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지난 3월 수면중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환자가 내원했다. 떨어진 직후부터 우측 목과 어깨부위의 찌릿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더니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없어지지 않아 날이 밝자마자 한의원을 찾아 침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치료후 증상은 호전됐지만 이틀 뒤 출근중에 재발했으며 이번에는 1분 간격으로 빠르게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져 급하게 본원 응급실을 찾아 진통제 주사를 투여받았다. 하지만 통증이 전혀 호전되지 않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됐다. 진료 결과 경추 MRI상 총 4부위에서의 디스크 탈출 진단이 나왔다.
경추 디스크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의 줄임말로,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디스크란 구조물이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인해 후방으로 탈출하게 되어 신경을 압박함으로 나타나는 목과 어깨의 통증, 상지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을 말한다.
최근 장시간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책상에서 지속적으로 컴퓨터 업무를 하는 경우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퇴행성으로만 인식되던 예전과는 달리 현재는 중·고교생 등 청소년들에게도 많이 나타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서 침대서 떨어진 환자는 이미 다른 한의원에서 침치료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입원 후 일차적으로 침도요법을 시행한 후 우측 어깨 일정부위의 찌릿찌릿한 증상 및 안정시에도 지속되던 통증이 많이 줄어드는 등 크게 호전돼 3일만에 퇴원했다.
침도요법은 급성질환보다는 만성질환에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시술이다. 목디스크와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 3~4회 정도 침도요법을 시술하는데, 처음 침도요법 시술 후 한 달 정도 간격을 두고 2차, 3차 침도요법을 시술하게 된다.
경추디스크는 높은 베개 사용, 장시간 머리와 목을 앞으로 내미는 습관, 목을 빼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습관, 체중 과다로 바른 자세를 취할 수 없는 경우, 사고 등 외부 충격으로 목뼈나 관절에 손상이 온 경우, 평발이거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오래 신는 경우에 발생한다.
경추디스크로 의심할만한 증상은 뒷목, 어깨, 팔 등의 통증이 있을 때,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쥘 때 악력이 약해지거나 손가락에 부분적인 감각이상이 있을 때, 팔이나 손에 저림감이나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있을 때, 팔 전체가 아닌 한쪽 팔의 특정부위만 저린 증상이 있을 때, 팔·다리에 힘이 없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다리가 휘청거릴 때, 팔을 양쪽으로 벌린 상태에서 머리를 눌러보거나 머리를 누른 후 좌우로 고개를 돌렸을 때 통증이 심한 경우, 주변에서 중풍 증상의 의심을 받을 때 등을 들 수 있다.
경추디스크는 해부학적 중요성 때문에 전신에 많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어 바로 전문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가장 저렴하면서 훌륭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이건목 원광대병원 산본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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