정재연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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