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어린이들의 천국’ 김포 예일숲학교
소나무와 참나무, 밤나무, 아카시아나무 등으로 빼곡한 후평리의 고즈넉한 숲속이지만 매주 금요일이 되면 개구쟁이 어린이들의 신나고 흥겨운 숲체험 활동으로 새롭게 깨어난다. 후평리 산 230의 널다란 숲속에 자리잡은 예일숲학교.
숲학교 운영과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치원으로 소문난 강서구 내발산동의 예일유치원(이사장 김혜경)은 지난 2011년 이곳에 숲학교를 설립, 매주 금요일 유치원 12개 학급 300명의 전 원생과 함께 다양한 숲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숲학교는 학교 건물을 빼놓고는 숲 자체다. 학교 건물 주변에 조성해 놓은 1천155㎡의 천연잔디 놀이공간과 4천950㎡의 숲이 아이들을 더욱 신나게 한다. 이 숲속에는 15~20m는 훌쩍 넘어 보이는 소나무, 밤나무, 참나무들이 가득 차있다. 이 숲속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숲체험과 놀이로 하루를 보낸다.
숲으로 가득찬 전체 면적 8천250㎡에 연면적 825㎡의 2층 건물 본관동 A동과 식당(1층) 및 그림그리기와 도자기굽기 등의 체험활동장(2층)을 갖춘 B동 등 2개동의 학교 건물은 황토벽으로 지여져 흡사 유럽의 산자락 전원주택을 연상케 한다.
▲아동 성장의 필수요건 고루 갖춘 ‘숲’
예일숲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은 크게 숲체험과 농사체험, 아뜨리에 활동으로 나뉜다. 예일유치원은 숲속에서 아이들이 체험하는 다양한 활동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최고의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은 숲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고 뛰고 기어오른다. 또, 모래를 파고 담고 쏟으며 근육 발달과 신체 발달, 면역력을 강화시켜 준다.
상상력과 창의성 발달도 빼놓을 수 없다. ‘바다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금치를 맛있게 먹는 법’, ‘하늘거울로 보는 하늘 상상’, ‘나무가 꼬르륵! 배가 고프데요!’, ‘나뭇가지가 청소기로 변해요!’ 등 여러 형태의 놀이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숲속의 모든 것들을 활용해 교사와 아이들이 숲속에서 재밌게 나누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언어적 표현능력을 높인다.
예일숲학교를 운영하는 김주희 원장(46)은 “아이들은 숲의 싱그러움과 평화로움을 느끼고 마음껏 뛰고 자유롭게 놀며 넓은 숲에서 모험을 즐긴다”며 “스스로 만든 놀이의 규칙을 지키고 친구와 힘을 모아 모래를 파고 다른 반 친구와도 함께 놀면서 긍정적인 정서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 존중의 태도 함양은 이곳 숲학교의 자연이 주는 보너스다. 놀라운 자연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 자연속에서 생활하면서 자연과 친구가 되게 해준다.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고 신기한 곤충과 동물을 관찰하고 기르며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체험이 이곳 숲에서는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곳 숲학교는 모내기, 감자 캐기, 복숭아 따기, 방울토마토 따기, 고구마 캐기 등 농사체험과 도자기만들기, 양파물로 천연염색하기 등 아뜨리에 활동을 하고 1년에 한번씩은 모든 부모들을 초청, 함께 체험활동을 갖는다.
농사체험은 인근 농가의 농장을 체험장소로 활용, 농가의 농작물을 구입하는 등 주변 농가에도 기여하며 마을과도 소통하고 있다.
예일유치원이 김포에 숲학교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은 주위에 있는 대부분의 체험시설들이 초·중·고교생들을 위한 것들 뿐, 유치원 아동들에게 알맞는 체험공간이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김혜경 이사장은 “유아들이 마음껏 뛰어 놀수있는 실외 놀이공간이 부족해 상업적인 놀이감이나 멀티미디어로 놀이를 하는 유아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자연속에서 신나게 놀며 잠재력을 키우는 놀이와 체험공간이 절실해 숲학교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숲학교의 장소로 김포를 선택한 이유도 남다르다.
김 이사장은 “김포는 청정지역인데다 다양한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농촌지역이며 주변에 숲이 많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아이들 교육의 최적의 입지”라며 “유치원과 가깝고 접경지역으로 안보의식에도 좋다. 철새 도래지역이어서 자연적 혜택을 고루 갖춘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숲학교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현대사회의 유아들은 좁은 실내 공간에서 하루종일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이로 인해 산만하고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갖는 유아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병들어가는 유아의 마음과 신체를 자연을 통해 치유하고 잃어가는 잠재능력을 자연스럽게 발현시켜 전인적인 인간으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숲학교를 설립했다.
-숲학교 운영방향은.
월 4회 숲학교 체험활동을 통해 생명체로서의 자연과 교감하고 친화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 감각기관을 통해 자연을 관찰하고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습과정으로 생명의 신비와 존귀감을 알도록 하고 있다.
특히, 통합적 교육활동 과정을 통해 모든 생활영역의 고른 발달을 꾀하고 리더십과 자신감, 긍정적 자아개념을 갖도록 돕도록 운영하고 있다.
- 앞으로 운영계획은.
숲학교를 다방면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교육의 산실로 육성하고 싶다. 친화력을 높여줌으로써 폭력적,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예방하고 배려심을 높여 자라서 이런 감성이 기반이 돼 상생하는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고 싶은 바람이다.
지금은 우리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활용하고 있지만 숲학교를 세워놓고 보니 예상보다 교육적으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어 지역사회가 원한다면 점진적으로 김포지역 이이들만이라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생각이다.
김포=양형찬기자 yang21c@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