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자살기도 ‘여고생의 오열’

“부모 이혼, 친아버지·오빠에게 성폭행”
내사 중이던 경찰 수사 속도… “엄정 대처”

화성의 한 쉼터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이 자살하려고 서울 마포대교에 올라갔다가 경찰에 구조됐다. 이 여고생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아버지 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11시께 서울의 한 성폭력피해자보호센터로부터 “보호하고 있던 여고생 1명이 행방불명됐다”는 112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이에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K경위와 P경장이 마포대교로 출동해 중간지점에 서서 강을 바라보던 A양(16)을 발견해 구조했다. A양은 전날에도 마포대교 위에서 강을 바라보다 순찰 중이던 두 경찰관에 의해 발견돼 어머니에게 인계된 바 있다.

구조된 A양은 지구대에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친아버지(45)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고 털어놨다.

피해 당시 시흥에 살던 A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가 이혼했고, 이후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아버지는 물론 오빠(17)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A양은 지난해 11월 처음 학교 상담 교사에게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은 뒤 집을 떠나 화성의 한 쉼터에서 지내고 있으며, 주말에는 친어머니가 사는 인천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A양을 상담하면서 성폭행 내용을 인지한 쉼터 측으로부터 신고를 받았지만, A양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이와 관련 사건첩보를 입수한 경기경찰청 성폭력 특별수사대는 A양 어머니와 함께 A양을 설득했고, 지난달 25일 성폭행 피해 내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청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A양이 피해 내용을 진술했고, 주변 사람들과 보호자의 진술을 종합해 진술 분석 전문가에 검토를 의뢰할 계획”이라며 “면밀한 수사를 통해 아버지와 오빠의 혐의가 발견되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