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로 가는 길] ‘北 인권유린 고발’ 한남수 北인권탈북청년연합대표

고향땅을 위한 인권활동은 탈북 청년들의 사명…
“새터민들 ‘이방인’의 시선에 상처 조금만 따뜻한 눈으로 보아주세요”

최근 북한 내 장성택 처형 이후 동북아 정세는 급변하고 있고 북한 내부 동향도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매스컴을 강타하며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남한의 극소수 인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스컴과 교육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접할 뿐 어느 누구도 실제로 북한의 삶의 구체적인 면을 경험하진 못했다.

현재 국내에는 2만6천여명의 탈북자가 낯선 환경에서 새 둥지를 트고 있다.

이 가운데 한남수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대표(34)는 이들 탈북 청년들에게 남한 정착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북한 인권 고발을 목적으로 연합을 설립한 것을 비롯해 탈북인이 남한 사회에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연극으로 풀어나가며 남한 사회에 탈북인들을 대변해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남수 대표는 “아직까진 남한에서 탈북자는 생소한 존재”라며 “보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탈북인들이 남한 사회에서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에 대해 설명한다면.

지난 2006년 통일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고 활동하는 탈북청년단체이다. 북한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사안들을 포함해 부조리한 모순들을 남한 사회에 정확히 알려 북한 땅에 인간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단체로, 북한 인권문제를 남한 사회와 국제 사회에 고발하기 위해 세미나와 심포지엄, 탈북자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북한인권 문제가 한국사회에 이슈가 될 수 있도록 북한 인권문제에 공감하고 있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여 북한 인권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정기적인 토론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탈북 청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리더십 교육을 비롯해 글쓰기 학교, 아카데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北 공포정치ㆍ인권 유린ㆍ굶주림 주민들 절규에 귀 기울여야

탈북자들 남한 정착기 애환 담은 휴먼연극 ‘이중사연’ 공연

남북 문화·정서적 차이 좁히며 문화를 통한 ‘작은통일’ 꿈꿔

-최근 탈북민의 애환을 그린 연극 ‘이중사연’을 제작했는데 주요 내용과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탈북 청년 남수가 남한 사회에서 소설가를 꿈꾸던 중 자신의 소설의 소재를 스케치 할 목적으로 대리운전기사를 하며 남한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담은 내용이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남북 청년들이 함께 명동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공연을 진행했으며 1천700여명의 관람객이 이중사연을 찾았다. 이번 연극을 통해 탈북자 정착문제에 대한 법적, 제도적 심도있는 장치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중사연에서 남수라는 탈북인을 통해 ‘우리는 같은 민족이니까’라는 거창한 메시지보다 ‘우리는 같은 인간이니까’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이번 연극을 통해 탈북자를 좀 더 이해하고 나아가 다가올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함께 걸어가는 남북동행의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

-연극 내용대로 탈북인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다고 보나.

‘탈북인들은 우리와 다를 것이야’라는 생각이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 정착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한다. 물론 탈북인들의 경우 북한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남한 사람들과 다소 다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차이를 ‘탈북자니까’라는 색안경 대신 ‘나와 다른 인간’으로 바라보고 인정해 준다면 탈북인들이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 수도권 초등학생의 80%가 20년내에 통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 대표가 생각하는 통일의 시점은.

우선 한반도 한 민족으로서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기보다 통일의 방법이다.

통일에 앞서 북한의 변화가 어느 정도 선행돼야 남ㆍ북의 통일이 가능하다. 북한의 경제와 사회 전반 분야에서 어느 정도 발전이 이뤄진 상태에서 통일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

툭하면 자행되는 인권유린문제와 주입식으로 진행되는 사상교육 등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도 어느 정도 해소가 돼야 한다. 또한 남ㆍ북의 왕래가 활성화되고 대화의 채널도 다양해져 서로간의 불신과 의구심을 제거한 후 통일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된다면 20년 안이라도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계획은.

북한 인권 상황을 알리기 위한 세미나와 포럼 등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탈북 청년들과 함께 연주와 콘서트, 탈북자 교육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내년부터는 남과 북(탈북인)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문화 허브’를 만드는 것에도 집중할 것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 서울 방배동에 건물을 임대해 사무실을 차려 이에 대한 방안을 연구하고 모색하며 운영 중이다.

남한인들은 탈북인에 대해 모르고, 탈북인들이 한국사회를 잘 모르는 것은 이들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적 허브를 만들어 이들에 대해 중개적 역할을 제공한다면 서로 간의 불신과 허물이 무너지고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생긴다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남ㆍ북한의 ‘작은 통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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