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사회부적응, 등교거부, 왕따 후유증 등과 가장 관련이 높은 진단은 ‘사회공포증 (Social Phobia)’이다. 사회공포증은 대인기피증 혹은 대인공포증의 변형된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 외모, 냄새, 시선 등의 다양한 원인과 관련돼 있고 아동 및 청소년기에 학교폭력도 깊은 관련이 있다. 때때로 정신증의 초기 징후와 감별이 필요하며 정신장애로 판정되는 경우도 있고, 커가면서 회피성 성격장애로 고착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개입을 요하는 청년만 2010년 후생노동성 추산 130만명 이상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은둔형 외톨이를 포함한 사회 부적응 청년을 2000년대 중반 40만명 이상으로 추산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은둔형 외톨이 전부가 사회공포증이라고할 수는 없지만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공포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증상이 가볍다고 생각하고 환자에게 압력을 많이 주거나 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번번히 있다. 혹은 게으르거나 숫기가 없는 것으로 오해하고 책임을 방기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으로 매도하기도 쉽다.
그래서 본인이 갖고 있는 불편을 이해시키기 어려워 가출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제대로 평가받고 치료와 적응의 기회를 잃고 장기적인 은둔으로 이어지면서 분노와 적개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외모와 능력에 대한 사회적으로 지나친 평가, 젊은이들의 취업 곤란, 줄어들지 않는 학교폭력, 집단 괴롭힘 등으로사회공포증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 청소년과청년의 수는 줄어들기는 커녕 늘어날 전망이다.
집단에 대한 강력한 문화적 압력을 갖고 있는 사회에서 사회공포를 갖고, 집단에 융화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더욱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 사회적 다양성에 대한 존중,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에 대한 배려, 개인들의 차이에 대한 이해라는 환경이 있으면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조금 더 적응이 쉬울 수 있고, 적극적인 치료의 개입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사회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포용하고, 사람들의 다양성을 오도하지 않아야 대인공포 혹은 사회공포 환자들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보다 안전하고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김현수 경기도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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