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는 젊은 여성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친정엄마와 갓난 아기를 데리고 외래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
그 중에는 아기엄마와 친정엄마 모두가 엄지 손가락쪽 손목의 통증으로 아기보는 것도 힘들고 집안일도 힘들어서 내원 한 경우가 많다. 대개 아기엄마가 힘들어 친정엄마가 와서 돌보다가 친정엄마도 오랜만에 애기를 보니까 같이 아픈경우다.
이병은 ‘드꿰르벵’이라는 병으로 스위스 의사가 자기 이름을 붙여서 어렵게 들리지만 우리말로 해석하면 ‘손목인대의 염증’ 즉, 건초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손에는 손목을 지나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손가락과 손등을 펴주는 신전건이라는 힘줄이 있다.
손목 등에는 이 신전건이 각각 분리돼 있는 6개의 터널이 있는데 이 중 엄지 손가락으로 가는 힘줄이 지나가는 터널에 염증이 생겨 좁아지는 질환을 ‘드꿰르벵’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 드꿰르벵(엄지손가락 손목 건초염) 원인과 증상
드꿰르벵은 엄지손가락과 손목의 잦은 사용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첫 아이를 출산하고 나서 아기를 안고 육아하는데 서툰 여성에게서 분만 후 가사노동까지 더해져 빨래를 비틀어 짜는 등의 과도한 노동으로 손목과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 거의 이 병이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손목뼈가 가늘고 근력이 약해 같은 동작이라도 손목에 무리가 간다. 임신한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관절 및 인대 등이 느슨해져 있는데 갑자기 육아와 가사일을 하면 손목 힘줄 염증에 걸리기가 쉽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움켜쥐고 꺾을 경우(자가진단법) 심한 통증을 느껴 ‘악!’ 소리를 내기도 하며, 주변의 조직들이 부풀어 올라 손목 주변에 좁쌀만한 혹이 느껴지기도 한다.
■ 드꿰르벵(엄지손가락 손목 건초염)의 치료법
다행이 손목 힘줄 염증은 거의 대부분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유아를 손목으로 가누는 일이 줄어들면서 증상이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체외 충격파,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복용 등의 방법과 손목과 엄지를 보조기로 고정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하루에 2회 가량 부목을 풀어 10~15분 정도 손목운동 및 스트레칭을 해줄 경우 더욱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을 경우 국소마취제와 유착방지제 및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치료한다. 스테로이드는 힘줄의 염증을 신속히 없애주며 유착방지제는 염증으로 인한 인대의 유착을 방지해 준다.
초음파를 이용해 염증이 있는 부근에 정확하게 약물이 주입되기 때문에 약 90%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이러한 주사요법으로 영구적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소수의 환자들에게는 염증이 있는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힘줄막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수술은 수술 부위를 1㎝ 가량 절개해 염증으로 공간이 좁아진 힘줄막을 제거하는 수술법으로 국소나 부분마취로 가능하며, 수술 다음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여성들에게 힘든 가사노동과 육아로 약해진 손목을 예방하고 치료해줘야 가정의 화목과 건강도 함께 할 수 있다.
수원 바로본병원 염경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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