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장체험] 북수원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드마리스’ 주방·홀서비스

맛있는 서비스~ 오늘도 ‘스마일’
스테이크 굽고 초밥 만들고! 테이블 세팅·고객 응대! 오픈키친·홀 ‘종횡무진’

대학시절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던 기억이 있다.

많지 않은 액수였지만 용돈을 벌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최근에는 뷔페 레스토랑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경험도 있고 그때의 기억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뷔페체험을 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뷔페체험을 위해 북수원에 위치한 뷔페 레스토랑 ‘드마리스’를 찾았다.

■ 오픈키친 속 조리사들 애로 공감

오전 10시. 드마리스는 오픈준비가 한창이었다. 조리사들은 한식과 중식, 일식 등 음식별로 나뉜 뷔페 코너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첫 번째 체험은 스테이크 코너였다. 드마리스의 스테이크 코너는 여느 뷔페와 마찬가지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조리복을 입고 어울리지도 않는 주방모자를 머리에 얹은 뒤 스테이크 코너로 들어갔다.

기자가 맡은 업무는 동그랗게 잘려 냉동보관된 스테이크를 철판에서 초벌구이한 뒤 그릴에 재차 구워내 손님에게 내주는 일이다. 비교적 간단한 업무지만 많은 손님들이 찾는 만큼 가장 분주한 업무이기도 하다. 손님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어느 정도는 미리 스테이크를 구워놔야 한다는 말에 손을 재촉했다.

스테이크를 굽는 불판 열기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쯤 문득 옆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조리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손님들에게 요리하는 모습이 노출되는 ‘오픈키친’의 특성상 조리사들은 행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핸드폰은 고사하고 틈틈이 앉아 쉴 수도 없다. 많은 양의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 만큼 불판의 열기는 일반 가스레인지와는 비교할 게 못 됐고 늘 턱밑에 걸쳐있는 위생마스크는 보기만 해도 불편해 보였다. 조리위생에 대한 손님들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오픈키친 내 조리사들은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다.

오픈키친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조리사에게 말을 건네는 손님을 쉽게 볼 수 있다. 김대웅 과장은 “손님 중에서는 조리사들에게 말을 건네시는 분들도 있어요. 대부분이 음식의 조리 정도나 간, 음식설명 등을 물으시지만 간혹 개인적인 농담을 건네시는 분들도 있어서 말주변이 없는 조리사들이 당황할 때가 있죠”라며 웃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스테이크 코너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선 채 기자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오픈시간은 이미 20분이나 지났다. 앞서 준비해뒀던 스테이크들을 접시에 담아 손님들에게 건넸다. 하지만 미리 구워놨던 스테이크는 20분 만에 동이 나버렸고 잠시 한눈을 팔았던 기자는 앞에서 기다리는 손님 눈치 보랴, 스테이크 준비하랴 진땀을 빼야 했다.

한용호 부장은 “조리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항상 선 자세로 일해야 합니다. 특히 오픈키친의 경우 행동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조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음식재료와 조리과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많은 업체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비록 회칼은 못 잡았지만…초밥 만들기 첫 도전

뷔페 코너의 구성은 단순해 보이지만 나름의 설계 방식이 있다. 간단하게는 한식, 중식 등으로 나뉘지만 그 안에서도 핫코너와 콜드코너, 샐러드코너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는 식재료에 따라 구분한 것인데 뜨거운 음식과 찬 음식을 같은 장소에 놓으면 신선도나 음식의 맛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너를 더 세분화해서 보면 스테이크, 스시&사시미, 누들, 롤, 크랩, 인도요리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뷔페에서 스테이크 코너 못지않게 발길이 몰리는 곳이 스시&사시미 코너다. 두 번째 체험을 위해 스시&사시미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

체험을 위해 갔다고는 하지만 조리사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회칼을 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스시코너 한쪽 귀퉁이에서 머뭇거리자 일거리 하나가 주어졌다.

한 손으로는 적당한 양의 흰밥을 타원형으로 뭉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회 한점에 겨자를 찍어 바른다. 잘 뭉쳐진 흰밥 위에 회를 얹어 잘 다듬으면 초밥 하나가 완성된다. 생전 처음 초밥을 만들어본 탓에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하기 시작했다.

앞서 스테이크 코너에서도 생각한 것이지만 조리사들은 자신이 사용했던 조리기기를 항상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게 습관화돼 있었다. 곧 다시 사용할 기기도 제자리에 가져다 놨다가 다시 꺼내 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정된 조리기기를 여러명의 조리사들이 사용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집주방이나 드나드는 기자에게는 낯선 모습이다. 사용했던 집게를 그 자리에 그대로 놔두고 다른 일을 했더니 옆에 있던 조리사가 아무말 없이 제자리에 가져다 놨다.

머쓱하게 초밥을 만들고 있자니 코너 밖에서 슈트를 차려입은 한 남성이 기자에게 손짓했다.

 

■ 홀 케어 생명은 친절·배려… “좀 웃어보세요”

조리복과 모자를 벗고 슈트로 갈아입었다. 평소에는 착용할 일이 거의 없는 넥타이도 맸다. 조리사에 이어 홀 케어업무를 체험하기 위함이다.

홀 업무 역시 기본적인 테이블 세팅에서부터 케어, 주문, 예약, 고객 응대 등에 이르기까지 업무의 종류가 다양하다. 하나하나 집중해서 배우고 있자니 이효빈 차장의 따끔한 일침이 날라왔다. “홀 케어업무는 표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배려와 친절이 얼굴에 드러나야 하죠. 좀 웃어보세요.”

테이블에 비친 표정을 보니 어떤 뜻인지 금방 알 수가 있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봤지만 쉽지 않았다. 억지 미소에 파르르 떨리던 아랫입술은 이내 무표정으로 바뀌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득한 뒤 업무교육을 이어갔다. 포크와 나이프 등 기물을 테이블에 배치하고 물을 리필하는 등 기본적인 업무도 많지만 홀 업무에서 가장 어려운 업무로 꼽히는 것은 단연 고객 컴플레인이다.

간혹 음식의 맛이나 서비스에 불만을 표현하는 고객이 생기면 홀 케어 직원들이 일차적으로 대처한 뒤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상급자에게 상황을 전달하도록 돼 있다.

홀 직원이나 조리사의 실수로 인한 컴플레인이야 당연히 조치를 취해야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효빈 차장은 “간혹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고객이 있어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는 서비스업 종사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야 말로 직원들에게는 큰 힘이고 즐거움 입니다”라고 말했다.

박준상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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