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고혈압이 동맥경화증과 심혈관계 질환의 중요한 원인이고, 고혈압의 치료는 심부전, 뇌졸중,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같은 허혈성심장병의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또한 사망률도 감소시킨다는 것이 그동안의 임상시험 결과로 증명됐다.
혈압의 측정은 수은혈압계를 이용한 진료실혈압이 기준이 돼왔다. 그러나 최근 오실로메터법에 따른 전자자동혈압계를 이용한 가정혈압(home blood pressure)의 측정을 일본, 유럽 및 미국 고혈압 학회에서 권고하고 있다.
가정혈압을 고혈압 진료에 도입해 치료의 순응도를 높이고, 진료실혈압으로 진단이 어려운 백의고혈압, 가면고혈압을 진단하고, 저항성고혈압, 아침혈압과 저녁혈압의 차이, 약물의 강압효과를 판정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혈압은 측정시 여러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고 하루중에도 변동하므로 가정에서 일정한 조건에서 장기간 측정하는 가정혈압이 진료실에서 한두 번 측정하는 진료실혈압보다 장기손상의 정도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혈압의 관리에 가정혈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마치 당뇨병에서 혈당측정을 가정에서 하는 것과 같다. 일본에서는 의사들의 90%가 가정혈압측정을 환자에게 권하고, 고혈압 환자의 77%가 가정혈압계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 돼있다. 이제 가정혈압의 임상적 이용은 전 세계적으로 요청받는 시대가 됐다.
가정혈압은 일정한 방식으로 측정하고 기록해야 한다. 가정혈압계는 상완에서 측정하는 기계를 사용하토록 한다. 아침과 저녁에 측정하는데, 아침에는 일어나서 1시간 이내에 소변을 보고, 혈압약 복용전, 아침 식사전에 편안히 앉은 자세에서 1~2회 측정한다. 저녁에는 취침전에 편안히 앉은 자세에서 1~2회 측정하여 기록한다. 이렇게 일주일 이상 기록하면 고혈압 진료에 이용할 수 있는 혈압이 된다. 다른 시간에는 측정하지 말고 장기간 꾸준히 측정해야 한다.
한국가정혈압학회에서도 최근 가정혈압지침을 발표했다. ▲가정용 혈압계는 오실로메터법에 근거한 상완커프 자동혈압계를 이용할 것 ▲상완커프는 심장(우심방)위치에 있어야하며, 팔의 굵기에 따라 대형 또는 소형 커프를 선택하여 사용할 것 ▲가정혈압은 아침과 저녁에 측정할 것 ▲경증 또는 중증 고혈압은 관찰기간 7일 중 적어도 5일간은 가정혈압을 측정할 것 ▲고혈압이 잘 조절되는 안정기에는 적어도 1주일에 3일은 가정혈압을 측정할 것. 단, 약물 치료가 변경될 때에는 가정혈압을 1주일에 적어도 5일은 측정할 것 ▲가정혈압 측정값은 선택하는 일 없이 모두 기록할 것 ▲아침의 가정혈압과 저녁의 가정혈압은 첫 번째 측정 혈압을 일정기간 동안 각각 별개로 평균할 것 등이다.
가정혈압은 135/85mmHg이거나 이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하며, 125/80 mmHg 미만이면 정상으로 판단한다. /김철민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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