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6일째 _ 탈출 명령은 없었다… 통탄할 31분!
구조 지시 묵살한 선장 먼저 탈출 사실로
선내 진입루트 개척… 사망자 잇단 발견
302명의 사망 및 실종자를 낸 세월호는 사고 당시 ‘구조조처 취하라’는 지시를 30여분이나 따르지 않고 승무원들부터 탈출했으며 진도 VTS(해상교통관제센터)는 세월호의 이상징후를 전혀 모니터하지 않은 것이 교신녹취 공개로 밝혀졌다.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의 안일한 사고대처와 승객의 안전을 저버린 채 자신들의 안위에만 급급했다는 그동안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구조작업 지속으로 사망자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주말 내내 사고현장을 비롯한 분향소 등은 유족들의 오열과 통곡으로 가득했다.
20일 검경합동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55분 제주VTS에 신고한 뒤 약 11분이 지난 오전 9시6분께 진도VTS와 교신을 시작했다. 이후 오전 9시37분까지 31분간 11차례 정도 교신했다.
이 과정에서 진도VTS는 세월호 항해사에게 긴급 구호조처 지시를 내렸다.
진도VTS는 세월호에 “우리가 연락을 받았는데 배가 넘어가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맞다”는 답신을 받았다.
진도VTS는 11차례 정도 주변 화물선과 교신하며 “세월호가 지금 침몰 중이니 가능한 구명조끼와 구명벌을 바다로 투하하라”라고 지시했다. 당시 진도VTS와 교신을 한 선원은 세월호의 선임급 항해사로 확인됐다. 이후 오전 9시 37분 세월호는 진도VTS와 교신이 끊겼다.
교신이 끊기고 3분 뒤 승객과 승무원 등 150∼160명은 세월호에서 뛰어내렸고, 이때 이미 선체는 60도 이상 기운 상태였다.
배가 침몰 위기에 놓이자 승무원들은 이때부터 이선(탈선)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진도VTS가 바다에 뛰어들 승객들에 대비해 구명조끼와 구명벌 투하를 지시한 상태였는데도 교신이 이뤄지는 31분간 선장 등은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피해를 키운 것이다.
이와 함께 진도 앞바다를 담당하는 해양경찰 진도 VTS는 세월호의 이상징후를 전혀 모니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부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분석 결과에 의하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48분 37초 갑자기 서남쪽으로 100도 이상 급선회했다.
그러다 8시52분 13초에 다시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느리게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하지만 관제센터는 오전 9시5분까지만 해도 세월호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다른 선박과 일상적인 교신을 한 것으로 나온다.
해경 진도 관제센터가 세월호를 모니터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던 것은 ‘해상안전법 시행령’ 제12조에 규정된 선박교통관제업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선체 내로 진입할 수 있는 루트가 개척되면서 생존자 수색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과 이날 오전 사이 함정 192척과 항공기 31대를 동원해 총 4회에 걸쳐 조명탄 836발을 투하, 해상수색을 실시하는 한편 잠수부 563명을 동원 총 15회에 걸쳐 선체수색을 실시했다.
그 결과 격실 부근 및 내부 등에서 사망자를 발견하면서 이날 사망자는 58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는 244명, 구조자는 174명이다.
한편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이날 화물 선적과 선박검사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관련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박수철기자 sc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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